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군사력을 증강하면서 침공 우려가 고조되는 가운데 미국이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면서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통화 가능성도 언급했다.

추수감사절 연휴를 맞아 매사추세츠주(州) 낸터킷에 머물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26일(현지시간) 기자들과 만나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긴장 고조와 관련해 "우려한다"면서 우크라이나의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그는 푸틴 대통령이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통화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가능성이 크다"고 답했다.

러시아는 최근 우크라이나 접경지에 군사력을 증강하는 등 우크라이나 침공 우려를 높이고 있다. 러시아는 흑해에서도 해·공군 합동 훈련을 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러시아군 9만2천 명이 국경지대에 집결했다며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때처럼 러시아가 내년 1월이나 2월 초 침공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러시아는 누구도 위협하지 않으며 군대를 자유롭게 배치할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로이터는 "러시아의 접경지 군사력 증강 의도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며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나토 모두 군사훈련을 하면서 긴장이 높아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일들과 관련해 유럽 동맹들과의 대응 조치를 조만간 결정할 것이며, 모든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캐런 돈프리드 국무부 유럽·유라시아 담당 차관보는 이날 전화 브리핑에서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으며, 모든 옵션을 포함하는 수단들이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보도했다.

특히 돈프리드 차관보는 토니 블링컨 국무장관의 내주 유럽 순방 기간에 관련 논의들이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링컨 장관은 다음 주 라트비아와 스웨덴을 방문해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와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회의에 참석한다.

돈프리드 차관보는 "나토가 취하길 원하는 다음 조치가 무엇인지 동맹들이 결정할 시기"라며 해당 회의에서는 러시아의 "대규모 비정상적" 병력 증강이 최우선 의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다음 주에 우리는 러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에 대한 평가에 관해 얘기할 것"이라며 "테이블 위의 옵션이 무엇인지와 동맹으로서 나토가 함께 하고 싶어하는 게 무엇인지에 대해 대화를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제이크 설리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안드리이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실장과 통화하고 최근 사태를 논의했다고 에밀리 혼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이 밝혔다.

혼 대변인은 성명을 내고 "두 사람은 우크라이나 국경 근처에서 진행 중인 러시아의 군사 활동에 대한 공통의 우려를 논의했다"며 "그들은 모든 측이 긴장 완화를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 동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설리번 보좌관은 우크라이나의 주권과 영토 보전에 대한 미국의 확고한 약속을 강조했다"고 말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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