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진단] 대선 겨냥한 '자주통일충북동지회' 포착됐지만···與, 국가보안법 철폐 코앞?
[긴급 진단] 대선 겨냥한 '자주통일충북동지회' 포착됐지만···與, 국가보안법 철폐 코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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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민주당 의원이 23일 오후 서울광장에서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 주최로 열린 '국정원 해체와 민주주의 회복을 위한 전국시국기도회'에서 촛불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3.9.23(사진=연합뉴스)

문재인 대통령의 숙원(宿願) 사업인 '국가보안법 철폐'를 위한 실질적 구현화가 드디어 코앞에 들이닥쳤다. 바로 지난해 10월, 더불어민주당에서 '국가보안법 제7조폐지안(2104605, 이규민)'을 내놓으면서 불이 붙은 것.

여기서 그치지 않고, 정의당의 강은미 의원도 지난 5월 전면폐지안(2110236)을 발의한데에 이어 '국가보안법폐지국민행동'이 오는 5일부터 10일간 전국 순회 대규모 여론 선전전(宣傳戰)을 벌이겠다고 엄포를 놓은 상태다.

문재인 정부 집권 4년만에 국가보안법이 '풍전등화(風前燈火)'의 위기에 처했지만, 이들이 없애려는 국가보안법을 근거로 보안당국은 지난 8월2일 간첩단 사건인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을 적발했다.

하지만 이 사건에 연루된 현 정부의 주요 정치인에 대한 소환조사는 아예 엄두도 못내고 있는 실정이다.

심지어 이번에 적발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은, 4일인 오늘을 기준으로 불과 157일 후인 내년 3월9일 열리는 제20대 대통령선거를 겨냥하고 있어 그 사안이 결코 가볍다고 볼 수 없다.

이에 펜앤드마이크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내년 대선을 겨냥한 이 사건의 실체를 재조명한다.

국가정보원 본청 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국가정보원 본청 현관 모습.(사진=연합뉴스)

#1. 수사당국,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사법처리 착수···대체 왜

국가정보원(國家情報院, 국정원)과 경찰청은 지난8월2일 일명 '자주통일 충북동지회'라는 비밀결사체를 결성해 암약(暗躍)한 일당 4명 중 3명을 구속처리하면서 여론의 관심을 단번에 끌어모았다.

그로부터 한달만인 지난 9월16일 검찰이 기소했는데, 그 과정에서 1명은 두번씩이나 구속 영장이 기각되면서 불구속으로 송치된다.

기성 언론에서 알려진 바에 의하면, 이들은 북한의 지령을 받고 최신예 美 전투기 F-35 스텔스기 도입 반대 여론전을 벌였으나 실상 이들의 활동상은 그 이상이었다는 지적이 보안당국 등으로부터 나왔다.

'자주통일충북동지회'를 검거하는 과정에서, 수사당국은 공식 브리핑이나 통상적인 중간수사 결과도 밝히지 않았다.

당초 2017년 7월 수사당국은 北 공작원과의 접선 행태를 포착하고 수사에 들어갔으나 2018년 9월 문재인 대통령과 北 김정은과의 '9월 평양선언' 등의 여파로 사법처리가 연기됐다.

2018년부터 다시 착수한 수사당국은 천신만고(千辛萬苦) 끝에 사법처리에 착수하게 되지만 지난 5월 법원은 두번에 걸쳐 압수수색 영장과 체포영장을 통째로 기각한다. 5월27일에서야 진행함에 따라 증거인멸 여건으로 이용됐다.

기자는 지난 1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의 대북지령문 일체를 확인했다.2021.10.04(조주형 기자)
기자는 지난 1일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의 대북지령문 일체를 확인했다.2021.10.04(조주형 기자)

#2. 무려 17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조직'···황당한 '지령문' 내용 뭐길래

