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구 "금융사 소유 계열사 주식 팔아야"…사실상 삼성 옥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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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초승인 2018.04.22 15:56:17
  • 최종수정 2018.04.23 20:14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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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득원가 기준이냐 시가 기준이냐에 따라 삼성생명은 약 20조원어치 삼성전자 지분 강제 매각해야 할지도
금산분리 폐해가 기업 환경 악화시킨다는 비판도 나와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삼성생명의 삼성 계열사 지분 보유 문제와 관련해 목소리를 높여왔던 여권(與圈)과 일부 좌파 성향 시민단체들의 주장에 결국 입장을 선회하는 듯한 발언을 내놓았다.

최종구 위원장은 20일 간부회의에서 "금융회사의 대기업 계열사 주식소유 문제의 경우 관련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 해당 금융회사가 아무런 개선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기대에도 부합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법 개정 이전이라도 금융회사가 단계·자발적 개선조치를 실행할 수 있도록 필요한 방안을 적극 강구하라"고 지시해 금융권에선 사실상 삼성생명 지분 문제를 겨냥해 압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문제가 되고 있는 것은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규제' 문제다.

현재 은행, 증권, 보험, 저축은행 등 금융회사는 총자산의 일정 비율 이상을 동일한 대상에 투자하지 못하도록 법으로 규제받고 있다. 정부가 나서 한곳에 과도하게 투자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를 관리하고 계열사 지원을 차단하기 위해서다. 

여당과 좌파 단체에서 '삼성 특혜'라며 주장해 온 이유는 은행, 증권, 저축은행은 보유 주식 평가를 시가(시장가치)기준으로 하지만 보험만 취득원가로 한다는 점이다. 그동안 정치권에서는 금융회사에 적용되는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규제의 기준이 유독 보험사에만 다르다며 보험업법 개정안을 다수 제출한 상태다.

여당은 금산분리 차원에서 보험사가 계열사 주식을 보유자산의 3%(시장가치 기준)까지만 보유하게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발의해 놓은 상태다. 이 법이 통과되면 지분 8.27%를 보유한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지분인 약 20조원어치를 매각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을 비롯한 보험업계는 적법하게 계열사 주식을 취득한 후 시가가 변동돼 가치가 달라졌을 뿐 추가로 대주주나 계열사 주식을 사들인게 아니라면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적법하게 계열사 주식을 보유했으나 어느 순간 위법 행위로 정해져 강제로 대량의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는 것은 부당하며 행정법상 신뢰보호원칙에도 위배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위 또한 이 같은 의견에 동의해 2016년 6월 발의된 이종걸 의원 법안에 대한 국회 검토보고서에서 "대주주 및 계열사에 대한 투자한도 규제는 연혁상으로나 규제목적상으로 취득시점의 규제로 이해된다"며 "보험은 장기계약의 성격을 띠므로 단순한 자산가치 변동에 따라 규제준수 여부가 좌우되는 것은 합리적이지 않다"는 의견을 밝힌 바 있다.

최 위원장이 기존 금융위 입장을 뒤집는다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문제는 언제든지 위법으로 몰릴 수 있다. 법으로 규제받는 은행, 증권, 저축은행 등과 다르게 보험은 금융위에 개정 권한이 있는 감독규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금융위는 찬반이 치열한 사안을 현실적으로 행정부처가 섣불리 결정할 수 없어 그동안 국회 결정에 따르겠다는 입장을 보여 왔다.

일각에서는 금산분리 자체가 문제라는 지적도 있다. 한동안 문제시 됐던 K뱅크, 카카오뱅크 등 설립은 등은 산업자본의 은행 지분 보유 한도를 10%로 제한되어야 한다는 규제로 인해 세계적으로 열풍인 핀테크 산업에서 뒤쳐지고 있는 실정이다.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들이 새로운 산업이 발전됨에 따라 완화된 규제 속에서 산업을 키우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만 오히려 우리는 보험사까지 법적인 규제 테두리에 포함시키며 뒷걸음질 치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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