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가 3120명을 기록하면서, 닷새째 3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단계적 일상회복 국면에서 중요한 지표가 되는 위중증 환자도 517명을 기록, 지난 17일의 522명에 비하면 다소 줄어들었지만 지속적으로 500명이 넘는 수치를 보여주고 있다. 위중증 환자는 지난 17일 522명으로 최다 수치를 기록한 데 이어 18일 506명, 19일 499명, 20일 508명, 21일 517명 등으로 500명 안팎을 기록하고 있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21일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에도 3천명대를 나타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천120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41만5천425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위해 줄 선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꺾이지 않으면서 21일 신규 확진자 수는 주말에도 3천명대를 나타냈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이날 0시 기준으로 신규 확진자가 3천120명 늘어 누적 확진자 수가 41만5천425명이라고 밝혔다. 사진은 이날 서울 송파구 보건소 선별진료소에 검사를 위해 줄 선 시민들. [사진=연합뉴스]

확진자 증가와 그에 따른 위중증 환자의 증가가 이어지면서, 일각에서는 비상계획(서킷 브레이커)의 발동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실정이다. 비상계획은 단계적 일상회복을 잠시 중단하는 조치이다.

주간, 월간, 긴급평가를 통해 일상회복 이행 혹은 중단여부 결정하기로

정부는 앞으로 매주 ‘위험도 평가’를 시행해 일상회복 이행 및 중단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는 지난 17일 "코로나19 유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기 위해 정례적으로 코로나19 위험도를 평가하고, 이를 바탕으로 조치 방안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방대본이 이날 공개한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계획은 단계적 일상회복으로 방역체계가 전환되면서 기존과 다른, 좀더 세분화한 지표들로 유행 상황을 평가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위험도 평가는 평가 주기를 기준으로, 직전 주 일요일에서 토요일까지 1주간을 모니터링한 ‘주간평가’와 지난 4주간의 위험도를 평가하는 ‘단계평가’로 나뉜다.

주간·단계 평가와 별개로, 유행 위험도가 높은 상황에서는 별도로 '긴급평가'를 해 비상계획 실시 여부를 논의한다.

긴급평가는 4가지 요건에 따라 실시된다. ▲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이 75%를 넘었을 경우 ▲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가 '높음'이나 '매우 높음'인 경우 ▲ 4주간의 단계 평가 결과가 '높음' 또는 '매우 높음'인 경우 ▲ 그 밖에 정부가 방역의료분과위원회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비상계획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경우 등이다.

서울의 중환자 병상가동률 80.9%로 기준치 넘겨

서울의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지난 19일 기준 80.9%에 이른다. 전국 중환자 병상 가운데서도 63.8%가 이미 사용 중이다. 수도권만 보면 가동률은 78.2%, 가용병상은 150개만 남은 실정이다. 서울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로만 따지면 이미 긴급평가를 거쳐 비상계획 실시여부가 논의돼야 하는 상황이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수도권에 코로나19 확산세가 지속됨에 따라 중환자 병상 부족 현상이 우려되는 가운데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에서 의료진이 코로나19 중증환자 치료병상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대해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은 "긴급평가를 바탕으로 부분적으로 조치를 강화할지 또는 비상계획을 작동시킬지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데, 어떤 지표 하나가 기준을 초과한다고 해서 바로 비상계획을 발동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 지표가 초과했다고 비상계획 논의할 필요 없어” VS. “수도권은 비상계획 조치 필요”

하지만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중환자 병상 가동률’을 두고 비상계획에 대한 입장이 엇갈리는 실정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서울은 중환자 병상이 이미 포화상태인데, 정부는 전국적으로 기준에 미치지 않았다며 서킷 브레이커(비상계획)를 걸지 않고 있다”며 “적어도 수도권에서는 (비상계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부가 비상계획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75% 중환자 병상 가동률로만 따지면, 이미 비상계획을 발동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반면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약자 보호가 단계적 일상회복의 큰 개념”이라며 “수도권만 (비상계획을 실시) 하면 반발이 클 것이고, 비수도권 상황이 나빠지는 문제도 생길 수 있어 정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중환자 병상 가동률이 포화됐다’는 언론 보도 등이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조성할 우려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는 실정이다. 수치상으로는 아직 20% 정도의 여유가 있다는 점에서다.

