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전 총장, 20대 호감도 남성 9%, 여성 10%로 가장 낮아…4자 가상 구도에서도 20대 지지율 최저
-반려견 셀카에…"젊어 보이고 싶은 척, 트렌디 한 척 하는 이유가 뭐냐"…"역겹다"
-인스타그램 및 SNS, ‘양날의 검’…‘잘 쓰는 법’ 골몰해야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69호 2021년 10월 3주' 캡처 (사진캡처=펜앤드마이크)
한국갤럽 데일리 오피니언 '제469호 2021년 10월 3주' 본문 캡처 (그래픽=한국갤럽)

▲ 尹, 20대 호감도 남성 9%, 여성 10%로 가장 낮아…4자 가상 구도에서도 20대 지지율 최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22일 한국갤럽의 ▲이재명 ▲윤석열 ▲심상정 ▲안철수의 ‘4자 가상 구도’ 조사에서 20대 지지율 12%를 기록했다. 이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15%와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20%에도 뒤쳐진 수치다. 같은 4자 구도 항목에서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20대 지지율 38%로 1위를 기록했다.

동 조사의 ‘차기 정치 지도자 주요 인물 개별 호감 여부’ 항목에서도 이러한 경향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윤 전 총장의 20대 호감도는 남성 9%, 여성 10%로 나타났는데, 이는 ▲이재명 ▲윤석열 ▲홍준표 ▲심상정 ▲안철수 5인 중 가장 낮은 수치다.

세부적으로 보면, 20대 남심은 홍 의원에게 집중됐다. 20대 남성 중 절반이(50%) 홍 의원을 ‘호감’이라 응답했다. 이는 이재명(13%), 윤석열(9%), 심상정(14%), 안철수(29%) 4인에 비해 크게 앞선 수치다. 20대 여성의 호감도는 심상정 정의당 대선후보의 상대적 우위(32%) 아래, 이재명(23%) 안철수(25%), 홍준표(19%) 등의 분포를 보였다.

이는 22일 한국 갤럽이 19~21일 사흘간 전국 성인 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로, 이번 조사에선 윤 전 총장의 '20대 아킬레스건'이 두드러지게 드러났다(한국갤럽 자체조사, 자세한 내용은 한국갤럽 홈페이지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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닐슨 코리안클릭(2021.04), 2021년 1분기 포털&SNS 보고서, DMC미디어 재가공

▲ 尹, 7월 인스타그램 개설 후 활발한 활동했지만…”젊어 보이고 싶은 척, 트렌디 한 척 하는 이유가 뭐냐”

20대가 가장 많이 이용하는 소셜미디어는 인스타그램이다. 닐슨 코리아클릭의 조사에 따르면, 2021년 1분기(1~3월) 기준 한 달 평균 약 500만명의 20대가 인스타그램을 이용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7월 인스타그램 계정을 개설하고 여러 게시물을 업로드하며 젊은 세대와의 소통을 꾸준히 시도해왔다. 특히 반려견 ‘토리’ 계정을 따로 만들고, 토리의 시점으로 게시물을 업로드 하는 등 특별한 노력을 기울였다.

하지만 그간 윤 전 총장은 인스타그램 게시글로 수차례 논란에 휩싸였을 뿐이다. 이번 갤럽 조사에서 20대 남녀 모두에게 ‘호감도 최하점’을 받은 것을 미루어 볼 때, ‘젊은 세대와의 소통’이라는 첫 개설 취지와 거리가 먼 결과만 얻은 것이다.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셀카' (사진=윤 전 총장 SNS)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셀카'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셀카'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반려견 셀카'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지난 8월에 윤 전 총장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반려견 셀카’가 업로드 됐다. 당시 업로드 된 게시글에는 윤 전 총장이 반려견과 누워있는 사진과 함께 “아빠 회사 안 간다 앗싸”라는 본문이 덧붙었다.

당시 정치권에서는 “아빠 회사 안 간다 앗싸”라는 글에 대해 자영업자나 코로나19로 피해 입은 국민들의 입장과 정서를 고려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일었다. 하지만 정작 20대 내부에선 사진 자체에 대한 이야기가 더 화제에 올랐다.

디시인사이드 커뮤니티의 한 누리꾼은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셀카를 보고 “베개가 너무 올드하다. 할아버지 같다”는 반응을 보였고, 다른 누리꾼은 “정치인들이 이런 이상한 감성 왜 따라하는지 모르겠다. 자기가 연예인인 줄 아나”라며 따가운 시선을 보냈다. 또 한 누리꾼은 “정치인들이 굳이 젊어 보이고 싶은 척, 트렌디한 척 하는 이유가 뭐냐. 누가 시작한건지… 나이든 아저씨들이 어울리지도 않는 인스타나 틱톡 하면서 소통하는 시늉내는거 너무 오글거린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남친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남친짤' (사진=인터넷 커뮤니티)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셀카’는 20대 여성 커뮤니티 내에서도 부정적으로 비쳐졌다. 여성 커뮤니티 내부에서 이전에 화제가 됐던 박진영 JYP엔터테인먼트 대표의 ‘남친짤’과 비교되며,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셀카’에 대해 ‘부담스럽다’, ‘부자연스럽다’ 등 부정적 여론이 주를 이뤘다.

