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임인년(壬寅年) 새해가 밝은 가운데, 정치권을 강타할 최대 이벤트는 바로 오는 3월9일 치러질 '제20대 대통령선거'다.
제20대 대선일까지 남은 시간은 불과 67일로, 이 기간동안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문재인 정권을 교체하거나 혹은 연장하게 될 것인지가 달렸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대선에서 민심을 뒤흔들 수도 있는 '최대의 정치적 변수'는 무엇일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는 '정권 교체론'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20년 집권론'으로 나름의 당위론을 강조하고 있으나 정작 두 후보 모두 지금으로부터 6년전 촉발됐던 '박근혜 대통령 탄핵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현 집권여당 후보는 사건의 전말이 전부 다 확인되지도 않았는데 '광화문 촛불 집회'를 해야 된다며 자신의 SNS를 통해 성난 여론에 연신 기름을 질러댔고, 야당 측 후보는 특검 수사에 참여했었기 때문이다.
#1. '촛불 집회' 선동한 與 후보 vs '특검 수사' 참여한 野 후보
문재인 정부는 지난해 12월24일 박근혜 前 대통령을 사면복권 조치했다.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으면서 '건강'이라는 이유를 내세워 이같은 조치를 했는데, 정작 이명박 前 대통령은 제외됐다.
박 전 대통령은 역대 대통령 중 최장 기간인 1737일만에 풀려났다. 문재인 정부가 박 전 대통령을 사면한 정치적 의도는, 야권 진영에 따르면 '야권 분열'을 노렸다는 평가다.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검찰총장·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찰 소속 이었을 당시 박 전 대통령이 영어(囹圄)의 몸이 됐다는 점에서 야권의 분열을 노린 것 아니냐는 풀이가 가능하다.
그런데,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외에도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또한 그 후폭풍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2016년 11월3일,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재명 민주당 후보는 자신의 SNS 등에 "광화문 하야 촉구 촛불을 전국적인 박근혜 탄핵,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해체 횃불로 바꾸자"라며 "총궐기대회에 집중하고 삶의 현장에서 일상적으로 집회를 열자"라고 제안했었다.
한달만인 2016년 12월9일, 이재명 후보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국회 문턱을 넘기자 "국민의 승리"라고 평가했다. 이어 2018년 3월10일에는 "'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1년 전 오늘 헌법재판소의 결정문을 듣던 바로 그날"이라며 "모든 영역에서 혁명은 계속되어야 한다"라고 말한다.
윤석열 후보의 경우 2016년 당시 특검이 추진되자, 특검 수사팀의 팀장으로 지목됐다. 이후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자 서울중앙지검장을 거쳐 검찰총장으로 임명된 그는 정권의 미움을 받아 옷을 벗었고, 지난해 야권 대선 후보가 됐다.
두 후보 모두 '전직 대통령 탄핵 사건'의 후폭풍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
#2. 4·15 총선 직전 朴 메시지, 재연(再演)되나
대선까지 앞으로 남은 67일 동안, 박근혜 前 대통령이 어떤 메시지를 낼 것인지도 관건이다. 유영하 변호사에 따르면 대국민 메시지 공개 시점은 오는 2월초다.
지난해 11월22일 박 전 대통령은 건강 악화로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고, 석방당일 병원에서 절차를 밟아야 했다. 그만큼 건강이 좋지 못하다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박 전 대통령은 어떤 메시지를 낼까.
앞서 지난 2020년 3월4일, 박 전 대통령은 변호인 유영하 변호사를 통해 '옥중 서신'을 국회에서 밝힌 바 있다. 당시 그 내용을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 "비록 탄핵과 구속으로 저의 정치 여정은 멈췄지만···." ▶"거대 야당의 무기력한 모습에 울분이 터진다는 목소리들도 많았습니다." ▶"하지만 저의 말 한 마디가 또 다른 분열을 가져올 수 있다는 우려에 침묵을 택했습니다."
▶"나라가 매우 어렵습니다. 서로 간 차이가 있을 수 있고 메우기 힘든 간극도 있겠지만, 더 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기존 거대 야당을 중심으로 태극기를 들었던 모두가 하나로 힘을 합쳐주실 것을 호소드립니다." ▶"서로 분열하지 말고 역사와 국민 앞에서 하나된 모습을 보여주시길 바랍니다."
"서로 분열말 것"을 당부한 박 전 대통령의 옥중 메시지는, 자중지란·적전분열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 그의 메시지의 핵심이었다.
박 전 대통령 옥중서신의 파괴력에도 불구하고, 국민의힘의 전신인 미래통합당의 인력·전략·전술의 부재는 총선을 코앞에 둔 상황에서 벌어진 크고 작은 실수와 결부되면서 작금의 무기력한 머릿수로 쪼그라드는 결과로 이어졌다.
그렇다면 이번에 나올 그의 메시지는 무엇일 것이며, 그 여파는 얼마나 될까. 그리고 야당은 이를 얼마나 어떻게 받아들임으로써 효과를 볼 능력을 갖추었을까.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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