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그룹이 17일 신규임원이 203명에 달하는 역대 최대 하반기 정기 임원 인사를 단행했다.

정의선 회장 취임 2년 차인 올해 인사의 핵심은 파격적인 세대 교체와 정 회장 직할 체제 공고화, 전기차·자율주행·인포테인먼트 등 미래 먹거리 사업 강화가 주요 목적으로 보인다.

우선 정몽구 명예회장 시절부터 그룹 상층부를 형성해온 이른바 '가신그룹'이 대체로 물러나며 세대교체가 이뤄졌다.

노무 분야 전문인 윤여철 그룹 부회장과 울산공장장인 하언태 현대차 대표이사 사장, 이원희 현대차 품질 담당 사장, 이광국 현대차 중국사업 총괄 사장 등이 퇴진해 고문으로 선임됐다.

윤 부회장 역할은 정책개발실장인 정상빈 부사장이, 하 사장 역할은 국내생산담당인 이동석 부사장이, 이광국 사장 역할은 HMGC 총경리인 이혁준 전무가 각각 맡는다. 이원희 사장의 후임은 제조솔루션본부장인 정준철 부사장과 경영혁신본부장인 박홍재 부사장이 나눠서 담당한다.

디자인경영담당인 피터 슈라이어 사장과 연구개발본부장인 알버트 비어만 사장도 물러났다. 이들은 각각 디자인 어드바이저와 테크니컬 어드바이저를 맡게 됐다.

비어만 사장의 후임 연구개발본부장에는 부본부장을 맡아온 박정국 사장이 임명됐다.

이번 인사에서는 부회장 및 사장 승진 인사는 없었다.

신규 임원 승진자는 역대 최다인 203명이었다. 기존에는 130∼140명 정도였다. 계열사별로는 현대차 66명, 기아 21명, 현대모비스 17명, 현대건설 15명, 현대엔지니어링 15명 등이다.

세대교체는 신규 임원 인사에서 확실히 드러났다는 평가다. 신규 임원 가운데 40대가 3분의 1에 달했다.

현대차는 "차세대 리더 후보군을 육성하는 한편 변화와 혁신에 대한 메시지 전달을 위한 의지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연구개발 부문의 신규 임원 승진자 비율도 37%에 달하는 등 실적 위주 인사가 이뤄졌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아울러 미래 사업 포트폴리오 구체화를 위한 인포테인먼트, ICT, 자율주행 등 주요 핵심 신기술·사업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주도할 차세대 리더를 승진 배치했다.

현대차 인포테인먼트개발센터장·전자개발센터장 추교웅 전무, 미래성장기획실장·EV사업부장 김흥수 전무, 현대디자인센터장 이상엽 전무, 기초선행연구소장·수소연료전지사업부장 임태원 전무를 각각 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또 ICT혁신본부장에는 NHN CTO 출신의 진은숙 부사장을 영입해 임명했다.

진 부사장은 데이터, 클라우드 IT서비스플랫폼 개발 전문가로 현대차의 IT와 소프트웨어 인프라 혁신을 추진하고, 개발자 중심의 조직문화를 구축하는데 기여할 것으로 현대차그룹은 기대했다.

자율주행사업부장 장웅준 상무와 AIRS컴퍼니장 김정희 상무는 각각 전무로 승진했다.

성과 우수 인재의 승진도 눈에 띄어 현대차 글로벌사업관리본부장에 김선섭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고, 현대차 러시아권역본부장에 오익균 전무가 역시 부사장으로 승진해 임명됐다.

김 부사장은 인도권역본부장으로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불확실성 속에서 우수한 사업실적을 달성했고, 오 부사장은 러시아 시장 판매 점유율 확대 및 손익 극대화에 기여했다고 현대차그룹은 전했다.

아울러 현대차의 고급 브랜드인 제네시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그레이엄 러셀(Graeme Russell) 상무를 제네시스 CBO(Chief Brand Officer)로 영입했다.

러셀 상무는 벤틀리와 맥캘란 등 럭셔리 브랜드에서 전략 수립 및 마케팅 전문성을 쌓은 인사라고 현대차그룹은 설명했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그룹의 역량을 결집해 급변하는 글로벌 경영환경에 민첩하게 대응하고, 미래 지속가능한 사업 비전을 실현하기 위한 인사"라고 평가한 뒤 "완성차를 비롯해 미래 핵심 사업 분야에서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보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