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공정, 유해물질 노출 위험 없었다"...옴부즈만위원회 발표
"삼성 반도체공정, 유해물질 노출 위험 없었다"...옴부즈만위원회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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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업환경과 백혈병 인과관계 판단은 판단 불가"
25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학교 교수회관에서 열린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종합진단 보고회에서 이철수 위원장(왼쪽 두번째)이 삼성전자 반도체·디스플레이 생산라인의 직업병 관련 조사·진단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삼성 반도체·디스플레이 사업장에서 유해물질 노출 위험은 나타나지 않았다."

삼성전자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생산라인 직업병 관련 조사를 주관해온 삼성옴부즈만위원회가 지난 2년여의 조사를 통해 생산 공정에서 심각한 유해물질 노출과 방사선 피폭 위험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작업환경과 백혈병 등 직업병 간 인과관계에 대해서는 표본집단 부족 등을 이유로 판단을 유보했다.

이철수 (서울대 법대 교수) 삼성전자 옴부즈만 위원회 위원장은 25일 서울대 교수회관에서 열린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 종합진단 보고' 간담회에서 "반도체 근로자의 작업환경 노출과 암 등의 질병 발생 간의 연관성 및 인과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선행연구를 대상으로 체계적 문헌고찰 및 메타분석을 실시했다"며 "백혈병, 비호지킨림프종, 뇌종양, 유방암 및 자연유산과의 연관성에 대한 통합요약값을 산출했지만 근로자들과 상기 질병 간의 관련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옴부즈만 위원회는 그동안 조사를 통해 결과적으로 삼성전자 반도체 작업환경과 지난 수년간 논란이 되어온 반도체 직업병과의 인과관계를 연구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위원회는 먼저 기흥(6-1라인)·온양(1라인)·아산(7-2라인) 공장을 대상으로 진행한 유해물질 노출 수준에 대해 "반도체 포토공정에서 사용하는 감광액 용액 중 25종의 유해화학물질 검출 여부를 분석한 결과 톨루엔 등 9종의 물질이 나왔다"며 "하지만 이는 모두 인체 유해성 판단을 하기 어려울 만큼 극미량이었다"고 확인했다. 또 정상 작업보다 노출 위험도가 커지는 공정 유지보수 작업 과정에서 대기 중 노출되는 유해물질과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대부분 유해인자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공장 내 방사선 피폭 여부도 안전한 것으로 확인됐다. 위원회는 "방사선 설비 관리 실태와 방사선 피폭 가능성을 분석한 결과 원자력안전법의 안전관리 기준을 상회하는 수준으로 관리되고 있었다"고 공개했다. 방사선 설비 주변에서 작업자의 기대 피폭선량 역시 일반인 선량 한도인 연간 1m㏜(밀리시버트)를 넘는 경우가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위원회는 가장 관심을 모았던 반도체 근로자의 백혈병 등 직업병과 작업환경 간 인과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했다. 동일 특성과 행동양식 등을 공유하는 피연구집단표본(코호트)이 부족하고 기존 다른 연구들 간에도 이질성이 커 참고하기가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이와 관련해 과거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서울대 산학협력단, 인바이론 등의 조사를 보면 아직까지 직업병과 인과성은 입증되지 않았다.

2012년 산업안전보건연구원 조사에서는 반도체 공장의 웨이퍼 가공라인에서 10여 종의 휘발성 유기화합물이 검출됐지만 노출기준이 1% 이상 검출된 시료가 없다고 보고했다. 2009년 서울대 산학협력단이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측정한 물질들은 어느 것도 노출 허용치를 넘기지 않았다.

이듬해인 2010년 삼성전자가 글로벌 환경안전 조사기관 인바이론에 의뢰해 기흥·화성·온양공장 화학물질 노출 수준을 조사한 것도 결과는 마찬가지였다. 미국 예일대, 미시간대, 존스홉킨스대와 한양대 등 연구진이 자문단으로 참여한 당시 조사에서 이들은 "삼성전자 작업장 환경은 안전하며 발병 사례 조사 결과 업무 연관성은 없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위원회는 "과거 연구 간 이질성 문제, 통계의 유의성 등 현실적 한계로 (인과성에 대한) 결론을 내릴 수 없었다"며 "관련성을 판단하려면 향후 삼성전자 반도체, LCD 작업장 재직자뿐 아니라 퇴직자 및 보상 대상자를 포함한 표본집단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인과성을 제대로 파악하기 위해서는 삼성전자가 가진 표본집단과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연계할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이 위원장은 "상호 자료 연계를 통해 작업환경에서 유해인자 노출과 특정 질병 발생, 사망 위험 간 관련성을 3년간 장기적으로 추적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 종합검진 항목 확대, 만성질환자 맞춤형 건강증진 프로그램 강화를 비롯해 삼성전자가 위험을 사전적으로 예방하기 위해 빅데이터 기반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전(全)위험관리시스템`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최근 고용노동부와 삼성전자 사이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반도체 유해물질에 대한 정보공개 범위에 대한 소회도 밝혔다. 이철수 위원장은 "화학물질의 어떤 성분이 사용되는 지에 대한 정보가 알려져야 하고 더 안전한 작업환경이 되어야 한다"며 "다만 화학물질 제품에 대한 정보가 알려질 경우 국가적 자산이 노출되기 때문에 협의를 거치는 것이 맞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정한 화학물질이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 지 사람들이 알 필요가 있다는 차원에서 화학물질 리스트를 공개하라고 제안한 것"이라며 "다만 삼성전자가 다른 업체와 달리 고유하게 쓰고 있는 물질이나 삼성이 직접 개발한 화학물질 배합 등을 공개할 경우 중국 등 경쟁 업체들에게 노하우를 가져다주는 격"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 위원장은 삼성 옴부즈만 위원회의 조사가 상당 부분 삼성전자가 제출한 자료에 의존했다는 주장을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하기도 했다. 그는 "나를 포함해 3명의 위원, 그리고 그 휘하의 팀들이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에 사실상 상주하며 모든 부분에 접근권을 가졌다"고 설명했다.

위원회가 삼성전자 10년치의 자료를 요청했지만 삼성이 3년치의 자료만 제출해 조사에 차질을 빚은 것 아니냐는 반올림 관계자의 의혹에 대해서도 "애초에 옴부즈만 위원회에서 요청한 것이 3년치의 자료"라며 "삼성전자의 조사 협조에 대해 트집 잡을만한 부분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위원장은 "전 세계 학계에서 수십년의 연구에도 밝혀내지 못한 것을 2년 동안 밝히는 과제인만큼 일정 부분 한계가 있었다"면서도 "인과관계를 최대한 추정할 수 있고 위험관리를 개선할 수 있는 방향에서 다양한 방법론을 고민했고 그에 충실한 조사를 진행했으며 앞으로도 반도체 환경 개선을 위해 더 많은 것을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민찬 기자 mkim@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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