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 URL 보내며 첨언한 2건…다른 1건은 文-安 기사지만 洪 비난 댓글
드루킹, 3월15일 비밀메신저로 '보좌관 한씨와 돈거래' 협박 열흘뒤 체포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사진=네이버 뉴스 캡처

'문재인 대통령 최측근'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50)이 '드루킹' 김동원 씨(48·구속 기소)에게 "홍보해 주세요"라고 요청한 기사는 '문재인 10분 내 제압한다던 홍준표, 文에 밀려'(민영통신사 뉴시스) 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24일 동아일보 분석에 따르면 2017년 4월13일 '홍준표, 文에 밀려'  기사의 경우 처음부터 다섯 번째 댓글까지 추천 수가 모두 1000개가 넘었다. 그 결과 추천 수 1~5위의 댓글이 됐다. 이 가운데 4개 댓글이 문재인 민주당 후보를 지지하는 내용이었다. 

기사는 첫 토론회에서 문 후보를 10분 안에 제압하겠다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정작 문 후보에게 밀렸다고 주장하는 친문(親문재인) 기사였다. 홍준표 후보의 질문에 대해서는 "캐물었다", "반박에 밀려 말을 돌렸다", "공세에 나섰다", "공격했다", "언성을 높였다" 등 부정적인 해설을 하는 한편 문 후보가 의혹과 비판을 반박이 아닌 '부인'하기만 해도 "일축했다", "강하게 받아쳤다"고 비호했다.

'홍준표, 文에 밀려' 기사에서는 약 두 달 전인 2월 김경수 의원 인터뷰 기사에 '김경수 오사카'라는 댓글로 도배한 드루킹 일당 추정 ID들이 여럿 발견됐다고 한다.

지난해 4월 보도된 친문(親文) 성향 기사(네이버 인링크)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댓글이 달리고, 추천은 1000단위를 넘어섰지만 반대는 수십에 그쳤다.
지난해 4월 보도된 친문(親文) 성향 기사(네이버 인링크)에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하는 댓글이 달리고, 추천은 1000단위를 넘어섰지만 반대는 수십에 그쳤다.

앞서 김 의원은 2016년 11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언론 기사 URL 10개를 드루킹 김씨에게 보냈는데, 대선후보 TV토론회 기사 인터넷접속주소(URL) 2개에만 메시지를 달았다.

김 의원은 "홍보해 주세요"라고 언급한 앞의 기사와 더불어, '문재인 "정부가 일자리 창출" 안철수 "중기·벤처가 만들어야"'라는 기사에 "네이버 댓글은 원래 반응이 이런가요"라는 메시지를 달았다.

이는 같은달 4월 28일 열린 TV토론회 기사다. 일자리 창출 방안에 대한 문 후보와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의 다른 해법을 소개한 내용이다. 기사에는 3500여 개의 댓글이 달렸다. 

초반 댓글은 안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를 지지하는 분위기였다. "일자리 창출은 중소기업과 벤처기업을 육성해야 한다"는 안·유 후보 주장에 공감하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문 후보의 "정부가 일자리를 창출해야 한다"는 주장에는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다음날부터 문 후보 옹호 댓글이 쇄도했다. 하지만 5000개 가까운 추천을 받아 상단에 노출된 댓글 1·2위는 엉뚱하게도 홍준표 후보를 비판하는 내용이었다.

기사 내용은 문 후보와 안 후보, 유 후보의 발언을 비중 있게 다뤘고 댓글도 대부분 관련된 내용인데 정작 베스트 댓글의 주인공은 홍 후보였다. 대선후보 TV토론을 계기로 '상승세'를 타던 홍 후보에 대한 견제 의도가 깔린 댓글조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경찰은 드루킹 일당이 매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해 두 기사 댓글의 추천 수를 불법적으로 늘려 여론을 조작했는지 조사 중이다. 김 의원이 그 과정에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도 수사하고 있다.

한편 동아일보는 김씨가 지난달 구속되기 전 김 의원에게 메시지를 보내 '보좌관 돈거래' 사실을 언급하며 두 차례에 걸쳐 협박한 사실도 드러났다고 보도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씨는 지난달 15일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김 의원의 보좌관 한모씨에게 준 500만원을 거론했다. 김 의원은 처음 텔레그램으로 김 씨의 협박 메시지를 받고 "황당하다. 확인해 보겠다"고 답했다. 

하지만 몇 시간 뒤 다른 보안성이 높은 메신저 '시그널'을 통해 같은 내용의 협박 메시지를 받고 "(한 보좌관에게) 사표를 받았다"고 답했다. 협박 메시지와 답변이 오간 대화방은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두 사람의 새로운 대화방이다.

김씨는 이 대화방을 삭제했지만 캡처 사진을 따로 보관했고 경찰이 이를 확보했다.

김 의원 보좌관 한씨가 김씨 측으로부터 500만원을 받은 건 지난해 9월이다. 그로부터 6개월 후 김씨는 돈거래 사실을 알리며 김 의원을 협박했다. 그로부터 10일 후 김씨는 구속됐다. 김씨 구속 다음날인 지난달 26일 한씨는 김씨 측에 돈을 돌려줬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저작권자 © 펜앤드마이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