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9(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19일 저녁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환호하는 평양 시민들에게 손을 들어 인사하고 있다. 2018.9.19(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북한 타령이 11일 또다시 메아리치는 모양새다. 바로 핵무력을 증강하겠다고 천명한 북한과의 '산림협력'을 명분으로 내세운 것. 이를 본 국민들은 어떤 시선으로 그를 보고 있을까.

문재인 대통령의 이번 '동북아 산림협력 메시지'는 최근 거론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의 일환인 '종전선언'에 이은 또다른 대북 메시지라는 점에서, 국민들로 하여금 상당한 피로감을 유발할 것으로 보인다.

연설문에는 북한의 위협이 끊이지 않고 있는 상황 인식이 아닌 일방적 대북 메시지로도 풀이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여기서 문재인 대통령이 대북 산림협력 메시지를 내놓은 배경 일체를 들여다보면 다음과 같다.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오후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부대 행사인 'APEC CEO 서밋 미래 세션'인 '에너지의 미래' 초청 기조 연설에서 "북한은 특히 산림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다"라며 말문을 열었다.

특히 그는 "나는 오늘,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 의지와 협력이 더 굳건해지길 바라며, 그 협력에 북한도 참여하기를 기대한다"라며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

이번 그의 발언은, 임기말 북한에 대한 일련의 메시지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14년 전인 지난 2007년 당시 10.4 남북 선언이 있었는데 그 시기는 노무현 정부 임기 마지막 시절이었다.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사진은 지난 2007년 10월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평양시 4.25 문화회관 광장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처음으로 만나 악수를 하는 모습.(사진=연합뉴스)

이를 고려하면 최근 문재인 정부 일각에서 거론되는 '종전 선언 논의'를 위한 일련의 제반작업으로도 풀이될 수 있는데 버젓이 대외 정상회의에서 북한에 대한 메시지를 담아 넣은 의도가 무엇이냐는 것.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이날 문재인 대통령의 기조연설문 중 북한에 대한 촉구성 발언문 부분 일체를 독자들에게 밝힌다.

▶ "기업인과 귀빈 여러분! 나는 오늘, 에너지 전환과 탄소중립을 위한 우리 모두의 실천 의지와 협력이 더 굳건해지길 바라며, 그 협력에 북한도 참여하기를 기대합니다. 탄소배출을 늘리지 않으면서 발전할 수 있는 길을 찾는 것은 전 인류의 과제이며, 모두가 협력해야만 가능한 일입니다."

▶ "북한은 특히 산림회복에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동북아 산림협력'에 북한이 참여하는 것은 한반도의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것은 물론, 동북아의 평화와 번영에도 기여하게 될 것입니다. 산림협력으로 평화를 이룬 다른 나라 사례가 많습니다. 한반도에서도 숲을 공유하고 함께 가꾸며 항구적 평화가 이뤄지길 바랍니다."

문재인 정부는 지난 4년간 북한과의 대화 성사를 겨냥해 각종 대북 지원 협력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대표적으로 남북 철도협력 사업과 보건 협력 사업, 방역 협력 사업 등을 거론한 바 있으나, 실질적으로 이에 대해 북한이 이렇다할 입장을 적극 밝힌 바는 없다.

다만, 北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지난 1월 열린 제8차 당대회에서 "남조선당국은 방역·인도협력·개별관광 같은 '비본질적'인 문제들을 꺼내들었다"라는 발언을 남긴 바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최고경영자 회의 2021(APEC CEO Summit 2021) '에너지 미래 세션'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1(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최고경영자 회의 2021(APEC CEO Summit 2021) '에너지 미래 세션'에서 영상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1.11.11(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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