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우 칼럼] 남북 ‘미사일 격차’에서 ‘미사일 경쟁’으로
[김태우 칼럼] 남북 ‘미사일 격차’에서 ‘미사일 경쟁’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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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은 세계 9번째 핵보유국이자 세계 5~6위권 미사일 강국
북한보다 20년 뒤처졌던 한국, 최근 첨단 잠수함 '장보고' 시리즈 건조 및 우세한 SLBM 운용 능력 갖춰
지난 5월 한미미사일지침 완전 폐기로 미사일 개발 제약 사라져...미사일과 플랫폼 둘러싼 남북 군비경쟁 심화
김태우 객원 칼럼니스트
김태우 객원 칼럼니스트

핵과 미사일은 늘 붙어다니는 ‘실과 바늘’과 같은 존재다. 핵폭탄을 손으로 던지면서 전쟁을 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투발수단은 늘 필요하며, 미사일은 핵폭탄을 원하는 목표로 날려보내는 주요 투발수단(delivery vehicle)이다. 그래서 핵폭탄을 미사일에 탑재해야 비로소 ‘핵무기’가 되며, 미사일 꼭대기에 탑재되는 핵폭탄을 ‘핵탄두(nuclear warhead)’라고 한다. 핵무기를 실제로 쏘려면 발사를 위해 운용해야 하는 장치들이 있다. 지상발사 핵미사일을 여기저기로 옮겨가면서 쏘려면 이동발사 차량이 있어야 하고 공중에서 쏘려면 항공기가 필요하다. 바다에서 발사하는 핵미사일의 경우 수상함이나 잠수함에서 쏘아야 한다. 이때 이동식 차량, 항공기, 잠수함 등 핵무기 발사를 위해 운용하는 체계를 플랫폼(platform)이라고 한다. 북한은 오래 전부터 핵폭탄과 미사일을 개발하는데 광분해왔지만, 다양한 플랫폼을 개발하는 데에는 한 박자 뒤쳐진 상태다. 북한의 핵무기들은 주로 이동식발사대(TEL)를 이용하는 지상발사용으로 개발되어왔고, 최근에는 잠수함을 플랫폼으로 이용하기 위해 중형 잠수함 건조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북한은 세계 아홉 번째의 핵보유국이자 비슷한 순위의 미사일 강국이 되었다. 좀더 정확하게 북한의 미사일 실력을 평가해보자면,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에 이어 인도, 이스라엘 등과 어깨를 견주는 세계 5, 6위권의 미사일 강국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 비해 한국은 핵보유를 포기한 비핵국이면서도 미사일 개발에서도 북한에게 한참 뒤졌었다. 북한이 1970년대부터 스커드, 로동, 대포동 등 지상발사 탄도미사일들을 개발해왔음에도 한국은 박정희 대통령 이후 지상발사 미사일 개발에 큰 열의를 보이지 않았고, 한국 미사일의 사거리와 중량을 제한하는 한미 미사일지침(Missile Guidelines)도 이유 중 하나였다. 해서 남북간에는 20년 정도의 미사일 격차가 있는 것으로 평가되었고, 특히 탄도미사일 부분에서 격차가 컸었다. 반면, 한국은 북한의 노후한 공군기들과는 비교가 되지 않는 첨단 전폭기들을 운용해왔기 때문에 공중발사 능력은 북한보다 앞서 있었고, 최근에는 ‘장보고’ 시리즈의 첨단 잠수함들을 건조하고 있어서 잠수함발사 탄도미사일(SLBM)의 운용능력에 있어서도 우위에 선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한반도에는 미사일 군비경쟁이 가열되는 양상이 전개되고 있다. 한국이 지상발사 탄도미사일 부분에서 급속히 격차를 줄이는 반면, 북한은 잠수함발사 미사일 능력에서 뒤처지지 않으려고 노력하는 듯하다. 특히 2021년 5월 한미 미사일지침이 완전 폐기됨에 따라 한국은 아무런 제약도 받지 않고 미사일 개발을 할 수 있게 되어 남북 간 미사일 격차는 더욱 신속하게 좁혀질 수 있다. 비핵 재래무기로 북핵 위협에 대처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北 미사일 발사에 놀라지 말고 차분히 대응하라

