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시다, 지난 4일 취임 후 1차로 모두 5개국 정상과 취임 인사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를 뒷전으로 미뤘다는 보도가 나왔다. 외무성과 총리실 모두 기시다 총리가 취임 후 첫 통화그룹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는 내용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12일 일본 정부가 문 대통령과의 통화를 후순위로 미뤘다고 보도했다. 신임 총리가 취임 직후 우방국 정상들과 통화를 하는 게 관례인데 기시다 총리는 외무성과 총리실(관저)의 인식 대로 한국을 조기 통화할 국가 그룹에 포함시키지 않았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전 총리는 지난해 9월 취임했고 취임 9일째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했다. 바로 이날은 기시다 총리의 취임 9일째다. 이날 문 대통령과 통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기시다 총리는 스가 전 총리보다 문 대통령과 첫 통화를 더욱 늦게 하게 된다.

일본 측은 양국 정상 간의 통화 일정과 관련해 한국 측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기시다 총리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오는 31일 예정된 중의원 선거를 의식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집권 자민당의 전통적 지지 기반인 보수층에서는 일본이 한국에 유화적 태도를 보이는 걸 싫어한다는 것이다.

지난 4일 취임한 기시다 총리는 1차로 모두 5개국 정상과 취임 인사를 나눴다. 한국을 제외하고 전화 외교의 일단락을 지은 셈으로 통화 상대는 미국을 포함한 '쿼드' 멤버 국가의 정상들이었다. 기시다 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도 통화했다.

본래 기시다 총리는 자민당 내 파벌인 고치카이(宏池會· 일명 기시다파)를 이끈 인물로 주변국과 온건한 외교를 강조해 왔다. 그는 박근혜 정부가 위안부 문제 해결을 요구하며 강경 입장으로 일관하는 데 대해 당시 외무상으로서 대처해왔으며 지난 2015년 12월 한일 간 위안부 합의도 이끌어냈다.

그러나 자민당 내 온건파들도 문재인 정부가 출범 이후 한일관계를 하나씩 파탄내는 걸 보며 강경 입장으로 돌아선 상태다. 일본 정치권은 문재인 정부와는 외교적 성과를 낼 의지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닛케이는 신임 총리가 어느 나라를 중시하는지를 국내외에 보여주는 게 바로 취임 직후의 정상 외교 순서라면서 일본 총리실과 외무성이 다각도로 신중하게 순서를 검토해 왔다고 전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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