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순일-화천대유 재판 거래 의혹' 막후 대법원 '침묵'에 분통 터뜨린 법조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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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재판 거래 의혹'을 받고 있는 권순일 전 대법관.(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성남시장 재직 당시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 연루된 키맨 전직 대법관에 관한 대법원의 침묵이 이어진 데에 11일 법조계가 이를 정면 비판하면서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바로 권순일 前 대법관으로부터 촉발된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해 대법원이 이렇다할 입장을 밝히고 있지 않아서다. '꿀먹은 벙어리'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김명수 대법원'의 신뢰성 또한 장담할 수 없는 신세로 전락하는 모양새다.

법조단체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 이재원)'은 11일 오후 펜앤드마이크에 "대장동 특검법안 통과 및 권순일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표명 요구한다"라는 입장문을 밝혔다.

법조계에서 이날 '권순일 재판 거래 의혹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 표명'을 요구한 까닭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우선 권순일 전 대법관의 그간의 행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김명수 대법원장(오른쪽)이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법원도서관 이전 개관식에서 권순일 대법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2.11 (사진=연합뉴스)
김명수 대법원장(오른쪽)이 11일 오후 경기도 고양시 장항동 사법연수원에서 열린 법원도서관 이전 개관식에서 권순일 대법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2018.12.11 (사진=연합뉴스)

권순일 전 대법관은, 최근 문제가 된 대장동 개발사업의 자산관리사 '화천대유'에서 고문으로 활동했다. 그런데, 이같은 그의 행적의 뒷배경이 심상치 않다는 점에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대법관 퇴직을 코앞에 둔 시기인 지난해 7월, 권순일 대법관은 이재명 당시 경기지사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판결에 참여했다. 대법원 선고는 7대5의 비율로 최종 무죄 선고를 내리는데, 전원합의체 13명의 대법관 중(김선수 대법관 참여 회피) 무죄 판결을 했던 대법관 중 한명이다.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은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해 3심까지 갔다가 최종 무죄 판결을 받았고, 무죄 판결을 했던 대법관 중 한명인 권순일 대법관은 곧장 퇴직 후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당시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의 자산관리사인 화천대유의 고문으로 활동했다.

심지어 최근 언론 보도 등에 따르면 그가 월급으로 무려 2천만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재판 거래 의혹' 아니냐는 의심을 받기에 이른다.

그런데 대법원은 이에 대해 이렇다할 입장을 내비치지 않았다. 결국 법조단체 '한변'은 11일 펜앤드마이크를 통해 입장표명을 요구하는 성명서를 내기에 이른다.

다음은 그 전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대장동 특검법안 통과 및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에 대한 대법원의 입장표명 요구]

▶ 1. 한변은 지난 9. 23.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거래 의혹에 대하여 사후수뢰죄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였고, 이후에도 여러 사회단체, 정당, 시민단체 등 다수의 고발이 추가로 접수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검은 고발이 접수된 지 두 달이 다 되도록 고작 김만배가 대법원 청사 현관의 어느 출입문을 통과했는지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수사에만 머물렀을 뿐, 대법원 청사나 권순일의 자택, 휴대전화, 예금계좌 등에 대한 압수수색은 전혀 하지 않았고, 권순일을 소환조차 않는 등 수사하는 시늉만 계속하고 있다.

▶ 2. 성남시에서 미증유의 부패세력이 탄생하고 부정한 방법으로 힘을 비축하면서 돈으로 죄를 덮어 국가의 최고 통치권을 넘보는 상황에 이르렀다가 그 마각이 드러난 대장동 사태에 있어 권순일이 대장동 세력과 재판거래를 한 의혹은 핵심적인 고리가 아닐 수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가 최고 수사기관이라는 검찰이 썩은 미래권력의 눈치를 보면서 권순일의 재판거래 의혹과 대장동 게이트를 앞에 두고 보이고 있는 추잡하고 한심한 작태는 한마디로 법률가의 입장이 아니더라도 목불인견이라 하지 않을 수 없고, 후학, 후배 법조인들에게도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은 추태에 지나지 않는다.

▶ 3. 검찰뿐만 아니라 권순일의 재판거래 의혹을 대하는 대법원의 태도도 용납하기 어렵다. 일찍이 자발적으로 소속 법관들을 문초하고 자료를 긁어모아 검찰에 바치던, 이른바 ‘사법농단’ 세력을 색출하여 숙청할 때의 용기와 기민함이 그때의 십분의 일이라도 사법부에 남아 있다면 대법원은 검찰수사를 기다릴 것도 없이 자체조사를 통해서라도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의 대체적 전모를 파악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렇지 않더라도 검찰수사를 획기적으로 진전시켜 조속한 실체 발견을 앞당기도록 협조할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도 대법원은 여태 남의 일인 것처럼 꿀 먹은 벙어리가 되어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우선 국민들에게 대법원의 솔직한 입장을 표명하고 의혹을 일으켜 사법부의 권위와 신뢰를 도탄에 빠뜨린 점에 대하여 사과할 양심과 용기마저 없다는 것인가.

▶ 4. 대장동 게이트와 권순일 재판거래 의혹이 제대로 밝혀져서 범죄 가담자들에게 죄에 상응하는 법적 책임이 지워지느냐 여부는 대한민국이 법치국가로 존재할 수 있는지, 이 나라의 법조계가 궤멸의 화를 면할 자정능력이 있는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체제를 유지할 자질이 있는 국민인지를 가늠하는 잣대이자 분수령이 될 것이고, 특검을 방해하고 반대하는 자는 역사의 죄인이 될 것이다.

2021. 11. 11.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모임(한변), 회장 이재원./

한편, 권순일 전 대법관의 '재판 거래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선 후보는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권순일 대법관과는 일면식도 없었다"라면서 "대법관 13명 중 한 명이 (무죄 의견을 내는 등)한다고 해서 될 일도 아니고, 대법관 중 누군가에게 부탁을 한다고 해서 대법관들이 양심과 법적 판단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가 황당하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0(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10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0(사진=연합뉴스, 편집=펜앤드마이크)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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