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송곳 질문을 받았다.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 화면 캡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지난 20일 국정감사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의 송곳 질문을 받았다. [사진=펜앤드마이크 방송 화면 캡처]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에 대한 국감 2차전이 모두 끝났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맹탕 국감이었다며 이재명 후보의 승리를 강조했다. 하지만 국민들이 품은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 후보 입장에서는 ‘절반의 실패’라는 평가가 나온다.

최근 대장동 1타강사로 꼽히는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1차전은 5대0으로 패했고, 2차전은 3;2로 패했다고 봤다. 특히 2차전에서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이 2골을 넣었다고 추켜세웠다. 김 의원의 날카로운 질문을 통해서, 이재명 후보에 대해 요리할 수 있는 재료들을 모을 수 있었다고 했다.

이재명의 패착, 언론에 안 나온 유동규 자살 시도를 국감에서 언급

원 후보는 21일 TBS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20일 진행된 국토위 국정감사에서 최고의 성과는 이 후보가 ‘유동규가 (자살) 약을 먹었다’고 말한 점을 꼽았다. 대장동 비리가 유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의 개인적인 일탈이라는 것을 강조하고, 또 유 전 본부장이 사직하고 난 이후 거의 1년간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는 과정에서 나온 이 후보의 ‘치명적 실수’라는 것이 원 후보의 분석이었다.

전날 국토위 국감에서 이 후보는 “압수수색 당시에 침대에 드러누워 있었다는 보도가 있던데 돌려 돌려 들어보니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내용은 전혀 모르고 있다"고 말했다. 바로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김은혜 의원이 날카로운 질문을 퍼부었다. 김 의원은 "유 전 본부장이 자살약을 먹고 누워있었다? 본인밖에 모를 사실을 어떻게 아냐. 누구한테 보고받았나"고 질문했다.

원 후보와 팀원들은 바로 그 순간 ‘환호성’을 질렀다고 한다. 언론에서는 이불을 뒤집어쓰고 누워 있는 알 수 없는 행동을 했다는 얘기까지만 나왔기 때문이다. 김 의원이 “어떻게 알았냐, 누구에게 보고 받았냐?”라고 물었을 때, 이 후보는 “기억이 안 난다”라는 궁색한 답변을 했다.

김현정 앵커 역시 "유동규 씨 근황에 관해서 이 지사가 압수수색 당시에 자살한다고 약을 먹었다더라 발언해서 김남국 의원한테 질문했더니 언론 보도를 보고 한 말이라고 답했다"고 운을 뗐다. 김 앵커도 유 전 본부장이 자살을 시도했다는 언론 보도를 접하지 못했기 때문에, 원 후보에 앞서 전화 인터뷰를 진행한 김 의원에게 질문한 것이었다.

원희룡, “유동규의 행위는 토사구팽에 대한 시위”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유동규의 자살 시도는 (본인에 대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토사구팽에 대한 시위”라고 분석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CBS 라디오 방송에 출연, “유동규의 자살 시도는 (본인을 향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토사구팽에 대한 시위”라고 분석했다. [사진=김현정의 뉴스쇼 캡처]

이와 관련 원 후보는 날카로운 분석을 내놓았다. “(이 후보가) 대통령으로 가는 길을 결정적으로 막을지 열지, 아니면 (이 후보가) 가는 길에 유서 쓰고 드러누워서 막을 수도 있는 사람이 자살약을 먹었다는 얘기를 누구한테 들었는지는 기억을 못 한다고?”라면서 “그 천재가 그걸 기억을 못 하나"라고 반문했다. 원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의 이런 행위를 “토사구팽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에 대한 시위”라고 분석했다.

원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이 후보와 어느 정도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은 일부 사실이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재명 지사 대통령 고지가 눈앞에 보이는데 측근들은 다 중용하면서, 유 전 본부장은 서열이 밀리면서...” 빚어진 사고로 풀이한 것이다.

“유동규는 압수수색 직전 주군의 복심과 2시간 동안 전화 통화”

원 후보는 “유 전 본부장이 압수수색을 당하기 전 2시간 동안 통화한 당사자에 대한 제보까지 확보해 두었다”고 밝혔다. 유 전 본부장이 주군이라고 생각하는 이 후보가 지금 본인을 어떻게 생각하는지를 확인해 줄 수 있는, 이 후보의 완전한 복심과 통화를 했다는 것이다. 유 전 본부장이 통화한 사람이 누구인지도 알고 있으며, 그 제보를 한 사람은 ‘유 전 본부장이 통화하는 걸 옆에서 지켜본 사람’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원 후보는 같은 날 YTN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 “민주당 내에 분열이 있고 저희한테도 심지어는 이재명 캠프 내부 사람, 그 주변사람들까지도 저희에게 제보 내지는 협조가 되는 사람들이 있다”고 밝혔다.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암시하며, 이재명 캠프 내부의 사람에게서도 제보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사진=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캡처]
원희룡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는 21일 YTN 라디오 방송에서 민주당 내부의 분열을 암시하며, 이재명 캠프 내부의 사람에게서도 제보가 들어온다고 밝혔다. [사진=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캡처]

이런 제보들은 민주당 내부의 복잡한 사정을 반영한다는 게 정치권의 분석이다. 민주당 내에서도 이 후보의 낙마 가능성이 조금씩 제기되는 상황에서 비롯된 내부 분열이라는 것이다. 원 후보 주장대로 모 인사가 유 전 본부장 옆에서 전화하는 내용을 들었다면, 유 전 본부장에 대한 이재명 후보 측의 냉정한 태도에 제보하기로 마음을 굳힌 것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원 후보의 분석처럼 유 전 본부장이 ‘토사구팽’ 당했고, 이재명 후보의 냉정한 태도에 반발하거나 실망하는 세력 그리고 이 후보의 낙마를 추동하는 세력들 간의 갈등이 격화될 경우, ‘대장동 의혹’은 여권 내 대선판도를 뒤흔드는 사태까지 치달을 수도 있다는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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