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기를 불과 90일 남겨둔 문재인 정부가 10일 추계 공관장 인사를 발표하면서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전체 25명의 해외 공관장 인사(대사18명·총영사7명) 중 비(非) 외교부 인사로는 불과 5명 뿐인데, 이들의 이력이 눈길을 끌고 있어서다.
외교부(정의용 장관)는 이날 해외 특임공관장으로 ▲ 주과테말라대사=장하연 전 서울경찰청장 ▲ 주아랍에미리트대사=이석구 전 국방대 총장 등 5명을 발탁했다.
장하연 전 서울경찰청장은, 경찰청 차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해 중순 경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활동했던 '정보경찰계통' 인물이다.
그가 서울지방경찰청장으로 임명됐을 당시인 지난해 8월, 경찰은 대북 전단 살포 단체 등에 대해 수사활동을 했던 시기였다.
지난해 6월 초 北 국무위원장 김정은의 여동생 김여정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이 북한을 향한 민간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 행위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직후 통일부가 박상학 씨를 상대로 법인설립허가 취소절차에 돌입했었다. 경찰 또한 대북 전단 단체를 수사하기에 이른다.
당시 기자는 대북 전단 살포 사건을 다각도로 취재한 바 있다. 해당 단체 변론인을 통해 알아본 결과, 당시 경찰은 대북 전단 살포 단체의 후원금과 후원자 등을 조사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장하연 전 서울경찰청장은 당시 해당 기사를 작성한 언론사 기자들을 상대로 언론중재위원회에 신고하기에 이른다. '내사(內査)'라는 용어 그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취지였다. 그 결과, 반론보도를 추가로 싣는 형태로 일단락됐다.
주아랍에미리트대사로 임명된 이석구 전 국방대 총장 또한 주요인물이다. 이석구 전 총장은 문재인 정부가 집권한 직후인 2017년 8월, 국군기무사령부 기무사령관으로 임명된 인물이다. 바로 그 당시, 장군 인사에 의해 육군소장에서 육군 중장 진급 직후 보직 발령이었다.
국군기무사령부 사령관 직은 불과 1년으로 종료됐다. 문재인 대통령이 2018년 8월3일 그를 전격 경질한 것이다. 그 이유는, 문재인 정부가 강행한 국군기무사령부개혁위원회가 터뜨린 일명 '계엄령 문건 논란'에서 촉발됐다. 문재인 식(式) 조직 변화(거의 해편)을 두고서 송영무 당시 국방부 장관과의 기무사 조직간 갈등이 도마위에 올랐다.
그 책임으로 문책성 인사를 당한 이석구 당시 기무사령관의 후임으로 남영신 현 육군 참모총장이 기무사령관으로 취임한다. 기무사령관은 그후 군사안보지원사령부 사령관으로 바뀌게 됐다. 기존 4천여명에 달하는 인력의 국군기무사령부는 결국 문재인 정부의 국가정보원 대공수사권(對共搜査權) 이관 문제와 겹치면서 그 전문인력이 갈려나가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이 과정에서 기무사에서 평생을 헌신했던 기무사 장교들이 원대 복귀해야 했다. 기무사는 통상 보병·정보·포병·방공·기갑 등 전투 및 기행병과 장기 복무자들 가운데 우수하게 평가받아 기무사령부로 발탁지원한 인력들로 구성된다. 이들은 군에서 복무하는 동안 평생 기무사 요원으로서 군 내부 보안작전이라는 임무를 수행한다.
결국 국군기무사령부 해편의 과정을 거치면서 이들 주요 수사 및 전문 장교들은 본래 병과상 일반 전투부대 및 상비사단 등으로 돌아가야 했고, 그 중 일부 영관 장교들은 끝내 스스로 세상을 떠나고야 마는, 안타까운 선택을 하고 말았다.
앞서 외교부는 이날 해외 특임 공관장 인사 총 25명 등에 대해 "장하연 전 서울청장의 경우, 과테말라에 있는 우리 교민이 7000여명으로 나라 크기에 비해 교민 사회가 상당한 규모로, 영사 분야에서 전문성을 발휘할 인사"라고 평했다.
그외에도 외교부는 이석구 전 기무사령관(전 국방대 총장)에 대해 "이석구 전 총장은 방산외교 적임자로 중동지역 외교와 핵심 공관에서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의 이날 비(非) 외교부 출신 해외 특임공관장 인선에는 성공회대 교수인 양기호 주고베총영사를 비롯해 외교부 전 장관정책보좌관이었던 송해영 씨를 주밴쿠버총영사로, 기획재정부 국고국장이던 허남덕 씨를 주바르셀로나 총영사로 임명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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