기자는 지난 1일 저녁 서울 동작구 일대에서 경찰청 공안문제연구소·경찰대 치안정책연구소에서 30년간 북한의 대남전략을 다뤘던 유동열 자유민주연구원장으로부터 직접 '자주통일 충북동지회 사건'의 전말을 들을 수 있었다. 다음은 그가 기자에게 밝힌 이야기로, 이를 통해 이 사건의 전말을 엿볼 수 있다.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정확한 정체가 무엇입니까?
▲ 우선, 이 조직의 총책인 박0용은 지난 2017년 5월21일 중국 북경에서 문화교류국(舊 225국) 소속 공작원과 접선해 전위 지하조직을 결성하라는 지령을 받았습니다. 그렇게 2017년 8월13일 이 조직을 결성하죠. 본래는 '조선노동당 자주통일 충북지역당'으로 장악하려 했는데, 일명 본사(북한)에서 이를 노출하지 말라는 지침에 따라 이름을 저렇게 정한 겁니다. 내부 용어인데, 대외적으로 '변혁을 위한 동지회'였고 본사(북한)에서는 이를 '1처'라고 호칭했어요.

- 이게 얼마나 오래된 사건입니까?
▲ 무려 17년가량으로 추정됩니다. 1998년, 국가보안법 제7조(찬양·고무의 죄) 문제가 있다고 인지된 시점인데 당시 박0용이 그해 10월 '새아침노동청년회'를 만들었는데 뚜렷하지 않았죠. 2015년부터 다시 들여다보다가 2017년 5월 본사 공작원과 접선하면서 결정적 증거를 잡은 겁니다. 2019년 11월4일 이들이 보낸 대북보고문에서는 "15년전 1처 지도부조직을 꾸리던 첫시기 상급동지가 들려주신 우리 장군님을 회고하는 눈물겨운 말씀을 상기하여 들려주었다"고 돼 있는데 역산하면 2004년입니다.

특히, 그는 이날 기자에게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의 하위 조직이 철저히 단선연계 복선포치(單線連繫 複線布置) 원리로 구성돼 있음을 강조했다.

여기서 등장한 '단선연계 복선포치'란 공작망(工作網)의 한 형태로, 펜앤드마이크의 지난 5월1일자 기사 <[탐사기획] 文 회전인사 끝판왕 '김부겸' 과거 '北 중부지역당 사건' 왜 조명되나>와 8월7일자 기사 <[탐사기획] 박지원 국정원 속 통혁당 신영복의 '스텔스 여론전 공작 사건' 간첩망 추적> 등을 통해 이미 수차례 조명한 바 있다.

기자는 최근 통일혁명당에 대한 간첩수사 보고서 내용이 담긴 30년 전 주요 문서집 사본 일부를 확인했다.2021.08.07(사진=조주형 기자)
기자는 최근 통일혁명당에 대한 간첩수사 보고서 내용이 담긴 30년 전 주요 문서집 사본 일부를 확인했다.2021.08.07(사진=조주형 기자)

#3. "보수 세력의 재집권책동 분쇄는 당면과업···총선 이후 지역정치 정세전망 보고하라"

기자는 그와의 인터뷰 중 검거의 단초가 된 바로 그 실체적 증거 등에 대해 질문했다. 그가 밝힌 수사당국의 핵심 증거는 바로 ① 압수수색 때 확보한 USB(대북보고 및 지령문 84건 파일) 및 압수물 ② 통신제한조치 영장으로 지속 확보한 통신내용 ③ 해외 북한 공작원 접선·회합 등 채증자료 등이다. 기자의 눈길을 끌었던 부분은 바로 '선거 개입'으로, 다음은 그 일부 증거들에 대한 질문과 답변이다.

-원장님, 이들은 과거 더불어민주당의 문재인 후보자 선거대책위원회 노동특보단으로 위촉됐었다는데 이에 따른 추가 증거는 무엇입니까?
▲ 조 기자님, 2019년 6월22일 지령인 '21대 총선 관련 전술적 활동방향'을 보면 이렇습니다. "민중당을 비롯한 진보정당 단체들이 황교안이 당 대표로 등장한 이후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자한당(자유한국당, 국민의힘 전신)패거리들의 발악적 책동을 각성있게 대하면서 철저히 제압하기위한 활동을 전개하도록 영향을 주어야 한다. 이와 관련한 조직사업정형과 핵심후보선발정형을 보고해주기 바란다"라고 하죠. 2019년 9월24일 지령문에는, "하위당 조직에 인입할 김박사를 21대 총선 충북 청원구에 출마시키는 문제도 재검토해보아야 한다"라는 등 2019년 10월12일 지령문에서도 "총선 투쟁 관련해 우선 보수 세력의 재집권책동을 분쇄하는 것을 당면과업으로 내세워야 한다"라고 합니다.