‘사망자 수치’ 보면 백신 효과 뚜렷해, 확진자 급증해도 사망자 증가세는 완만

게다가 ‘사망자 수치’를 근거로, 백신의 효과가 분명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역대 최고 사망자를 기록한 날은 지난해 12월 29일로, 1000명 정도의 확진자가 발생한 가운데 40명이 사망했다. 국내에서 백신 접종이 시작되기 약 2달 전의 일이었다.

질병관리청의 21일 발표자료에 따르면, 최근 5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3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도표=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의 21일 발표자료에 따르면, 최근 5일간 신규 확진자 수가 지속적으로 3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도표=질병관리청 제공]

최근 5일간 3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에서, 단순하게 지난해 12월 29일 사망자 수치와 비교하면 약 120여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된다. 확진자가 3배로 늘었기 때문에, 사망자 역시 3배에 달하는 120여명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순 계산에서다.

하지만 사망자 수는 120명에 훨씬 못미치는 상황이다. 20일 0시 기준 사망자는 29명, 21일 0시 기준 사망자 역시 30명이다. 전문가들은 이 수치가 ‘백신의 효과’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질병관리청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517명이다. 사망자는 전날의 29명에 이어, 30명을 기록하고 있다. [도표=질병관리청 제공]
질병관리청의 발표자료에 따르면, 21일 0시 기준 위중증 환자는 517명이다. 사망자는 전날의 29명에 이어, 30명을 기록하고 있다. [도표=질병관리청 제공]

정부 당국자, “비상계획은 아직 검토하지 않아”

비상계획 조치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아직 검토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18일 브리핑에서 “비상계획을 발동할 상황은 아니라고 본다”며 “전체 유행규모가 증가하면서 위중증 환자가 늘어난다기보다, 취약시설을 중심으로 감염되고 있어 거리두기 강화는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요양병원을 중심으로 한 고령층의 위중증 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비상계획은 당장 발동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비상계획 여부 기준되는 위험도 평가지표는 17개...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등이 핵심지표

일상회복을 중단하고 비상계획을 발동할지의 여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위험도 평가 기준’을 토대로 결정한다.

중앙방역대책본부가 지난 17일 밝힌 위험도 평가 기준은 의료·방역 대응지표, 코로나19 발생지표, 예방접종지표 등 크게 3개 영역이다. 이는 17개 세부 지표로 나뉜다.

‘의료·방역 대응지표’에는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및 병원에 입원 중인 위중증 환자수,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 비율, 감염병전담병원 병상 가동률, 생활치료센터 가동률 및 재택치료자 비율, 방역망 내 관리 비율 등 총 5개 지표가 포함된다.

‘코로나19 발생지표’는 주간 사망자와 신규 위중증 환자 수, 주간 입원환자와 일평균 확진자 수,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과 확진자 중 백신 접종자·미접종자 비율, 감염 재생산지수, 검사 양성률 등 8개다.

‘예방접종지표’는 누적 예방접종 완료율, 60세 이상 예방접종 완료율, 고령층·고위험군의 추가접종률, 백신의 감염·위중증·사망 예방 효과 등 4개 지표로 구성된다.

이 중에서도 핵심지표는 ▲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 의료대응 역량 대비 발생률 ▲ 주간 신규 위중증 환자 수 ▲ 60세 이상 확진자 비율 ▲ 60세 이상과 고위험군 추가접종률 등 5개다. 나머지 12개는 '일반지표'로 삼는다.

이 세부 지표들을 활용한 주간 위험도 평가 결과는 매주 월요일 방대본의 오후 브리핑을 통해 공식 발표된다. 11월 2주차(11월 7일~13일) 코로나19 위험도는 ‘낮음’ 수준이었다. 지역별로는 수도권 위험도가 '중간', 비수도권은 '매우 낮음'으로 평가됐다.

11월 3주차(11월 14일~20일) 코로나19 위험도 평가 결과는 22일 오후에 발표된다.

중대본은 위험도 평가 결과에 대해 일상회복지원위원회 전문가들에게 자문한 뒤, 다음 단계로의 일상회복 이행 여부나 비상계획 시행 등 조치를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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