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와 이준석 당대표.(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6일 오후8시15분경 윤석열 대선 후보와 함께 의원총회가 열린 국회 예결위회의장에 참석, '원팀' 선언을 했다. 아침부터 격화된 자당 의원들과의 '100대1' 힘겨루기가 12시간만에 정리된 것.

이준석 당대표는 이날 윤석열 후보에게 "큰 대의를 위해 모이긴 했지만, 아직까지 서로 완벽하게 동지로서 기능하지 못했다"라면서 "저의 잘못이기도 하다"라고 알렸다.

12시간 전인 이날 이날 아침 8시부터 그간 누적된 이준석 당대표와 윤석열 후보 측과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면화됐다. 이어 '변화와 단결'이라는 의원총회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다가, 오후 5시30분 경 직접 의총에 참석해 30여분간의 모두발언을 하기에 이른다. 그러다 오후8시15분경 윤석열 후보와 함께 등장했고, 그와 함께 평택으로 이동하겠다고 밝힌 것.

윤석열 후보 역시 "모든 게 다 후보인 제 탓"이라면서 "각자 미흡한 점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우리가, 당이라는 게 무엇이겠나. 대의를 위해 지나간 걸 다 털어버리자"라고 화답했다.

앞서 이준석 당대표는 '울산회동' 당시에도 내홍을 겪다가 윤석열 후보를 만난 직후 한차례 갈등 사태를 일시 봉합되는 국면을 겪은 바 있다. 이번 사태 역시 다시 뒤집힐 수도 있지 않겠냐는 시각도 있으나, 의원총회를 통해 여러 의견을 들은 만큼 쉽사리 뒤집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편, 다음은 이준석 당대표의 마무리 발언 전문.

[전문]

제가 지난 한 2주 동안 어디를 다니면서 자켓을 안입었습니다. 나름대로, 선거에 있어서 전투복이라고 생각하는 복장을 내려놓은 시기가 있습니다. 제 스스로 2~3주 동안의 기간이 참 애달픈 기간이었습니다.

선거의 승리를 위해 고민하던 시절보다 밖에서 조언만 하는 것이, 선거 중독자인 저에게 얼마나 아픈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그 과정에서, 그걸 바라보면서 저 인간은 왜 저러나 했을 당원분들, 국민들께 얼마나 죄송한 시간이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저는 이 기간 동안 우리 윤석열 후보의 당선을 의심한 적이 없고, 후보가 당선됐으면 하는 생각에서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제가 가진 큰 고민이 제게 있어서 더 큰 목소리를 여러 경로로 때로는 과한 방식으로 만들어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의원총회를 통해 확인한 것은, 제가 가는 길이 의원님들이 가시는 길과 너무나도 같고, 비슷한 걸 공유하고 있다는것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저 혼자 꽁꽁 싸매고 고민하지 않겠습니다. 의원님들도 언제든 편하게 소통해주시기 바랍니다. 보고 있는 것이나 예상하는 것이거나 때로는 놓친 것을 공유하면서 같이 고민해줬으면 하는 게 오늘의 결론입니다. 사실 이 긴 인고의 시간을 통해 다시 한 방향으로 뛰게 된 만큼 오늘부터 1분 1초도 낭비하지 않겠습니다.

이 자리에서 제가 후보님께 공개적으로 제안을 드립니다. 화답해 주실지는 잘 모르겠으나 큰 기대를 갖고 말씀드립니다. 오늘 후보님, 의총 직후 평택에 가는 일정이 있는 것으로 압니다. 제가 국민의힘 당대표로서, 그리고 택시운전자 자격증을 가진 사람으로서 후보님을 손님으로 모셔도 되겠습니까. 물론 택시요금은 받겠습니다.

저의 잘못이기도 하고 때론 정말 저희가 정권교체라는 큰 대의를 위해 모이긴 했지만 아직까지 서로 완벽하게 동지로서 기능하지 못했던 저희 스킬의 문제일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선언하겠습니다. 저는 원팀 선언을 하겠습니다. 그리고 항상 꿈꾼 일을 하겠습니다. 당사에 12년 대선 치르면서 당시 한양빌딩이었는데요. 당사에 정말 자기 일처럼 선거를 치르기 위해 그 안에서 눈 벌개져 나온 선배님들의 뒤를 잇고자 합니다.

이철규 부총장님, 내일 당사에 김종인 위원장님 계시던 방 한켠에 제 침대를 하나 놔주십시오.

제가 당대표 위치에서가 아니라 이제는 당원의 한명으로서 정말 당대표라는 권위나 이런 자리에 필요한 게 아니라 솔선수범하는 자세로 선거를 뛸 것이고, 당사 안에서 숙식을 해결하겠습니다.

그리고 그것이 3월9일 (대통령으로)당선되는 날 하나의 밑거름이 되길 바라면서 의원님들께서도 오늘부터 비슷한 각오로 임해주셔서 우리 당원들과 국민들의 사랑을 받아 선출될 윤석열 후보가 3월9일 당선자 신분으로 여러분 한분 한분에게, 그리고 당원 한분한분 국민 한분한분에게 평생 갚을 수 없는 고마움을 느끼도록 열심히 해보였으면 합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관련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