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12월4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바흐 IOC위원장(이 부회장 오른쪽) 등이 올림픽 후원 연장계약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2018년 12월4일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 바흐 IOC위원장(이 부회장 오른쪽) 등이 올림픽 후원 연장계약을 마친 뒤 기념촬영을 하는 모습.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8일 북한의 일방적인 도쿄 올림픽 불참 결정에 따른 징계로 북한 올림픽위원회(NOC)의 자격을 정지시키기로 함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핵심 프로젝트인 2032 남북 공동 올림픽 유치도 물건너가는 분위기다.

아울러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에 북한 대표단 참석도 불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정부의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 계획이 타격을 받게된 것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는 2022년 2월 베이징 겨울 올림픽을 계기로 남북관계 개선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돼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호국 중국의 경사를 축하하는 명분으로 올림픽에 참석할 경우 남북 정상 회동도 가능할 수 있기 때문이다.

IOC의 북한에 대한 제재는 북한 NOC에 배정돼 있던 IOC의 재정적 지원 몰수, 북한 NOC가 징계 기간 중 IOC의 모든 지원이나 프로그램 혜택 박탈이 주 내용이다.

그런데 2032 남북공동 올림픽 유치가 사실상 무산되면서 삼성그룹이 엉뚱한 피해자로 남게 됐다.

삼성은 현재 전세계적으로 올림픽의 최대 후원기업 중 한곳이다. 삼성전자는 1988년 서울올림픽 지역 후원사로 올림픽과 인연을 맺은 이후, 1997년 IOC와 글로벌 후원사 중 최고 등급인 TOP(The Olympic Partner) 계약을 체결하고 공식 후원사로 활동해왔다.

하지만 2018년 가을, IOC와의 계약 연장을 앞두고 있던 삼성은 올림픽 후원 종료를 적극적으로 검토했다. 올림픽의 인기가 식어가는 상황에서 예전만 못한 상황에서, IOC가 요구하는 후원 비용은 4년마다 1억 달러(약 1200억원) 정도로 점점 비싸지고 있기 때문이었다.

이 무렵 삼성의 이같은 움직임에 제동을 건 것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합의한 ‘2032년 남북공동 올림픽 유치’다. 삼성전자가 올림픽 스폰서를 중단하면 올림픽 유치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목소리가 여권을 중심으로 한 정치권에서 쏟아져 나온 것이다.

실제 당시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인 안민석 의원(더불어민주당)은 한 인터뷰에서 “올림픽 유치를 위한 첫 번째 골든타임은 삼성이 (올림픽) 스폰서 계약을 연장할지 말지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안민석 의원은 이같은 입장에 따라 삼성을 직간접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결국 삼성은 당초 입장을 바꿔 2018년 12월 IOC와 후원연장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그동안 삼성은 그룹 차원에서 각종 경비절감에 나서면서 스포츠에 대한 투자도 축소해왔다.

박세리 김연아 박태환 이후 스포츠 스타에 대한 육성과 지원을 중단했고, 프로야구를 비롯, 축구 배구팀의 소속도 제일기획으로 변경하는가 하면 일부 스포츠 종목은 팀이 해체되기도 했다.

이상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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