-지난해 4월에는 어떤 지령문이 있었습니까?
▲ 2020년 2월10일 지령문을 보자면, "보수대통합을 둘러싼 단체들 사이의 모순과 갈등, 준연동형비례대표제를 통한 의석수확보를 노린 미래한국당의 창당 등 민심의 지탄을 받는 행태를 건건이 물어 반보수여론을 확산시켜야 한다"라고 했고 그해 4월5일에는 "청주지역에서 통합당 후보들을 적폐세력으로 몰아 낙선시키고 미래한국당을 적폐정당으로 낙인시켜 지지율을 하락시키기 위한 선전전을 기본으로 하되 회사성원들이 전면 나서거나 표출된 행동은 극력 삼가하기 바란다"라며 "총선 이후 지역정치정세전망과 관련한 자료를 종합해 4월17일까지는 보고해주기 바란다"라고 돼 있습니다. 참...

- 원장님, 2022년 대선 공작 지령문도 있다고고요?
▲ 2019년 6월22일 지령문에서 "다음 기 대선의 목표를 초불항쟁으로 전취한 진보민주개혁세력의 재집권으로 정하고 현안대중투쟁을 조직 전개, 모든것을 지향시키라"라는 겁니다. 여기서 나온 세부안은 바로 <① 국가보안법 철폐 ② 국정원 해체 ③ 반보수투쟁 전개>죠. 게다가 특정 정당의 주요 정치인을 만나기도 했죠. 이미 조 기자님도 익히 알고 계신 분이죠.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지난 2017년 중순 경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당시 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성남시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2021.10.04(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는 지난 2017년 중순 경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당시 민주당 의원과 이재명 경기도지사 당시 성남시장의 사진을 공개했다. 2021.10.04(사진=양심수석방추진위원회)

#4. 그들과 접촉한 정치인만 30여명···수사당국, 관계자 수사는 언제?

'자주통일 충북동지회'에 대한 구속영장 재청구서 및 언론보도 등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당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위원장이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당대표와 만나 27분간 면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르면 송영길 당대표가 문재인 대통령에게 남북철도연결 사업의 추진 등을 건의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내용의 발언에 이어 송영길 대표가 김동연 당시 경제부총리에게 이 사업의 예비타당성 면제화 진행을 제안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외부세력이 국내 정치권에 직·간접적으로 개입하는 '반(半)합법 선거투쟁전술'을 '프락션(fraction) 전술'이라고 일컫는다.

앞서 밝힌 '北 이선실 사건'과의 공통점인데, 굳이 송영길 당대표를 특정한 배경으로는, 이석기 前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등 일명 '양심수'로 불리는 국가보안법 위반 수감자들의 석방을 촉구했던 이력을 비롯해 대북관 또한 북한에 대한 유화적 태도를 보여왔던 이력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런 점을 고려한 듯 '충북동지회'는 그와의 대화에서 '통일밤 묘목 100만그루 북한 보내기 운동'에 대한 지원 약속을 받은 것으로도 나타났다. 그들의 대북보고문에 등장하는 정치권 관계자는 30여명에 달한다는 것.

이 과정에서 일련의 약속 성과인 '묘목'을 특정한 배경으로는, 28개 항목 1천400여종의 대북제재 품목 가운데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지난 2019년 당시 추진된 경기도(이재명 경기도지사)의 15억원어치 대북지원 사업 속 품목 중 하나인 '묘목'과도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결국 노림수는 내년 3월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다. 이를 노린 것으로 밝혀지고 있는 특정 세력의 발호(跋扈) 행태가 포착된 상황에서, 이들과 접촉한 정치인들이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에 대해 수사당국의 관심이 요구될 것으로 보이는 바이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1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6.17(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와 윤호중 원내대표, 정의당 배진교 원내대표 등이 17일 국회 본청 계단 앞에서 열린 남북공동선언 국회 비준 동의 및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촉구 기자회견에 참석하고 있다. 2021.6.17(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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