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을 방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지난 17일 전남 함평군 함평천지전통시장을 방문, 시민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의 최대 승부처로 꼽히는 호남권 투표가 추석 당일인 오늘(21일)부터 시작됐다. 현재까지 누적 득표율 53.71%를 기록하고 있는 이재명 경기지사가 대세론을 이어가면 본선 직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반면 누적 득표율 32.46%를 기록하고 있는 이낙연 전 대표가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면 결선투표행 가능성이 높아진다.

호남은 민주당 텃밭이지만 예전부터 전략적 투표 성향이 강한 곳으로 손꼽힌다. 본선에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선택한다는 의미이다. 민주당은 그동안 호남에서 1위를 한 후보가 본선행 티켓을 확보했다. 호남은 인구는 적지만, 선거인단 숫자는 전체의 28%인 20만 3000여 명이다. 또 호남이 연고인 권리당원도 40%나 된다. 따라서 호남의 경선 결과는 전체 경선 판도를 가르는 변수로 여겨져 왔다.

결국 최대 관전 포인트는 이재명 경기지사의 굳히기냐, 아니면 이낙연 전 대표의 뒤집기냐이다. 최근 이 지사가 대장지구 의혹 제기에 대해 정면돌파에 나서고 있고, 이 전 대표 역시 의원직 사퇴 승부수로 배수의 진을 친 상태에서 호남 민심이 요동치는 흐름이어서 경선의 향배가 주목된다.

최근 발표된 여론조사 2개의 결과에 따르면 이 지사의 대세론이 꺾이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제기된다. 이 전 대표의 국회의원직 사퇴와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이 크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드러났다.

여론조사공정의 21일 호남경선 여론조사서 이낙연이 이재명에 7.7%P 앞서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연노랑 겉옷)가 추석 연휴 셋째 날인 2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당동 동부시장을 찾아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연노랑 겉옷)가 추석 연휴 셋째 날인 20일 오후 전남 목포시 용당동 동부시장을 찾아 상인을 격려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 전 대표가 호남에서 이 지사를 앞서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1일 발표돼 주목받고 있다. 여론조사공정이 데일리안의 의뢰로 지난 17∼18일 1,005명을 대상으로 ‘민주당 대통령 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십니까’라고 조사한 결과, 이 전 대표는 ‘광주·전남·전북’ 지역에서 38.5%의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집계됐다. 이 지사(30.8%)를 오차범위 밖인 7.7%포인트 차이로 앞섰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하지만 전국 조사에서는 이 지사(31.8%)가 여전히 이 전 대표(25.6%)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지지율 격차는 조금씩 좁혀지고 있다. 9월 1주차 조사 때에는 이 지사 30.4%, 이 전 대표 21.0%였고, 2주차 조사에선 이 지사 31.0%, 이 전 대표 24.5%였다.

대장동 특혜 가능성 51.9%...대장동은 모범적 공익사업 24.1%

이 조사에서 가장 주목받는 부분은 ‘우리 국민의 과반은 이재명 경기지사가 2015년 성남시장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 사업에 특혜 의혹이 있다고 판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이재명 지사가 성남시장 재직 시 진행했던 성남시 대장동 개발 사업과 관련해 특혜 의혹 사업이었다는 주장과 모범적인 공익 사업이었다는 주장 가운데 어느 쪽에 더 공감하느냐'는 질문에 과반인 51.9%가 "특혜 가능성이 의심된다"고 응답했다. 반면 "모범적인 공익 사업이었다"는 응답은 24.1%였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24.0%였다.

대장동 의혹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대장동 개발은 민간 특혜 개발 사업을 막고 5503억원을 시민 이익으로 환수한 모범적인 공익사업이었다"고 반박했다. 나아가 "단 1원이라도 부당한 이익을 취했다면 후보직에서 사퇴하고 공직도 사퇴하겠다"며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하지만 여론은 이 지사의 설명에 싸늘한 반응을 보이는 것으로 평가된다.

KSOI 광주·전라 지역 조사에선 이재명 36.2%, 이낙연 34.0로 격차 줄어

여론조사공정의 대선 후보 적합도 조사 결과는 같은 기간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조사한 결과와는 다소 차이가 있다. KSOI는 TBS 의뢰로 지난 17~1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4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는데, 광주·전라 지역에서 이 지사가 36.2%로 이 전 대표(34.0%)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이 지사의 경우 전 주보다 7.0%포인트 내린 반면, 이 전 대표는 2.5%포인트 상승하면서 두 사람 간 격차는 좁혀졌다.

의원직 사퇴발표 직후 무등일보 조사에선 이낙연이 이재명에게 역전

이보다 앞서, 여론조사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무등일보>의 의뢰로 실시한 광주/전남 민주당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이낙연 전 대표가 이재명 경기지사에게 역전했다고 16일 <무등일보>가 전했다. 이 조사의 응답률은 11%이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지난 13~14일 광주와 전남 거주 유권자(1,600명)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 민주당 대선후보로 누구를 더 선호하느냐는 질문에 이낙연 전 대표 지지율이 44.1%였고 이재명 경기지사 35.4%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가 이 지사에게 8.7%p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앞섰다.

이 전 대표가 국회의원직 사퇴라는 초강수를 둔 날짜가 지난 8일이라는 점과, 이 지사의 대장동 의혹이 처음 불거진 날짜가 10일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두 가지 변수가 모두 적용된 첫 조사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분석된다.

무등일보가 그보다 1주일 앞서 여론조사기관 <리서치뷰>에 의뢰해 실시한 민주당 후보 지지도 조사(조사 기간 6~7일 광주·전남지역 성인남녀 1,000명,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 참조)에서는 ‘이재명 43.1% 대 이낙연 36.3%’로 이 지사가 6.8%p 앞섰으나 1주일 만에 이 전 대표가 역전한 것이다.

광주에서는 일주일 전 <리서치뷰>조사에서는 ‘이재명 44.9% 대 이낙연 30.5%’로 이 지사가 크게 앞섰으나 이번 조사에서는 ‘이재명 37.8% 대 이낙연 39.7%’로 두 후보가 1.9%p 오차범위 내 격차로 경합했다. 이 지사 지지율은 7.1%p 하락하고 이 전 대표 지지율이 9.2%p 올랐다.

전남에서는 지난 <리서치뷰> 조사에서는 ‘이재명 41.7% 대 이낙연 40.7%’로 두 후보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했으나 이번에는 ‘이재명 33.5% 대 이낙연 47.7%’로 집계됐다. 이 전 대표가 14.2%p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크게 앞섰다. 이 전 대표의 의원직 사퇴가 광주/전남 여론지형을 크게 흔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같은 여론의 흐름에 이번 주말 호남 경선을 앞두고 각 주자 간 기싸움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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