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MBC 라디오 유튜브

JTBC 순회특파원으로 출국을 앞둔 손석희 전 앵커가 '조국 사태' 당시를 떠올리며 괴로웠던 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손 전 앵커는 최근 '장면들'이라는 책을 출간했다. 손 전 앵커는 13년 동안 진행했던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신간 내용을 비롯해 그간의 소회를 밝혔다.

손 전 앵커는 18일 방송에서 상식을 기준으로 공공선을 지키는 저널리즘을 추구했다면서 자극적으로 시청률 올릴 수 있는 방법이 눈에 보여도 결코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진행자가 "하나만 사례로 들면 이른바 '조국 사태'에 대해 괴로웠다는 취지로 책에서 말씀하셨다"고 묻자 손 전 앵커는 "모든 언론이 쉽지 않은 상황을 지나가고 있었다"며 "책에 잠깐 언급하긴 했지만 모든 것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으로 수렴되는 상황이었다. 그것이 그렇게 건강한 구조는 아니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아쉬웠던 건 저희나 다른 언론들도 좀 더 검찰개혁 문제에 정착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부분이다. 본질이 그것(검찰개혁)이었으니까"라며 "당시 검찰개혁에 대한 여론이 상당히 높았다. 온갖 쟁투 끝에 지금은 그때만큼 검찰개혁에 대한 정당성이 덜 운위되고 있는지 모르겠으나 적어도 그때는 그랬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라고 밝혔다.

손 전 앵커는 "조 전 장관 개인에 대해서는 당시 그 선택 밖에 없었는지 모르겠지만 정부 차원이나 개인이나, 또 다른 선택의 여지는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다 지나놓고 하는 생각이긴 하다. 그런 것에 대한 고민이 있었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진행자의 "당시 심경을 여쭙고 싶은데 JTBC를 지지했던 시청자들이 조 전 장관 관련 보도가 나온 후 이런저런 이야기를 쏟아낼 때 아프지 않았냐"는 물음엔 "그때나 지금이나 지주반정(砥柱反正, 든든한 기둥이 바위처럼 버틴다면 세상은 바른 상태로 되돌아간다는 의미)의 생각을 늘 하고 있다. 그건 앞으로도 마찬가지고 그건 제 후배들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언론계에선 박근혜 대통령 탄핵 정국 당시 태블릿PC 폭로 등으로 상한가를 쳤던 JTBC가 2019년 10월 '조국 사태'를 계기로 MBC 메인뉴스에 시청률이 뒤지기 시작했다고 평가한다. MBC처럼 조국 일가를 변호하지 않은 JTBC에 친여권 성향의 시청자들이 등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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