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정기현 국립중앙의료원 원장.

공공의료기관의 지원 육성 업무를 담당하는 보건복지부 과장이 돌연 대기 발령된 사건의 배경을 둘러싸고 '본인의 갑질 탓' 또는 '친문(親문재인) 실세를 건드려서'라는 상반된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22일 복수 언론보도에 따르면 국립중앙의료원(NMC)을 관할하는 복지부 A과장이 지난 19일 대기 발령됐다. A과장은 최근 NMC에서 발생한 '간호사 사망 사건'에 대한 보고를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중앙의료원 측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전해진다.

지난 16일 새벽 NMC 소속 남자 간호사가 화장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사건을 언론 보도를 통해 알게 된 A과장은 사망사건을 보고하지 않은 NMC 담당자를 거칠게 질책했다고 한다.
  
이에 대해 정기현 NMC 원장은 18일 세종시 복지부 청사에 찾아가 사과했다. 다음날인 19일 복지부는 A과장에게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

정 원장을 비롯한 NMC의 사과를 받는 과정에서 A과장은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행동을 했고, 이 행동이 문제가 돼 즉각 대기발령이 됐다는 게 표면적인 이유다. 정 원장은 A과장에게 사과하며 무릎까지 꿇은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대기발령이 알려진 직후 복지부 관계자는 "A과장이 큰 실수를 했다"며 "감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22일 기준으로는 감사가 진행되고 있지만, 복지부 측이 구체적인 내용은 "공식적으로 밝히기 어려운 부분"이라고 공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A과장이 정 원장과 만나는 과정에서 과한 행동을 하지 않았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다만 문재인 정권의 실세로 꼽히는 정 원장의 심기를 건드려 대기발령됐다는 얘기다.
  
지난 1월23일에 임명된 정 원장은 2012년 대선 당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 캠프에서 활동했고, 지난해 1월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지지 모임인 '더불어 포럼' 창립에도 참여했다. 더불어민주당 전남도당 산하 전남정책연구원 설립추진공동위원장도 지냈다.

지방에서 소규모 민간 병원(순천 현대여성아동병원장)을 운영한 경력이 다였지만, 지난해 11월 NMC 원장 공모 마감을 사흘 앞두고 복지부가 출범시킨 '공공보건의료발전위원회' 민간위원장을 맡아 "복지부가 경력을 급조해 준 것 아니냐"는 말이 나왔다. 이 때문에 정 원장이 임명될 때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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