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11월 규모 5.4의 포항지진 원인이 지열발전(地熱發電)이라는 연구 논문이 나왔다.

지열발전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불가피한 수압 파쇄 공정의 결과 포항지진이 일어났다는 내용의 국내·외 논문 두 편이 국제학술지 '사이언스'에 게재됐다. 사이언스 26일자(현지시각)에 실린 포항지진의 원인 규명 논문 2편은 국내 연구진과 해외 연구진이 각각 연구해 발표한 것이다. 

이진한 고려대 지구환경과학과 교수와 김광희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로 구성된 국내 연구진과 스위스 연방공과대학과 독일 지질연구센터, 영국 글래고대학 연구진 등이 포함된 국제공동연구팀 'DESTRESS'가 발표한 포항지진의 원인은 모두 지열발전이었다. 

지열발전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지하 암반에 고압의 물을 주입, 틈새를 만드는 수압 파쇄를 실시하는데 이때 내부 압력이 높아져 유발지진이 발생할 수 있는 것이다. 이들 논문에 따르면 수압 파쇄를 위해 지하에 구멍을 뚫어 물을 주입하는 구간과 포항지진의 진원이 일치했다.

국내 연구진으로만 구성된 '포항지진 조사연구단'은 작년 말부터 원인을 규명하고 있지만 아직 포항지진에 대한 원인이 지열발전이라는 사실에 대해 결론을 짓지 못하고 있다.

조사연구단을 이끄는 이강근 서울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사이언스에 발표된 두 연구 논문이 지적한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인정했지만 '추가 근거가 더 필요하다'는 다소 조심스러운 입장을 표했다.

이 교수는 "지열발전과 포항지진의 연관성을 명확하게 판단하기 위해서는 진원과 지열발전 지역이 가깝다는 사실 외에도 지진이 발생한 지점에서 지반을 움직일 수 있는 힘이 충분히 발생했다는 증거까지 제시돼야 한다"고 말했다. 

두 편의 연구 논문에 이어 이 교수가 이끄는 '포항지진 조사연구단'까지 포항지진이 지열발전에 의해 발생했다는 결론에 도달하면 포항지진은 통제가 가능한 인간 활동에 의한 지진으로 규명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런 결과는 포항지진을 불가항력적인 현상으로 설명하면서 원자력발전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조성하면서 탈(脫)원전 정책을 강행하는 문재인 정부의 정책 논리를 흔든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윤희성 기자 uniflow84@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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