북한은 금년들어 다섯 차례 미사일을 쏘았다. 이를 정리해보면 바이든 미 대통령 취임 직후인 1월 22일과 3월 21일에 발사한 단거리 순항미사일, 3월 25일에 발사한 사거리 600km의 ‘신형 탄도미사일’ 또는 KN-23 미사일의 개량형, 9월 12일에 발사하여 비행거리 1,500km를 기록한 중거리 순항미사일, 9월 15일 평안남도 양덕에서 열차 위에서 동해상으로 발사하여 800km를 비행하여 일본의 배타적경제수역에 떨어진 두 발의 탄도미사일 등이다. 9월 15에 발사한 미사일도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의 개령형인 것으로 보이는데, 비행거리가 늘어난 것을 보면 북한이 이 미사일을 부단히 개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실, 지난 트럼프 행정부 동안에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유엔과 국제사회가 격렬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는데, 이는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접근방식과 무관하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참모들의 의견을 중시하거나 의사결정 체계를 존중하기보다는 직접 북한 최고지도자와 거래하는 ‘원맨쇼’를 선호했고, 북한을 깨부술 듯 기염을 토하다가도 뜬금없이 김정은 위원장과의 ‘브로멘스(bromance)’를 자랑하는 등의 ‘예측불가성’을 보였다. 그 과정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을 직접 위협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면 상관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예를 들어, 2017년 동안 북한은 대륙간탄도탄급인 화성-15호 발사를 포함하여 도합 19차례나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제6차 핵실험까지 강행했지만, 유엔안보리는 핵실험에 대해 결의 2375호(2017년 9월 12일)를 그리고 화성15호 발사에 대해 결의 2397호(2017년 12월 22일)를 채택했을 뿐이다. 이후 북한은 평화공세를 펼치면서 1년 5개월간 미사일을 쏘지 않았지만, 2019년 5월 4일 미사일 발사를 재개한 이후에도 트럼프는 장거리 미사일이 아니라는 이유로 시비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북한의 단중거리 미사일 발사도 안보리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순항미사일은 아예 제재 대상이 아닌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것도 사실이 아니다. 2006년 이래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활동과 관련하여 유엔안보리가 채택한 대북제재 결의는 총 11개이며, 그 중에서 2009년 6월 12일자 결의 1874호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발사’를 금지하는 내용이다. 2006년 7월 15일자 결의 1695호와 2013년 1월 22일자 2087호도 북한의 핵 및 미사일 활동을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취지를 담고 있다. 따라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명백하게 안보리결의를 위배하는 것이며, 순항미사일도 결의의 취지와 어긋난다고 볼 수 있다. 즉 북한이 3월 25일과 9월 15일에 발사한 ‘신형 탄도미사일’ 발사는 분명하게 안보리결의를 위배하는 것이다.

또 한가지 눈에 띄는 것은 9월 15일 북한의 시험발사에 대해서는 국제사회가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는 점이다. 안보리가 9월 16일 긴급 이사회를 열었고, 청와대도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를 소집했으며, 일본의 스가 요시히데 총리는 “일본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로 언어도단이자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맹비난을 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도 9월 16일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안보리결의 위반이며 이를 규탄(condemn)한다”면서, “외교적 접근을 노력하고 있는 중이다,” “북한의 실질적인 접촉유지(engagement)를 촉구한다,” “북한에 적대적 의도는 없다” 등의 말도 덧붙였다.

영변 핵시설 재가동과 북한 핵무력 증강

트럼프 시절 같았으며 그냥 넘어갈 수도 있었던 이번 시험발사에 대해 국제사회가 민감성을 보이는 우선적인 이유는 영변 원자로가 7월말부터 가동된 정황을 언급한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연례보고서 공개되고 북한 전문매체 <38노스>가 영변 핵시설의 재가동 정황을 나타내는 위성사진을 공개한 것에 더하여 9월에는 영변 농축시설의 증설 정황까지 포착되었기 때문이다. 이는 북한이 지속적으로 핵무력을 증강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세계 핵질서를 경영하는 미국으로서는 핵대화의 필요성을 더욱 강하게 느꼈을 것이며, 이는 바이든 대통령의 공약이기도 하다.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 북핵 문제에 대해 ‘완전한 북한 비핵화’ 목표를 그대로 둔 상태에서 ‘외교적 노력’을 강조하고 있으며, 9월 15일 미 국무부 대변인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규탄하면서도 적대적 의도가 없음을 강조하고 북한에게 접촉유지를 주문한 것은 바이든의 기조와 일치한다. 때문에 북한도 조만간 있을 미국과의 핵대화를 의식하면서 그 전에 협상 고지를 선점하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북한이 9월 14일 도쿄에서 한·미·일 북핵 협상 수석대표 회의가 열린 직후에 그리고 15일 문재인 대통령이 청와대에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을 접견한 직후에 미사일을 쏘았다는 점이나 청와대 접견 직후 왕이 외교부장이 “다른 나라들도 미사일 시험발사를 하지 않느냐”면서 북한을 두둔한 것을 보면, 북한이 핵대화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과 일본을 의식하면서 북·중 핵공조를 다지려 한 측면도 있었을 것이다.

