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수진·김재원, 이준석의 곽상도 처리에 불만 터뜨려

국민의힘 지도부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진상규명 방안을 놓고 논의하기 위해 전날밤 긴급 최고위까지 개최했으나 내부 구성원 간의 큰 갈등의 여진이 다음날 오전부터 더욱 커지고 있다. 특히 회의에 불참한 조수진 최고위원이 이준석 대표에게 곽 의원의 범죄 혐의가 없음에도 이렇게 처리하는 게 과연 온당하느냐며 원색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힘은 전날 오후 9시반부터 이례적으로 심야 최고위를 개최했다. 이날 심야 회의에는 이준석 대표와 김기현 원내대표, 김재원 정미경 김용태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고 조수진 배현진 최고위원은 불참했다.

이 대표는 "특검을 관철하기 위한 노력에 대해서 서로 의견을 나눴다"면서 "상당히 전략적인 이야기를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조 최고위원은 국민의힘 의원 전체가 들어가 있는 SNS 단체방에 "오늘 오후 9시 이 대표가 추진한 긴급 최고위 안건은 '곽 의원 제명' 하나였음이 여러 군데서 확인됐다"며 이에 대한 반대 의사를 강하게 표명했다.

조 최고위원은 이 대표를 겨냥해 "아들의 퇴직금이 논란이 된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의원직을 사퇴하는 것이 타당한가. 그 논리라면, 아버지의 법 위반이 확인된 대표는 대표직을 유지하는 것이 타당한가"라며 "추석 연휴 후 미국에 다녀오면서 귀국 일성으로 이미 탈당한 의원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하는 것이 타당한가. 무소속 의원의 제명을 최고위가 의결할 수 있나. 전두환 신군부도 이렇게 하지 않았다"고 비난했다.

이 대표는 전날밤 페이스북에 "곽상도 의원에 대한 제명은 애초에 우리당 소속 의원이 아니므로 최고위 의결사항도 아니었다"며 "사실관계나 잘 확인하고 뒤에서 쏘십시오. 이준석이 징계안 처리를 시도했느니 하는데, 오늘 회의 소집 자체가 다른 분의 제안에 따른 것"이라고 대응했다.

이 대표는 다음날 오전 페이스북에 또다시 올린 글에서 "대선을 앞두고 평소보다 반박자씩 빨라도 부족함이 있는 상황에서 전두환 신군부 소리 들어가면서 굳이 당무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며 "우리는 상도수호 없다는 당 대표의 말이 나오기 무섭게 들이받을 기회만 노리고 있다가 바로 들이받고 기자들에게 언플을 해대는 모습을 보면서 무한한 자괴감을 느낀다"고 낙담했다.

특히 이 대표는 조 최고위원이 보낸 문자까지 공개하며 "당신의 문자 그대로 들고 국민과 당원을 설득해 보십시오. 남 한테 훈계하듯 시키지 말고 직접 하십시오. 저는 못합니다"라고 했다.

조 최고위원뿐 아니라 김재원 최고위원도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이 대표가 곽 의원의 의원직 사퇴, 나아가 제명까지 공언한 것을 두고 "막연한 사퇴 촉구, 힘이 없는 사퇴 촉구"라며 냉소했다. 그는 "곽 의원은 아들의 50억원 퇴직금 내지 위로금이 정당한 노동의 대가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곽 의원은 오히려 이 문제로 이재명 후보 측과 한번 밝혀보려는 입장이고, 법적 투쟁을 예고하지 않았나. 의원직 사퇴 가능성은 없다"라고 잘라 말했다.

김진기 기자 mybeatle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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