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가 5일 창사 이래 첫 임금교섭에 들어간다. 현재 노조측은 전 직원 연봉 1000만원 인상, 영업이익 25%에 달하는 성과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원안을 사측이 그대로 받아들일 경우 직원 1인당 급여가 평균 50% 인상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노사는 이날 오후 경기 용인시 기흥캠퍼스 나노파크 2층 교섭장에서 첫 임금교섭을 본격적으로 진행한다. 이번 교섭은 지난해 5월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이 대국민 사과에서 '무노조 경영 폐기'를 약속한 뒤 처음으로 이뤄지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 3월 사내 자율기구인 노사협의회를 통해 올해 총 7.5%의 임금 인상안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12일 첫 노사 단체협약을 체결, 올해에만 두 번째 임금협상을 진행하는 셈이다. 

삼성전자 측은 그동안 "관련 절차를 준수하면서 노조와 성실히 대화에 임할 것"이라고 밝혀왔다.

한편 노조 측의 임금 협상안 초안이 그대로 반영될 경우 직원 1인당 급여가 작년 기준으로 평균 50% 인상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기업분석연구소 리더스인덱스(대표 박주근)가 지난해 삼성전자의 사업보고서상 임금·경영실적 기준으로 분석한 결과 노조의 요구 초안대로 임급교섭이 타결되면 직원 1인당 평균 급여가 약 1억8260만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는 지난해 삼성전자의 1인당 평균 급여(약 1억2100만원) 대비 51%가량 오르는 것이다.

노조가 사측에 요구한 임금인상안 초안에는 직원 계약 연봉 일괄 1000만원 인상, 자사주(1인당 약 107만원)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격려금 지급(1인당 약 350만원), 영업이익의 25% 성과급 지급 등의 내용이 담겼다.

이들 조건을 경영지표에 반영하면 지난해 실적 기준으로 1인당 평균 급여가 6000만원 이상 오른다고 리더스인덱스는 분석했다. 1인당 급여가 6000만원이 오르면 직원 11만명이 넘는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은 최소 6조원 이상 줄어들게 된다.

재계에서는 노조의 요구안 가운데 최대 쟁점인 '영업이익 25% 성과급 지급' 조항을 놓고 노사가 치열하게 대립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리더스인덱스가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사상 최대였던 2018년도 당시의 임금과 경영실적을 대입해 계산한 결과 노조의 요구안대로 협상이 타결되면 1인당 평균 급여액이 1억1500만원에서 2억3600만원으로 105.5%가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리더스인덱스 박주근 대표는 "최근 3년 치 삼성전자의 경영 성과를 놓고 볼 때 노조안이 모두 수용될 경우 삼성전자의 당기순이익이 연평균 5조원 이상 감소하면서 결국 향후 삼성전자의 투자와 배당 감소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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