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해도 너무한 정권…견제언론은 재갈 물리는 언론자유 침해"
안철수 "민주당, 세계일보 압수수색 '민주주의국가 아니다' 비난하더니"
한국기자협회 "언론자유 위협하는 행위...압수수색 시도 중단하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 주범 '드루킹'(실명 김동원·48)과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민주당 의원의 연루 의혹 등에는 늑장수사 및 은폐·왜곡으로 일관하던 경찰이, 수습기자의 '느릅나무 출판사' 무단침입 등을 빌미로 TV조선 즉각 압수수색에 나선 데 대해 야권은 "해도 해도 너무한 정권"이라고 비판했다.

'드루킹 본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 침입 절도 혐의를 수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과 TV조선 기자들이 정문에서 대치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드루킹 본거지'인 느릅나무 출판사 침입 절도 혐의를 수사 중인 경기 파주경찰서 소속 수사관들이 25일 오후 서울 중구 태평로 TV조선 본사의 압수수색을 시도했다. 경찰과 TV조선 기자들이 정문에서 대치중인 모습.(사진=연합뉴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2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찰이 어제 TV조선 본부 압수수색을 시도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드루킹 게이트' 수사에는 그렇게도 모르쇠 굼벵이 수사로 일관하더니, 드루킹 취재 언론에 대해 어찌 그렇게 치밀하게 과잉 수사를 펼치는지 참 가관도 아니다"고 포문을 열었다.

이어 "경찰이 도대체 무슨 정치적 사주를 받고 있길래 이렇게 무리한 상황을 스스로 자초하는지 도무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라며 "드루킹 출판사에서 태블릿PC를 가져갔다는 혐의로 언론사를 압수수색할 거라면, 드루킹과 만나 거래하고 인사청탁까지 받았다는 청와대는 왜 압수수색할 생각을 하지 않는지 답하라"고 촉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이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 정권"이라며 "오로지 문재인 정권에 충성하고 정권을 위한 기사만 생산해내는 언론은 이뻐해 준다. 정권 독단과 전횡, 일방통행식 국정운영에 진실을 은폐·조작하고 비호하는 공권력에 견제와 비판의 목소리를 날리는 언론은 재갈을 물리고 언론 자유 자체를 침해하려는 이 몰지각한 행위가 과거 군사정권과 뭐가 차이가 나느냐"고 성토했다.

당 경제파탄대책특별위원장인 정진석 의원도 회의에서 "TV조선이 무슨 중대한 위법을 저질렀는가. 온 나라를 기만한 댓글조작 사건을 벌이고 그 배후를 추적하는 과정에서 범죄자 소굴에 들어가 태블릿PC를 확보한 게 전부다. 이를 트집잡아 TV조선 보도본부 전체를 압수수색한다는 건 누가 봐도 명백한 언론 탄압"이라고 가세했다.

정진석 위원장은 "친문(親文) 네티즌 중심으로 TV조선 종편 허가 취소해달라는 압력성 청원이 쇄도하고 집권여당은 법적 책임을 운운하며 협박한다. 전체주의 국가에서 독재정권의 서늘한 행태를 목격하는 느낌"이라며 "TV조선과 언론 보도가 아니었다면 이 대한민국 민주정치 질서에 심대한 해악을 끼친 전대미문의 댓글 여론조작 사건이 땅 속에 묻힐 뻔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검찰 경찰도 제 역할을 다 하지 않고 은폐·축소하려 했다. 드루킹 댓글 은폐·조작 사건은 아마도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 사건 이후 경찰사 최대 오점을 남기는 건으로 기록될 것"이라며 "최순실 게이트 당시 (더블루K) 사무실에 침입해 태블릿PC를 가져온 JTBC를 압수수색했다면 모든 친문세력이 거리로 쏟아져 나왔을 것이다. 일에는 경중과 순서를 가리는 게 이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날 바른미래당 안철수 서울시장 후보도 페이스북을 통해 "어제 언론사 압수수색 시도에서 또 한번 이 정권의 실체를 본다"고 지적했다.

안철수 후보는 "'헌법이 보장하는 언론 출판의 자유를 심대하게 침해하는 것…이를 용납한다면 민주주의 국가가 아니다', 이는 민주당이 지난 정부 때 정부비판 보도를 한 세계일보 압수수색 시도를 강하게 비판한 내용이다. 그런데 정권이 바뀌고 똑같은 일을 정부여당이 자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안 후보는 "취재윤리를 위반하고 절도까지 일어난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고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해서 언론사 압수수색까지 벌이는 것은 '빈대 미워 집에 불 놓는 격'이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입장과 다르다고, 자신들에게 제기된 의혹을 파헤치려 한다고, 권력기관을 동원해 언론을 겁박하고 재갈을 물린다면 그것 자체로 반민주주의이다. 헌법이 보장한 '언론 출판의 자유'를 침해하는 반헌법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안 후보는 "'김기식 감싸기'에 이은 '김경수 감싸기'로 청와대가 이성을 잃은 채, 불법 여론조작을 은폐하며 민주주의를 파괴하고, 권력의 힘으로 기본권마저 억압하는 일을 계속한다면 분명히 심판받게 될 것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박근혜 정권의 결말을 반드시 기억하라"고 경고했다.

한국기자협회도 이날 "TV조선 보도본부 압수수색 시도를 중단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기자협회는 이번 사건에 대해 "언론의 자유를 위협하는 행위"라며 "공권력의 언론자유 침해 행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비판했다. 이어 "경찰의 압수수색은 무리한 시도이고, 불필요한 행위이며 한 걸음 더 나아가 이는 현 정부에 결코 유리하지 않은 언론의 드루킹 사건 관련 보도를 위축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