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타깝다" "실망스럽다" "뽑은 사람 없다"...윤석열로 기우는 경향도

(홍 의원 조국수호 패러디 게시물, 출처: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홍 의원 조국수호 패러디 게시물, 출처: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

‘무야홍(무조건 야권 후보는 홍준표)’ 이라는 신조어를 유행시키며 2030세대 유권자 사이에서 돌풍을 불러왔던 홍준표 의원이 때아닌 ‘조국 옹호’ 논란에 휩싸였다. 16일 치러진 국민의힘 TV토론회에서 조국 전 장관 수사 과정에 대해 “과잉수사였다”며 비판 의견을 냈기 때문이다.

‘조국 수홍’이라는 패러디 문구는 조 전 장관 지지자들이 ‘조국 수호’라는 구호를 외치던 것에서 유래했다. 해당 구호에 홍 의원의 성을 덧붙여 조 전 장관 수사 과정에 부정적 견해를 보인 것을 풍자하는 의미로 사용된다.

홍 의원은 토론회에서 “조국 수사가 잘못됐냐”는 하태경 의원의 질문에 “우리 편이라도 잘못된 것은 지적하고 다른 편이라도 잘한 건 칭찬한다”며 “조국 편을 드는 것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홍 의원은 지난 7월에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 전 장관 가족 수사와 관련해 “가족 공동체의 범죄도 대표자만 구속하는 것이 옳지, 가족 전체를 도륙하는 것은 잔인한 수사다”고 했다. 

TV토론회 이후 그 동안 홍 의원에 대한 지지세가 강했던 여러 MZ세대 커뮤니티에서도 부정적 여론이 표출되고 있다.

대표적인 2030세대 보수성향 커뮤니티 ‘디시인사이드 국내야구갤러리’는, 최근 인기게시물 50개중 30여개가 홍 의원의 ‘조국 옹호’ 발언을 비판하는 게시글일 정도로 비판의 수위와 강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얼마 전 본지가 ‘2030 커뮤니티 분석’ 기사를 게재했을 때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당시 ‘국내 야구갤러리’는 ‘강성노조 혁파’, ‘정시 확대’ 등 홍 의원의 공정성 확보 정책들에 대한 지지글들이 많이 업로드 되고 추천받은 바 있다.

정치적으로 비슷한 성향을 가진 ‘FM코리아’에서는 ‘안타깝다’는 반응이 주를 이룬다. 후보에 구애 받지 않고 논란이 있다면 강하게 비판하고 조롱하는 ‘국내 야구갤러리’와 달리 그 동안 홍 의원에 대해 지지 성향이 강했던 ‘FM코리아’에서는 ‘실망감’을 토로하는 글들이 주를 이룬다. 또한 홍 의원에 대한 우려와 더불어 지지세 반등 가능성을 점쳐보는 게시글이 업로드 되는 등 다소 혼란스러운 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역시 보수성향을 지니고 있지만, 먼저 언급된 두 커뮤니티와 달리 이용자의 연령대가 다소 높은 것으로 알려진 MLB 파크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그나마’ 대안으로 여기는 여론이 강하다. ‘믿었던’ 홍 의원이 해당 발언으로 신뢰를 잃었고, 여권에는 ‘뽑을 사람이 없다’는 커뮤니티 내 공감대로 인해서 윤 전 총장이 반사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것이다. 이는 2030 세대가 윤 전 총장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로 인해 기피하는 것에서 벗어나, 3040 주류의 보수 커뮤니티에서 윤 전 총장이 ‘대안’이 될 수 있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토론회 이후 논란이 가중되자, 홍 의원은 자신의 SNS를 통해 해명을 이어갔다. 그는 “가족이 연루된 범죄는 가족을 대표하는 사람만 구속하고 나머지는 불구속하거나 불입건하는 것이 제가 검사를 할 때 관례였다”며, “그래서 조국의 가족 수사는 과잉 수사였다”고 밝혔다.

한편, 홍 의원은 17일 자신의 SNS에 “추석 이후 경선 구도가 급격히 기울어질 것”이라고 평하며, “슬슬 견제가 집중적으로 들어오는 것을 미뤄보아, 확실히 급반등 해 선두에 나서긴 나선 모양”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이번 논란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16일 자신의 SNS에 “홍준표 후보가 (과잉수사 발언을 한 사실은)민주당 지지층의 역선택을 유도하려고 던진 발언이라고 본다”며 “그런 말씀은 수사가 한참 진행중일 때 하셨어야지, 그럼 최소한 진정성을 인정받을 수는 있었을 것”이라고 평했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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