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6일 TV조선 주최로 국민의힘 대선 경선 후보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TV조선 캡처]
지난 16일 TV조선 주최로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가 진행됐다. [사진=TV조선 캡처]

국민의힘 대선 후보 토론회 방송이 6%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흥행에 불을 지폈다. 17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전날 TV조선이 윤정호 앵커 진행으로 생중계한 국민의힘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은 유료방송가구 전국 기준 시청률 6.68%(이하 소수점 셋째자리 반올림), 수도권 기준 5.85%를 기록했다.

국민의힘 1차 TV토론 시청률 6.68%, 더불어민주당 3.7%의 두 배 수준

지난 7월 3일 KBS를 통해 방송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자 1차 토론’의 시청률이 3.7%임을 감안하면 고무적인 수치이다.

분(分)당 최고 시청률은 윤석열 후보와 홍준표 후보의 공방이 벌어진 오후 6시23분에 나왔다. 전국 8.64%, 수도권 7.79%를 기록했다. 홍 후보는 윤 후보에게 “많은 의혹을 어떻게 돌파할 것인가”라는 취지로 질문했고, 이에 대해 윤 후보가 “자유한국당 시절부터 인사검증을 받아 이 자리에 왔고, 저 하나 꺾으면 집권연장이 가능하다고 해서 공격을 당했지만 2년 동안 나온게 없지 않냐”라고 답변했다.

TV조선 주관으로 열린 이번 토론회에선 여론조사 지지율에서 앞서가는 윤석열 후보·홍준표 후보와, 추격에 나선 유승민·원희룡·최재형·황교안·하태경·안상수 후보가 치열한 공방을 벌였다. 두 번의 주도권 토론에서 윤 후보는 11번, 홍 후보는 8번 지목받았다. 다른 후보들은 1~3차례 지목에 그쳤다. ‘2강’으로 앞서가는 윤 후보와 홍 후보에 대한 검증과 견제가 주를 이룬 것이다. 윤 후보는 홍·유 후보 대신 다른 후보들을 지목해 상호 전면전은 피했다.

옐로 카드 사용해 윤·홍 두 후보를 동시에 저격한 하태경, 존재감 뿜뿜

하태경 후보는 1차 주도권 토론에서 옐로 카드를 꺼내, 홍준표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겨냥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사진=TV조선 캡처]
하태경 후보는 1차 주도권 토론에서 옐로 카드를 꺼내, 홍준표 후보와 윤석열 후보를 겨냥하며 토론을 이어갔다. [사진=TV조선 캡처]

이런 가운데 하태경 후보가 존재감 과시에 성공했다. 하 후보는 최근 고발 사주 의혹으로 갈등하는 윤·홍 후보를 향해, 품에서 ‘옐로 카드’를 꺼내들며 포문을 열었다. 고발사주 의혹을 두고 양 캠프의 감정싸움이 당내 분란으로 확대되고 있는 것을 경계한 발언으로 풀이됐다.

하 후보는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설’에 대한 침묵을 비판하며 홍 후보를 먼저 겨냥했다. “박지원 국정원장이 심각한 정치개입 발언을 하는 데 왜 한 마디도 안하냐고”고 비판했다. 이에 홍 후보는 “팩트가 드러날 때까진 말을 자제하는 것”이라는 황당한 답변을 했다. 그러자 하 후보는 “정말 충격적이다. 민주당 대변인이 하는 것과 똑같다”고 맞받았다. 개인적인 이익 때문에 침묵하고 있다고 비판하지 않을 수 없다며 날을 세웠다. 그러자 홍 후보는 “못된 소리”라고 맞받았고, 하 후보는 “꼰대식 발언”이라며 젊은이가 지적하면 수용할 수 있어야 한다며 맞붙었다.

하태경 후보는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설’에 대해 침묵하는 홍준표 후보를 비판했다. [사진=TV조선 캡처]
하태경 후보는 ‘박지원 국정원장 개입설’에 대해 침묵하는 홍준표 후보를 비판했다. [사진=TV조선 캡처]

하 후보는 윤 후보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윤석열 후보 캠프 측은 지난 13일 공수처에 고발 사주 의혹 제보자인 조성은 씨와 박지원 국정원장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고발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홍 후보 캠프 측 인사로 추정되는 성명 불상 1인도 고발장에 명시돼 논란이 일었다. 이에 하 후보는 “최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성명불상자 1인’을 증거 없이 정치공작 의심자로 고발한 게 내로남불”이라고 공격했다. 이에 윤 후보는 “(박지원과 조성은) 두 사람으로 완결될 행위가 아니다(라는 판단에 따른 것)”라고 답했다.

