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 경악"
"손 바닥에 '왕(王)'자는 해괴했고, 이번 '사과' 사진들은 기괴했다"

사진 = SNS 캡처
사진 = SNS 캡처

전두환 전 대통령 옹호 발언 논란으로 뒤늦게 마지못해 사과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SNS에 '사과'와 관련된 사진을 연달아 올려 파문이 커지고 있다. 당 안팎에서 "국민을 조롱했다", "1등으로 경선 거저 먹게 생겼으니 뵈는 게 없나" 등 강한 불쾌감을 보이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21일 오전 전 전 대통령 평가 발언에 유감 입장을 표명했다. 앞서 윤 전 총장은 지난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은 군사 쿠데타와 5·18만 빼면 정치는 잘했다"고 말해 각계각층으로부터 거센 반발을 샀다. 윤 전 총장이 의존하는 중도좌파 저명인사들 역시 역대급 망언으로 선을 분명히 넘은 것이라며 당장 사과하라고 공개 비판했다. 애초 사과를 거부한 윤 전 총장은 이틀 만에야 유감 입장을 냈고, 이 정도론 부족하다는 지적에 같은날 오후 "소중한 비판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그 누구보다 전두환 정권에 고통을 당하신 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드린다"고 사과했다.

하지만 윤 전 총장은 사과를 한 뒤 인스타그램에 먹는 '사과' 사진을 연달아 올렸다. 반려견 '토리' 사진을 올리는 인스타그램에 토리에게 사과를 주는 모습들이다. 사진과 함께 "토리야 인도사과다!", "억? 아빠 오늘 또 인도사과 있어오? 오늘 또 아빠가 나무에서 인도사과 따왔나봐오!"라는 글이 달렸고, 하단에는 '#우리집괭이들은_인도사과안묵어예'라는 태그가 달렸다.

나무에 끈으로 매단 사과 사진도 올렸다. 여기엔 "석열이형이 어렸을 적 아버지는 퇴근길에 사과를 하나씩 사 오셨대요. 그러고는 몰래 마당에 있는 나무에 사과를 실로 묶어두었답니다", "냉큼 일어나 팬티 바람으로 사과를 따서 아삭아삭 베어먹었어요"라는 글을 달았다.

윤 전 총장 인스타그램 계정에도 지난 20일 윤 전 총장 돌사진과 함께 "석열이형은 지금도 과일 중에 사과를 가장 좋아한다"는 글이 올라왔다.

지난 19일 전두환 전 대통령 관련 발언으로 사과 요구가 빗발치는 중에 윤 전 총장이 보란듯이 '사과' 사진을 세 번이나 잇달아 올린 셈이다.

홍준표 캠프 여명 대변인은 22일 "국민의 빗발치는 사과 요구에 결국 송구하다며 입장을 밝힌 윤 후보는, 새벽 사이 인스타그램에 자신이 키우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게재하며 가뜩이나 엎드려 절받은 국민의 뒤통수를 쳤다"며 "이것이 '사과는 개나 줘'가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라고 했다. 이어 "이틀간 윤 후보에게 사과를 요구한 국민 중에는 분명 윤 후보가 빨리 실수를 바로잡길 원하는 지지자도 있었을 것"이라며 "윤 후보는 그런 국민과 당원 모두를 우롱했다"고 비판했다.

원희룡 캠프 신보라 수석대변인도 같은날 "사과마저 희화화하는 윤석열 후보 캠프에 경악을 금치 못한다"며 "전두환 발언으로 국민께 큰 상처를 주었음에도 후보나 캠프나 진실한 반성이 없다. 돌이킬 수 없는 후폭풍이 될 것"이라고 했다.

유승민 캠프 권성주 대변인도 같은날 "자신의 망언에 대한 사과 요청에 과일 사과 사진을 SNS에 올려 국민을 조롱하더니, 끝내 겨우 '송구'하다 말한 그날 심야엔 개에게 사과를 주는 사진을 추가로 올렸다"며 "누가 봐도 사진의 의미와 의도는 명확했다. '사과'는 개나 주라는 것"이라고 했다. 권 대변인은 또 "윤석열 후보 손 바닥에 '왕(王)'자는 해괴했고, 이번 '사과' 사진들은 기괴했다"고 일갈했다.

사태가 수습되는 국면에 이 같은 일을 벌인 윤석열 후보와 윤석열 캠프 측에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도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아침에 일어나 보니 뭐 이런 상식을 초월하는...착잡하다..."고 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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