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노조 265호 특별판으로 나온 <정상화 백서>에서, 제가 재임 중이던 시절 MBC 라디오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기술한 부분에 대해 사실 관계를 바로잡고자 합니다.  
 
 
1)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또 다른 한 축인 라디오는 안광한-김장겸 체제하에서 프로그램 MC, 출연자, 아이템, 하다못해 단어 하나와 표현조차도 간섭받고 통제받으면서 암흑기를 맞게 된다.”라는 중간 제목 밑에, 제가 국장 시절 프로그램에 관여했던 사례를 적시했더군요. 그렇다면 제가 라디오국장으로 있을 때 이런 일이 있었다고 암시하는 것이겠죠? 비판하는 것은 좋은데, 사실관계와 인과관계를 꼼꼼이 따져서 제대로 비판하시기 바랍니다.  
 
1-1) “하다못해 단어 하나와 표현조차도 간섭받고 통제받으면서”에 대한 근거를 제시하시기 바랍니다. 제가 언제, 누구에게, 어떤 상황에서, 어떤 단어와 표현에 대해 간섭을 했다는 것인지요? 후임 국장 시절 있었던 일을  저에게 뒤집어씌우려고 중간 제목의 배치를 그렇게 하신 거 아닙니까? 
 
1-2) “암흑기”를 맞았다고 했는데, 누구의 입장에서 암흑기인가요?  
제가 라디오국장을 떠난 직후인 2015년 4월 청취율 조사에 관한 기사가 2015년 5월 15일字 MBC 블로그에 있어서 찾아보니, MBC 라디오가 ‘청취율 톱 5위권 중 4개 차지!’라는 내용이 있던데, 이쯤 되면 암흑기가 아니라 전성기 아닌가요? 요즘은 ‘청취율 톱 5위권’에 들어가는 MBC 라디오 프로그램이 없는 것 같던데... 
 
2) “2013년 5월부터 2년 가까이 라디오국장인 김도인은 라디오의 고정 진행자를 윗사람의 청탁이나 본인의 개인적 친분으로 프로그램에 투입시키기도 하고 반대로 정치적 이유로 배제시키기도 했다.”라고 하면서, 
“<시선집중>과 <세계는 우리는> 코너를 담당했던 경향신문 기자들이 일괄 하차하기도 했다”라고 예를 들었더군요. 

 
2-1) 기억을 되살려보니 <세계는 우리는>에서 외신 소개 코너를 담당하던 경향신문 최○○ 기자 대신에 워싱턴 지사장으로 나가 있던 이진숙 기자를  투입했더군요. 입사 동기라는 ‘개인적 친분’으로 제가 섭외를 해준 기억이 납니다. 당시 이진숙 지사장은 현지 시각으로 새벽 6시경 라디오 생방송에 출연하기 위해, 밤을 새워 원고를 준비하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덕분에 경향신문 기자가 출연할 때에 비해, 출연료도 아낄 수 있었고 내용도 훨씬 좋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2-2) <시선집중>의 경우 기억은 나지 않습니다만, 도대체 얼마나 많은 경향신문 기자들이 출연하였기에 ‘일괄’이라는 표현을 썼습니까? 그 정도로 많은 경향신문 기자가 출연하고 있었다면 그게 더 문제가 아니었을까요?  
 
2-3) <세계는 그리고 우리는>의 뉴스 브리핑 코너의 패널로 시사평론가 박○○씨를 제가 추천하였습니다. 그분 방송 잘했습니다. 당시 PD도 그 점에 대해서는 부인하지 못할 것입니다.  
   
2-4)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제가 그렇게 관여를 해서 프로그램에 어떤 영향이 있었느냐 하는 것입니다. 2014년 7월 29일字 MBC 블로그를 보니, <세계는 우리는>이 2014년 7월 라디오 청취율 조사에서 전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중 1위를 차지했다는 기사가 눈에 띄는군요. 게다가 <시선집중>과 <손에 잡히는 경제>가 전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중 2, 3위를 차지해서, 지난 조사에 이어 시사 프로그램 청취율 1~3위를 MBC 라디오가 차지했다는 내용이었습니다. 그 기사 중에 이런 대목이 나옵니다.  
 
“특히 이슈가 되어온 세월호 관련 뉴스를 다양한 시각으로 다뤄왔고 아울러 이스라엘-팔레스타인 전쟁이나 말레이機 격추사건과 같은 국제 뉴스를 심도있게 보도한 것이 청취자들의 관심을 이끈 듯하다.” 
 
제가 관여했다는 뉴스 브리핑과 외신 담당 패널 선정이 실패한 것은 아니라는 傍證 아니겠습니까? 또, 2014년 5월 조사에서 <시선집중>이 전체 라디오 시사 프로그램 중 청취율 1위를 수성했다는 2014년 6월 10일字 MBC 블로그 기사로 볼 때, 고정 출연자를 교체한 후에 <세계는 우리는>이 <시선집중>을 제치고 청취율 1위로 올라섰다는 해석도 가능하지 않을까요?  
제가 국장으로 있던 2년 동안 청취율 조사가 12번 있었는데, 그중 8번 조사에서 MBC 표준FM이 1등을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제가 부임했을 때 6.1%였던 음악FM의 청취점유율은 12.8%까지 올랐구요.  
 
제가 라디오국을 떠난 이후로 표준FM은 한 번도 1위를 하지 못하였고, 최승호 사장 이후에는 안정적인 3위에 머물러있더군요. 과거 타령만 하지 말고, 지금 MBC 라디오가 바닥을 치는 이유에 대해 냉철하게 반성하고 분발하시기 바랍니다.  

김도인 (전 라디오국장, 현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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