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월도 남지않은 차기 대선에 ‘박근혜 변수’가 등장했다.

‘국정농단’이라는 죄목으로 징역 22년을 선고받고 5년째 수감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자서전 출간을 통해 오랜 침묵을 깨고 현실정치에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것이다.

20일 박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이자 대변인 역할을 하고 있는 유영하 변호사와 출판을 맡은 강용석 변호사의 가로세로연구소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의 자서전 ‘그리움은 아무에게나 생기지 않습니다“가 이달말 출간될 예정이다.

일부가 공개된 자서전의 내용은 박 전 대통령이 수감중 지지자들에게 받은 편지와 그에 대한 답장을 엮은 것으로 자신에 대한 탄핵의 부당함과 이로인해 겪어야만 했던 인간적인 고초 등을 담고 있다.

이 책 안에 박 전 대통령이 이재명 윤석열 후보나 차기 대선에 대해 직접적으로 언급, 평가한 내용은 없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 및 민주당의 집권 단초가 된 탄핵의 부당성을 언급함으로써 ’반민주당‘이 차기 대선과 관련한 박 전 대통령의 일차적 메시지라고 할 수 있다.

탄핵의 부당성을 주장하는 지지자의 편지에 “거짓은 잠시 사람들의 눈을 가리고 귀를 막아 세상을 속일 수 있겠지만, 시간이 지나면 진실은 그 모습을 반드시 드러낼 것으로 믿고 있다”고 답하거나 “선동은 잠시 사람들을 속일 수 있고, 그로 인해 자신들이 원하는 결과를 가져오기도 하겠지만, 그 생명이 길지는 않을 것”이라고 한 내용 등이다.

이같은 메시지는 당연히 ’민주당 정권교체‘로 귀결될 수 있다. 하지만 박 전 대통령은 이 책의 어느 부분에도 직접적으로 정권교체의 당위성이나 필요성을 언급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민주당 보다는 윤석열 후보측이 더 곤혹스러워 하는 모양새다.

여권은 이미 박근혜 탄핵문제를 정면 돌파한다는 대선전략을 세운 상황이다. 이재명 후보 본인은 물론 문재인 청와내와 민주당이 일관되게 박근혜 사면불가론을 고수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사면은 문재인 대통령과 민주당 집권의 정통성 부인으로 연결되고 핵심 지지자들의 정서에도 어긋나기 때문이다. 또한 상대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박 전 대통령 문제에 관한한 ’공동운명체‘라는 점도 크게 작용하고 있다.

따라서 박 전 대통령에 대한 탄핵과 장기구금 문제가 변수가 될수록 민주당 못지않게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힘에 더 부담이 될 수 있는 양상이다.

이와관련, 국민의힘 한 국회의원은 기자에게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민들의 동정여론이 윤석열 후보에게 도움이 되지않고 오히려 보수층의 분열을 유발하고 있다는 점이 문제”라고 곤혹슬어운 심경을 토로하기도 했다.

현재 국민의힘 대선캠페인을 주도하고 있는 이준석 대표와 권성동 사무총장 등 윤 후보 측 핵심 인사들이 박 전 대통령을 적극 탄핵하거나 찬성하는 쪽이었다는 점도 박근혜 변수에 대한 윤석열 후보 진영의 대응을 어렵게 하고 있다.

정치평론가 홍경의씨(단국대 초빙교수)는 이에대해 “한달 전 까지만 해도 월등하게 앞서던 윤석열 후보가 이재명 후보와 접전 양상을 보이는 상황에서 핵심 보수층에 큰 영향을 미치는 박근혜 변수마저 긍정적이지 않다면 윤 후보에게는 큰 타격이 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홍 교수는 또 “윤석열 후보가 지금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문제에 대해 침묵만 할 것이 아니라 사면과 석방을 적극적으로 요구하는 등 결자해지 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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