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대표 "드루킹 여론조작 영향 파악후 '대선 인정여부' 판단"
"文정권과 연계 티내선 안돼" 서로 명칭 다른 3개 텔레그램 대화 내부제보
한국당, 바둑이→김경수 광화문→청와대 추정…"대선前 대화도 있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개최한 비상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오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네이버 본사 앞에서 개최한 비상 의원총회에서 공개 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자유한국당)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25일 더불어민주당원 댓글 여론조작의 주범 '드루킹'(실명 김동원·48·구속)이 주도하던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 내부 제보를 인용해, 드루킹이 문재인 정권의 지시를 경공모 회원들에게 하달했다는 정황을 제기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이날 오후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드루킹과 함께 경공모 활동을 했던 분의 제보"라며 "경찰의 압수수색과 드루킹 대화방에서도 봤겠지만 '월요은하방'이라는 이름의 대화방과 같은 프로그램(텔레그램)을 사용하는 대화방으로 보인다. '일요열린지구방'이라는 대화방 내용 일부를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휴대폰 캡처사진 형식으로 공개된 이 대화방에는 드루킹이 ▲"그래도...절대로 문재인정권하고 어떤 연계가 있다고 티를 내서는 안된다. 그러면 곧바로 정권이 공격을 받을테니까" ▲"문 대통령이 우리를 모르냐 하면 안다" ▲"우리에게 거는 기대는 그 어떤 동지에게 거는 기대보다 클 것이다" ▲"우리가 실패하면 문재인도 죽고, 문재인이 죽으면 우리도 죽는다"라고 회원들을 독려한 어록이 있다.

김 원내대표는 또 "다음은 '바둑이'가 등장하는 대화방이다. KBS-new라는 텔레그램방으로 추정된다"고 추가 대화를 공개했다. 한국당은 '바둑이'가 현역 경남 김해시을 지역구 국회의원인 김경수 민주당 의원을 가리킨 은어라는 혐의를 두고 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지난해 6월7일 KBS-new 대화방에 드루킹이 올린 공지문에는 "바둑이 지역조직을 만들기 위해서 김해시에 거주하는 회원님들 또는 김해 지근거리에 거주하고 계셔서 앞으로 있을 김해 지근거리에서의 오프라인 활동에 참여가 용이하신 회원님들을 텔레그램방에 묶어 운영하고자 한다", "해당되시는 회원은 '서유기'(박모씨·30·구속)에게 텔레그램 보내주시거나 '인생2방'(또 다른 공범 추정)에게 쪽지 보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적혀 있다.

김 원내대표는 "서유기는 드루킹과 함께 이미 구속된 박씨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등장하는 '바둑이'가 누구인지는 언론인 여러분께서 명확하게 취재해주시기 바란다"며 "일부 언론은 '바둑이'가 김경수 의원을 지칭하고 그 보좌관도 '벼룩'이라는 닉네임(별명) 으로 불렀다는 보도가 있긴 했지만 이 부분에 대해서는 보다 면밀한 취재와 확인이 필요하다"고 단정 어조는 피해갔다.

그는 세 번째로 'KCS채팅방'이라는 이름의 대화방을 공개했다. 이 곳에서 드루킹은 "경기도지사는 전해철 의원이 친문주자로 나가는 건 맞음. 그러나 김진표도 나가게 될 것 같음. (자의) 따라서 지금 먼저 전해철을 우리가 밀면 경쟁상대들이 '광화문(한국당은 청와대로 추정)'의 지시가 아닌지 의심하게 됨. 따라서 당분간은 중립적으로 이재명을 견제하는 것이 필요하고 전해철의 이름을 거론할 필요는 없을 듯함 (바둑이의 요청)", "전해철 의원을 실명거론하지는 말고 이재명만 살짝 견제하는 게 좋겠다는 바둑이측 의견입니다. 보안 유지해 주세요"라고 공지했다.

