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300여개 비정부기구들,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 맞아 유엔 회원국들에 서한 보내
“북한의 지독한 인권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지도자 김정은과 노동당에 있다”
“북한 노동당은 대규모 사회통제 장치...북한주민들을 무급 강제 노동으로 착취해”

북한의 해외 노동자(VOA)

전 세계 300여 개 민간단체들을 대표하는 40대 시민사회단체라 10일(현지시간)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유엔 회원국들에게 북한의 끔찍한 인권 상황에 관해 감시와 책임 추궁을 강화할 것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을 보냈다고 미국의소리(VOA) 방송이 11일 보도했다.

휴먼 라이츠 워치(HRW)와 국제인권연맹(FIDH), 세계 기독교 연대(CSW) 등 40개 비정부기구들은 북한 노동당 창건 76주년을 맞아 193개 유엔 회원국들에 공개 서한을 보냈다. 이들 단체는 서방세계분만 아니라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300여 개 단체들을 대표한다.

이들 단체는 서한에서 “북한주민들은 1945년 노동당 창건과 북한정권이 출범한 1948년 이후 지금까지 김씨 일가의 잔혹한 통치 아래 고통받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특히 북한주민들은 해마다 10월 10일이면 북한 지도부로부터 노동당 창건일을 기념하도록 강요받고 있다며,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고 우려했다.

단체들은 “북한의 지독한 인권 상황에 대한 직접적인 책임은 지도자 김정은과 노동당에 있다”며 “북한정권은 주민들이 굶주리는 상황에서도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계속해서 개발하는 등 주민들의 기본 권리를 묵살한 채 자신들의 권력 유지에만 혈안이 돼 있다”고 비판했다.

휴먼 라이츠 워치의 리나 윤 아시아 담당 선임연구원은 이날 성명에서 “북한 노동당은 대규모의 사회통제 장치의 일환이자 정부 사업과 사회기반시설을 위해 북한주민들을 무급 강제 노동으로 착취하고 있다”고 지적했다고 VOA는 전했다.

또한 단체들은 북한 지도부가 2020년 12월에 제정한 반동사상문화배격법에 대해 특히 우려했다.

이 법은 한국과 미국, 일본 등 외국 매체의 유통을 금지하며, 위반 시 최고 사형에 처한다. 단순히 외국 매체를 시청하는 것만으로도 최대 15년의 노동교화형에 처해질 수 있다.

VOA에 따르면 단체들은 “김정은은 지난 4월 청년들 사이에 외국 말투와 머리 모양, 복장의 유행까지 막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며 “북한 당국이 이를 행동으로 옮기면 가뜩이나 취약한 주민들의 사생활 권리가 더욱더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영국 의회 내 ‘북한에 관한 초당적 의원 모임’이 지난 7월 보고서에서 북한당국이 계속해서 살인, 고문, 노예화 등 인권 범죄를 지속하고 있음을 확인하고 북한을 상대하는 국가들은 책임규명과 관여를 병행하는 접근해야 한다고 권고한 것을 상기시켰다.

단체들은 “단순히 안보에 초점을 맞추거나 정치적 대화를 반복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며 “북한과 양자와 다자 관계에서 안보와 인권을 주요 의제로 함께 다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어 “국제사회는 반인도적 범죄를 비롯해 중대한 인권 침해를 자행한 자들이 언젠가 그런 행위에 책임을 지게 될 것임을 북한 지도부에 분명히 알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체들은 “유엔 안보리가 북한인권 문제를 논의하는 정기 회의를 재개하고 북한 인권 상황을 국제형사재판소(ICC)에 회부해야 한다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의 권고 이행, 북한의 인권 상황을 감시해 추가적 인권 침해를 막고 책임 추궁을 위해 행동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VOA는 전했다.

양연희 기자 yeonhee@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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