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왼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 2021.12.20 (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후보(가운데)와 김한길 새시대준비위원회 위원장(왼쪽)이 20일 서울 여의도 새시대준비위원회 사무실에서 열린 영입인사 환영식에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은 새시대준비위원회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 네트워크 대표. 2021.12.20 (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 직속의 새시대준비위원회(위원장 김한길)가 20일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를 수석부위원장으로 영입하는 기행을 벌여 야권 지지자들의 거센 비판이 예상된다.

특히 이번 인사로 인해, 그동안 과격한 남성혐오적 색채에 반대의사를 표명해 온 이준석 당대표와의 마찰도 다시금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아니나다를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날 오전 9시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 참석했는데 비공개 회의간 큰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회의 직후 만난 이준석 당대표 마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어떤 말도 남기지 않고 자리를 이탈하기도 했다.

결국 이날 다시 만난 이준석 당대표는 취재진에게 "선대위에 대해, 어떠한 업무 지시 사항에 반발하는 사람이 있어서...선대위 운영 체계 상 이를 좀 바로잡고자(해서) 이야기한 것"이라고 알렸다.

펜앤드마이크 취재 결과, '신지예 영입의 건'에 대해 당 수뇌부에서 이견이 나왔다는 전언이 포착됐다. 게다가 후보 인선과 연관된 의사결정 상의 문제라는 점과 당 관계자들이 이에 대해 모두 함구(緘口)하는 모습도 확인됐다.

그로부터 1시간 전, 새시대준비위원회(약칭 새시대준비위·새시위)의 김한길 위원장은 이날 오전 8시경 여의도의 새시위 사무실에서 신지예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대표 영입인사 환영식을 열었다. 이번 환영식에는 윤석열 후보도 함께 자리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사진=연합뉴스)

윤석열 후보는 이 자리에서 신지예 대표에게 목도리를 걸어주기까지 했다. 그러면서 "후보 직속 선대위에서 기존 국민의힘과 생각이 다른 분이 영입됨에 따라 정체성이 흔들리는거 아니냐하는 그런 이야기가 있는데 저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라고 말했다.

최근 "10가지 중 9가지가 달라도 정권교체를 바란다면 함께 할 수 있다"라던 그의 발언과도 맞닿는 부분이다.

그렇다면 신지예 대표의 새시대준비위 영입에 대해 왜 야권 관계자들은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을까. 이는 그의 과거 이력을 살펴보면 이미 예상되는 부분이다.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이 대표로 있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1월부터 '차별금지법'의 즉각적인 제정을 요구해왔다. 국민의힘은 차별금지법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차별금지법 제정 후 부작용으로 우려되는 부분으로는, 표현의 자유에 대한 과도한 침해가능성 및 동성애 등 성소수자 활동 표면화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우려하는 교계의 목소리도 만만치 않은데, 신지예 부위원장의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이를 주장해 온 것.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지난 7월9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2021.7.9(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가 지난 7월9일 여의도 국민의힘 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 규탄 대회를 열고 있다. 2021.7.9(사진=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

심지어 이준석 당대표가 강력 주장했던 '여성가족부 폐지론'에 대해서도 반대해 왔다. 한국여성정치네트워크는 지난 7월9일 오전10시 국민의힘 중앙당사 앞에서 "여가부 폐지 공약으로 젠더갈등 조장하는 혐오정치를 규탄한다"라며 규탄성 집회를 열은 바 있다. 여기에 신지예 부위원장이 대표자격으로 직접 참가했었다.

'2018년 페미니스트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해 1.7%로 4등을 했다'는 신지예 수석부위원장의 발언도 의미심장하다. 즉, 정권교체 이후 '제3지대'로의 분열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그는 이날 "저는 과거 제3지대를 형성하기 위해 사력을 다했었는데, 그 노력이 다당제를 만드는 데 일조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새시대준비위원회가 가진 목표를 들었고, 어떤 권력도 약자를 짓밟을 수 없는 세상, 승자독식이 아닌 공생의 정치가 정권 교체 너머에 있을 것"이라고 밝힌다.

이같은 이력에도 불구하고 김한길 새시위 위원장은 그를 수석부위원장직으로 영입했다.

앞서 김한길 새시위 위원장은 제16대 총선을 앞둔 상황이었던 앞둔 지난 2000년 3월26일,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천년민주당이 위치한 여의도 당사 사무실에서 '386세대를 위한 3만8천6백원 모금행사'에 참여했었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3월 26일 당시 새천년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서영훈 대표가 386세대를 위한 모금액 3만8천6백원을 임종석 후보(왼쪽 두번째)와 이인영 후보(오른쪽 세번째), 우상호 후보(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금함에 넣고 있다.맨 왼쪽에는 김한길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3월 26일 당시 새천년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서영훈 대표가 386세대를 위한 모금액 3만8천6백원을 임종석 후보(왼쪽 두번째)와 이인영 후보(오른쪽 세번째), 우상호 후보(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금함에 넣고 있다.맨 왼쪽에는 김한길 전 대표.(사진=연합뉴스)

당시 민주당에 영입됐던 86세대 인사들은, 바로 문재인 대통령의 첫 청와대 비서실장을 맡았던 임종석 현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과 통일부장관 이인영 민주당 의원, 우상호 의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사장으로 임명됐던 오영식 현 국무총리비서실장 등이다. 모두 '86세대 강성 운동권' 출신이다.

당시 민주당이 서울에서 강세를 보였던 주지역구에 지원한다는 의미로 열렸던 그 행사에 김한길 위원장이 자리했던 것. 비록 21년 전 모습이지만, 그때 당시 영입됐다가 20년 만에 문재인 정부에서 권력을 쥔 그들이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국민들이 직접 겪어야 했다.

그렇다면, 이번 영입 인사건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부 분위기는 어떨까.

국민의힘 주요 관계자들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당 지지자들을 떠나게 만드는 선거를 하고 있으면 어떡하느냐"라며 "더는 뭐라 드릴 말씀이 없다"라고 언급했다. 보좌진 출신의 또다른 인사는 이날 "아무래도 선대위 수뇌부에서 당과의 협조가 좀 잘 안되는 것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한편, 임태희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총괄상황본부장은 이날 오전 10시 국회 당대표실 앞에서 펜앤드마이크를 비롯한 취재진에 "오늘부터 1일 점검회의를 통해 (당 선대위 관리 차원의)시스템 점검을 이제 해야된다"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오전 당 회의간 고성에 대해서는 "신지예 인선 때문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용산구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1.11.17(사진=연합뉴스)
김한길 전 민주당 대표가 17일 오후 용산구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2021.11.1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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