같은 KCS 대화방을 쓰는 회원들은 즉시 "네"라고 일사불란하게 대답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김 원내대표는 "이는 바둑이로부터 하달된 지령이 다분히 조직적으로 이행됐다는 점을 추정 가능케 하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고 지적했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사진=자유한국당 제공

 

또한 KCS채팅방에서는 "이번 일 대응방식"이라는 제목으로 "트위터는 놔두고 페이스북이나 기타 실명이 확인되는 곳(팟캐스트 등)에서 제 닉(닉네임)을 언급하면서 악플부대다, 댓글알바다 라는 말을 하는 자가 있으면 캡처 뜨고 신고해 달라. 허위사실 유포로 바로 고소 들어갈 것"이라고 드루킹이 언급하는 내용이 나온다.

뒤이어 드루킹은 "경인선 블로그는 '초뽀'님 소유다. ", "초뽀님은 현직 달빛기사단이다", "달빛 쪽 매크로 프로그램도 있어서 달빛쪽에서 우리를 계속 공격할 경우는 그걸 제출할 계획이다"라고 언급하고 있다. 

김 원내대표는 "여기에 등장하는 '이번 일'이 무엇인지도 밝혀져야 하겟지만 무엇보다 경인선(경제도 사람이 먼저다) 블로그가 달빛기사단(문재인 대통령 지지 사모임)이 운영하는 블로그라는 점 그리고 달빛기사단도 매크로 프로그램도 가지고 있다는 점을 드루킹이 언급한 내용인 만큼 경공모와 경인선, 경인선과 달빛기사단의 관계가 반드시 규명돼야 할 것"이라며 "달빛기사단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했는지 여부도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민주당은 지난 대선과 같은 상황에서 문재인 후보나 민주당이 뭐하러 댓글공작을 하고 여론조작을 하겠느냐고 하지만, 바로 이것이 그 증거"라며 " 이런 정황들만 보더라도 김경수 의원과 드루킹은 이미 상당기간 구체적으로 서로 긴밀하게 지시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회원들을 동원해 조직적으로 댓글공작에 나서왔음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대선 이후 문 대통령이 압도적 지지율 고공행진을 부각하면서 적폐청산 드라이브를 강력하게 걸어 올 수 있었던 배경에도 바로 이런 부분들이 적용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며 "결국 여론조작으로 지지율을 조작하고 그 지지율을 바탕으로 야당은 물론이고 여당과 국회마저 패싱하는 대통령 정치를 지속하면서 포퓰리즘 독재의 기반을 구축해온 것이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김 원내대표는 "조작된 지지율은 조작된 여론의 실체가 밝혀지는 순간 사상누각에 불과할 뿐"이라며 "그리고 이것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들고 헌정을 문란케 하는 행위라는 점을 분명히 지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그는 "앞으로 특검 수사를 통해 드루킹 게이트 댓글공작과 여론조작의 실체를 밝히고 문재인 조작정치의 본질을 반드시 드러나게 해야 한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며, "한국당은 지난 '대선 전'에 구체적인 댓글 조작과 여론공작을 위한 이런 메시지, 이런 대화방의 내용도 지금 정보를 일부 제공 받았다는 사실을 밝힌다"고 추가 폭로를 예고했다.

한편 드루킹 특검과 관련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드루킹 댓글 여론조작이 지난 대선 때 승패의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는 나는 믿지 않는다"면서도 "드루킹 사건은 대선 과정의 위법이 밝혀지고 난 뒤 관련자들의 위법행위가 지난 대선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판단해 보고 지난 대선 인정 여부를 종합 판단하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지난 대선 결과의 정당성을 따져 볼 필요가 있다고 여지를 남긴 셈이다. 그는 "민주당이 드루킹 특검 도입을 '대선 불복'으로 몰고 가는 것을 보고 어이가 없다"며 "'내가 대선에 이겼으니 아무도 시비걸지 말라'는 식의 민주당 대응은 오만하기 그지없는 국민 무시 태도"라고 강조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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