하태경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성명불상자 1인’을 증거 없이 정치공작 의심자로 고발한 부분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며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다. [사진=TV조선 캡처]
하태경 후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성명불상자 1인’을 증거 없이 정치공작 의심자로 고발한 부분에 대해 내로남불”이라며 윤석열 후보를 공격했다. [사진=TV조선 캡처]

홍준표, “조국 수사는 한 가족 짓밟은 과잉 수사” 주장

홍 후보는 조국 전 장관 수사를 두고 다른 후보들의 집중 공격을 받았다. 그 중에서도 하 후보가 선봉에 섰다. 하 후보는 “홍 후보가 요즘 조국 교수와 썸 타고 계신다. SNS도 공유하는데 조국 수사가 잘못됐나?”라고 질문했다. 원희룡 후보 역시 “조국 가족 수사에 대해서는 도륙을 했다고 말씀하셨는데, 정경심 교수가 2심에서 유죄 실형 판결까지 나왔는데 과연 도륙이라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홍 후보는 “나는 잘못된 것에는 피아를 가리지 않는다.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 건 지적하고 다른 편이라도 잘한 건 칭찬한다. 수사가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 과잉 수사를 한 것이다. 전 가족을 도륙하는 수사는 없다”고 답했다.

홍 후보는 연이어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대개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 때 관례였다”며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말한 것”이라고 발언했다.

그는 “그 사건에서 조국이 내가 책임지고 구속될테니 내 가족들은 건드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면 그 사건은 조국 구속으로 마무리됐을 것”이라며 “조국이 사내답지 못하게 빠져 나가려고 하는 바람에 그를 압박하기 위해 부인, 동생, 사촌을 줄지어 구속하고 딸까지 문제 삼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저는 그 사건을 그렇게 본다. 그래서 과잉 수사라고 말한 것이고, 법이 아무리 엄중하다 해도 그렇게 한가족 전체를 짓밟는 것은 아니라고 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하 후보가 홍 후보의 ‘과잉 수사’라는 발언을 문제삼자, 홍 후보는 재차 “과잉 수사”라는 의견을 밝혀 큰 비난을 자초했다. 이를 두고 하 후보는 물러서지 않고 홍 후보에 대해 “막말이 도졌다”라고 비판했다. 홍 후보 역시 “아이고 그 정도 역량으로…”라며 거칠게 부딪혔다.

방송이 끝나자, 홍 후보에 대한 비난이 쏟아졌다. 그리고 하 후보에 대해서는 “홍준표 담당일진 하태경” 등의 평가가 나왔다.

‘홍준표 담당일진’ 별명 붙은 하태경, “경쟁자 이기려고 적과도 손잡을 분” 토로

하 후보는 17일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 아침’에서 홍 후보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하 후보는 “조국 수사에 문제가 있다는 식으로 이야기해서 충격적이었다. 그 이야기를 들을 때 저는 조국 수사 문제 있다는 이야기, 그런 답변이 나올 거라 예상을 못 했다. 그래서 그 이야기 들을 땐 정말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라고 불쾌한 심경을 드러냈다.

하 후보는 홍 후보의 발언을 “마치 검사 공격하기 위해서 도둑놈이랑 손잡는 거랑 똑같다”고 비유하면서 “그래서 인터넷에 ‘조국 수호에서 조국수홍’ 이렇게 비아냥이 돌아다닌다. 이건 전형적으로 경쟁자를 공격하기 위해서 공정의 가치마저 버린 거다. 저는 홍 후보가 이렇게 답변한 건 국민들한테 정말 무릎 꿇고 사죄해야 한다고 본다”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또 하 후보는 국민의힘 내에서 높은 지지율을 기록하고 있는 윤 후보를 견제했기에 나온 발언이라고 해석된다면서 “저는 설마 설마 했는데 이 분은 정말 경쟁자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적과도 손잡을 분이구나, 성문을 열어줄 분이다, 그런 생각이 그 순간 들면서 심장이 부들부들 떨리더라”라고 덧붙였다.

이에 진행자가 “(홍 후보가) 원팀을 해치는 내부의 적이란 말씀이시냐”고 묻자 하 후보는 “그렇다”고 수긍하며 “그건 명백히 공정의 가치를 버린 거다. 불공정을 용인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홍 후보는 17일, 조국 전 법무부 장관 '과잉 수사' 주장을 두고 계속 논란이 일자, "국민들이 가혹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면 생각을 바꿀 수밖에 없다"고 한발 물러선 것으로 알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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