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앤장, 네이버에 결별 통보 보내
업계에선 구글이 "돈 더 줄테니 네이버와 관계 끊고 우리랑 일하자" 제안

국내 최대 포털 업체인 네이버가 법무법인 김앤장으로부터 "이제 같이 일을 못 하게 됐다"며 '결별'을 통보받았다.

네이버 관계자는 23일 "김앤장이 네이버의 공정거래법 관련 업무를 더는 맡아줄 수 없다고 통보해왔다"고 밝혔다.

김앤장이 네이버와의 거래를 끊게 된 이유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으나 업계에 따르면 구글이 "돈을 더 줄테니 네이버와 관계를 끊고 우리랑 일하자"고 제안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네이버와 경쟁 관계인 글로벌 IT 기업 구글이 법정 싸움에 대비해 전략적으로 미리 손을 써둔 것이라는 해석이다.

또 구글은 현재 국내 게임 플랫폼 시장지배력 남용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받고 있는 상태다. 업계에 따르면 구글은 아예 법률 자문 등을 일임하는 전속 계약을 통해 확실한 김앤장의 지원을 받기 위한 요구를 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현재 공정위는 모바일 게임 플랫폼 시장에서 구글의 시장 지배력 남용 혐의로 강도 높은 조사를 벌어고 있다. 국내 앱마켓의 60%를 장악한 구글이 게임 업체들을 압박해 경쟁사 앱인 '원스토어' 대신 자기 앱마켓에만 게임을 출시하도록 했다는 것이다. 현재 국내 앱마켓 점유율은 '구글 플레이'가 60%, '애플 앱스토어'가 24.5%, '원스토어'가 11.6%를 차지하고 있다.

공정위는 2016년 세계 최대 통신용 반도체 기업인 미국 퀄컴에 대해 역대 최대 규모인 1,3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고, 최근엔 미국 애플에 이동통신사에 광고비와 단말기 수리비를 떠넘겼다는 문제에 대해 조사를 마친 상태다. 미국의 거대 IT 기업들을 겨냥한 것이다.

업계에선 최근 공정위 조사와 관련해 미국 정부 차원에서 구글을 지원하고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주한 미 대사관과 무역대표부, 연방거래위원회(FTC)가 구글을 위해 뛰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퀄컴 사건 때도 미 대사관이 공정위를 자주 찾았었다"며 "구글은 일개 기업이 아니라 트럼프 정부의 보호를 받는 IT 공룡"이라고 말했다.

구글 코리아 관계자는 업계의 풍문에 대해 "김앤장에 특정 회사의 배제를 요청한 적이 없다"며 "사실무근"이라고 말했고 김앤장 측도 "구글 일을 맡은 것은 사실이지만 구체적인 계약 내용은 밝힐 수 없다"고 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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