현재 '반려견 셀카' 게시글은 삭제된 상태다.

홍준표 전 의원 인스타그램 캡처.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 인스타그램 게시글. (사진=홍준표 의원 인스타그램)

그렇다면, 20대가 ‘자연스럽다’고 여기는 게시글은 어떨까. 비슷하지만 잘 된 사례를 홍 의원의 인스타그램에서 찾을 수 있었다.

지난 10일 업로드 된 홍 의원의 게시글에선 “홍캠의 압도적 실세 등장~”이라는 본문과 함께 반려견 ‘순실이’의 사진이 올라왔다. 해당 게시글은 윤 전 총장이 업로드 했던 ‘반려견 셀카’와 반응이 사뭇 달랐다. 20대 인스타그램 이용자 눈에도 어느정도 ‘자연스러운’ 게시글이기 때문.

기자는 서울 서초구에 거주하는 여성 A씨(26)에게 물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지 물었다. A씨는 윤 전 총장의 ‘반려견 셀카’에 대해서 “진짜 솔직히 말해서 역겹다”고 강도 높게 비판하며, “강아지 표정도 피곤해 보이는데 억지로 찍은 것 같다. 무슨 의도로 올린건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홍 의원의 게시글에 대해서는 “무난하고 자연스럽다”고 평가하며 “강아지만 나와서 그런가, 그냥 귀엽게 느껴진다. 실세라고 표현한 것도 나쁘지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인스타그램 게시글. (사진=안철수 대표 인스타그램)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 인스타그램 게시글. (사진=안철수 대표 인스타그램)

거대 양당 소속이 아니지만, 20대 남녀 호감도와 지지율 모두에서 선전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의 사례에 대해서도 의견을 들을 수 있었다.

서울 성동구에 거주하는 25살 대학생 남성 B씨는 “안철수 대표의 인스타그램은 진정성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마라톤 하는 사진이나, 의료봉사 가는 사진들은 사실 안철수 대표의 평소 모습에서 일부러 꾸미거나 한 것처럼 보이진 않는다”며 “동시에 전문성도 느껴지는 것도 좋다”고 이야기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개 사과' 게시글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개 사과' 게시글 (사진=윤석열 전 검찰총장 인스타그램)

▲’개 사과’ 논란도…누리꾼들 ”어차피 경선 이긴다 이거지, 마이웨이”

윤 전 총장은 ‘개 사과’ 논란에도 휘말렸다.

22일 자정을 넘긴 시각, 반려견 ‘토리’ 명의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토리는 아빠 닮아서 인도 사과 좋아해요”라는 글과 함께 개에게 사과를 먹이는 듯한 장면을 담은 사진이 게시됐다. 해당 게시글이 전날 윤 총장의 “전두환 전 대통령이 잘못한 부분이 있지만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는 발언에 대해 사과 의사를 표명한 것과 겹쳐 '비꼬기' 논란이 일었다.

이에 20대 커뮤니티에서 비판이 이어졌다. 한양대학교 에브리타임의 한 학생은 “그나마 있던 중도이미지 나락으로 보내버리기”라는 표현으로 윤 전 총장의 ‘개 사과’ 논란을 비판했다. 다른 학생은 “어차피 경선 이긴다 이거지”라며 “마이웨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은 22일 오전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반려견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올렸다가 삭제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가’라는 질문에 “그 부분은 저도 밤새 일어난 일이라 잘 모르겠다”며 “인스타그램이란 건 재미있게 하려고 하는 부분이기 때문에, 개인의 인스타는 너무 무겁고 딱딱하면 재미가 없지 않겠느냐”고 해명했다.

윤석열 캠프는 “실무자가 가볍게 생각해 사진을 게재했다가 실수를 인정하고 바로 내렸다”며 “앞으로 인스타 게시물 하나하나 신중하게 게시하고, 아울러 시스템을 재정비하겠다”고 말했다.

'민지야 부탁해' 유튜브 영상 캡처

▲ 인스타그램 및 SNS, ‘양날의 검’…‘잘 쓰는 법’ 골몰해야

여러 커뮤니티의 반응과 20대 인터뷰를 종합해보면, 인스타그램은 20대가 특정 인물에 대한 ‘이미지’를 형성하는 것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리고 핵심은 ‘자연스러움’이었다.

인스타그램에서 자연스럽게 긍정적 이미지를 형성하기 위해선 ‘꾸준함’이 필요하다. 단기간에 ‘보여주기식’으로 유행한다는 사진이나 말투를, 그것도 어색하게 따라한다면 20대에게서 돌아오는 것은 조롱 뿐이다.

윤 전 총장 측이 MZ세대를 ‘민지’라고 부르며 반감을 샀던 일도 같은 맥락이다. MZ세대라는 멀쩡한 단어를 두고 굳이 ‘민지’라는 성(性) 규정적 함의를 가진 이름을 급조해, ‘반말’로 부르며 진정한 의미의 ‘소통’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대는 이런 행위를 ‘기만’으로 느끼기 때문이다.

일련의 논란들을 계기로 윤 전 총장 캠프가 인스타그램 소통 방식에 대한 쇄신에 성공할 수 있을지,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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