한편, 한국의 정치권 일각에서 영변 원자로의 재가동 징후에 대해 “청와대가 더 일찍 알고 있었으면서 남북관계 개선에 집착하여 국민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아니냐”라는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 하지만 핵시설 재가동은 엄중한 일이지만 놀라야 할 일은 아니다. 문제의 핵심은 북한이 중단없이 핵무력을 증강하고 있는 것이다. 북한은 1994년 제네바핵합의에 서명하여 플루토늄 생산 관련 시설들을 동결했지만, 스스로 농축 경로를 통한 핵무기 개발을 시도하여 합의가 깬 후 핵시설들을 다시 가동했다. 이후 6자회담 과정에서도 합의가 성사되었을 때 가동을 멈추었다가 합의가 틀어지면 재가동하는 것을 반복했다. 2018년에는 대미 및 대남 평화공세와 함께 가동을 중단했다. 북한은 이미 최대 60여 개의 핵무기를 가진 핵보유국으로서 핵무기비확산조약(NPT)을 탈퇴하고 핵무기와 미사일을 개발해왔다. 이런 북한이 핵무기 원료를 확보하기 위해 핵시설을 가동하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일시 중단하기도 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즉 북한이 핵무기를 고수하는 것이 문제의 몸통이며, 핵시설을 가동과 재가동은 어차피 수반되는 부수적 과정일 뿐이다. 마약에 중독되는 것은 엄중한 문제이지만 중독자가 마약을 흡입하는 것은 놀랄 일이 아니다. 미사일 시험발사도 마찬가지다. 북한이 언제 어떤 미사일을 개발하는가는 엄중한 문제이지만 북한이 미사일을 개발하는 한 시험발사는 수반되어야 하는 과정이다. 때문에 한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깜짝 놀라기보다는 매몰차게 대응해 나가야 한다.

한국의 대응적 미사일 개발 본격화 되나

한국군은 9월 15일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한지 한 시간 후에 문재인 대통령이 참관하는 가운데 충남 안흥 시험장에서 도산안창호함이 SLBM을 발사하는 실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도산안창호함은 ‘장보고-Ⅲ’ 시리즈의 3천톤 급 국산 잠수함으로 여섯 기의 한국형 수직발사관(KVLS)을 장착한 본격적인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용 플랫폼이다. 이날 발사된 SLBM은 사거리 500㎞인 현무-2B를 잠수함용으로 개조한 것으로서 400여㎞를 비행한 뒤 서남해상의 목표물에 정확하게 탄착되었다. 이로서 한국은 세계에서 일곱번 째로 잠수함에서 직접 SLBM을 발사한 나라가 되었다.

이에 더하여 한국군은 음속 3배에 사거리 300km인 초음속 순항미사일, 현무-4-1 고위력 탄도미사일 등 전략무기들을 다수 공개했으며, 개발중인 장거리 공대지(空對地) 미사일도 선보였다. 장거리 공대지 미사일은 국산 전투기 KF-21에서 발사될 수 있는 사거리 500km인 최첨단 무기로 2028년에 개발이 완료될 예정이다. 한국은 1987년에 개발한 사거리 180km로 안정성과 기동성이 우수한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현무-1을 기점으로 현무-2A(300km), 현무-2B(500km), 현무-2C(800km), 현무-4(800km) 등의 지대지 탄도미사일들을 개발해왔다. 이중에서 2020년 7월 시험발사로 세상에 알려진 현무-4-1 미사일은 사거리 800km에 180m 지하관통 능력을 가진 벙커버스타이며 확산탄을 장착할 경우 축구장 200개 면적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탄두중량이 2.5톤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사거리를 단축하면 4.5톤짜리 탄두까지 탑재할 수 있어 관통능력은 300m까지 늘어날 수 있다. 이 정도의 중량이라면 재래탄두로도 소형 전술핵에 준하는 1Kt의 위력으로 도시의 한 블록을 초토화시킬 수 있다. 그래서 현무-4 를 ‘고위력 탄도미사일’이라 부른다. 이와 함께 한국은 현무-3A(500km), 현무-3B(1,000km), 현무-3C(1,500km) 등의 순항미사일을 개발했는데, 현재는 사거리가 3,000km에 이르는 현무-3D를 개발 중에 있다. 탄도미사일 쪽에서도 함대지용 현무-4-2(500km) 및 잠대지 현무-4-3(500km)을 개발 중이다. SLBM 분야에있어서는 북한은 2015년부터 시험발사를 실시해왔지만 육상실험과 바지선을 이용한 실험이었으며, 건조 중인 것으로 알려진 신형 잠수함이 언제 실전 배치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

이렇듯 현재 남북은 미사일과 플랫폼을 둘러싸고 군비경쟁을 벌이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한국의 현무 시리즈 미사일 개발로 인하여 한때 20년 정도의 격차가 있었던 것으로 평가되었던 남북 간 ‘탄도미사일 격차’는 급속히 줄어들고 있으며, 이를 의식한 듯 과거 액체연료 우주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개발을 선점했던 북한도 고체연료를 사용하는 미사일 개발에 힘쓰고 있다. 대륙간탄도탄(ICBM)급 탄도미사일은 경쟁 분야라고 볼 수 없다. 현재 한반도에서 북한만이 ICBM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는 미국을 압박하여 한미동맹을 이완시키거나 대미 협상에서 고지를 선점하려는 북한의 전략적 의도에 따른 것이며, 한국은 그런 장거리 미사일을 필요로 하고 있지 않다. 북한이 대형 탄도미사일에 집착하는 동안 한국이 단거리 순항미사일들을 연구개발해왔기 때문에 이 분야에서는 한국이 오히려 한발 앞서고 있다고 볼 수 있는데, 북한의 연초와 9월에 연거푸 중거리 순항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북한이 느끼는 ‘한국과의 격차’를 좁히려는 의도도 반영되어 있었을 것이다.

SLBM 분야에서는 북한이 2015년부터 6회 이상 SLBM을 시험해왔고 2020년 10월 노동당 창건 75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북극성-4ㅅ을 그리고 2021년 1월 제9차 당대회 열병식에서 북극성-5ㅅ SLBM을 선보인 것을 감안하면 핵탑재가 가능한 상당한 위력의 SLBM을 기보유한 것으로 볼 수 있으나, 안정적인 플랫폼을 가지지 못한 상태에서 신형 잠수함 건조에 노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억제전력을 운용하는 플랫폼으로서 높은 가치를 인정받는 잠수함 전력에 있어서는 노후한 소형 잠수함들을 다수 보유한 북한이 수적으로 우세하지만, 질적인 면에서는 이미 1200톤급 장고보-Ⅰ, 1800톤급 장보고-Ⅱ 잠수함들의 실전 배치를 완료한 상태에서 3000톤급 장보고-Ⅲ급 잠수함들을 건조 중인 한국이 이미 북한을 추월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런 추세라면 잠수함발사 순항미사일(SLCM) 분야에 있어서도 한국이 앞서 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남북이 모두 핵추진 잠수함을 원하고 있어 이 분야에서는 흥미로운 경쟁이 예상된다.

첨단 재래무기도 북핵 억제수단 될 수 있다

이상의 상황들을 정리하면, 한국군은 북한의 핵무기에 비핵무기로 대응해야 하는 ‘비대칭성’을 안고 있으나, 과거에 수립했던 각종 장기 무기개발 프로젝트들을 꾸준하게 추진해온 결과 북한과의 탄도미사일 격차를 줄이는데 성공하고 있으며, 공중발사 미사일, 순항미사일, 잠수함 전력 등에 있어서는 기술적으로 북한을 압도하거나 추월하는 경지에 도달했다. 이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한국군의 재래무기들이 북핵의 위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정확성, 치명성, 침투성, 생존성 등을 최대한 활용하면 북핵 위협을 상쇄하는 억제수단으로서의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로서는 미국이 제공하는 핵우산에 한국군 재래무기들의 이점들을 합쳐서 대북 억제에 나서야 하는 것이 한국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차기 정부의 책무가 막중하다. 문재인 정부가 친북·친중·탈미·반일 기조를 견지하는 동안 위축되었던 안보국방 태세를 재정비하고 동맹의 건강성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 차기정부가 짊어져야 할 과제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현재 미국은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계획에 대한 협력을 거부한 상태에서 호주의 핵잠 건조를 위해 기술제휴를 제공할 의사를 밝혔다. 호주는 미국의 인도-태평양 전략에 동참하고 있으며 쿼드안보대화(Quad Security Dialogue)와 최근 결성된 미·영·호 안보협력체인 오커스(AUKUS)의 회원국이다. 중국의 눈치를 보면서 미 아시아 전략에의 동참을 주저하고 있는 한국과는 많이 다르다. 때문에 핵잠 건조를 위한 한미 협력은 한국이 동맹의 중요성을 재확인하고 동맹신뢰를 회복한다면 자연스럽게 풀릴 수 있는 문제다. 그래서 차기 정부의 역할이 중요하다. 북한으로부터의 위협을 억제함으로써 안정과 번영을 도모해야 하는 것은 정부의 책무이며, 이를 위해 한국군은 정부 교체와 무관하게 미사일을 포함한 북핵 위협을 상쇄·억제하는 첨단 재래 무기체계의 개발을 중단없이 지속해야 한다.

김태우 객원 칼럼니스트(건양대 교수·전 통일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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