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천연가스 유럽 운송 가스관 네트워크
6번이 노르트 스트림, 8번이 노르트 스트림-2, 2~4번이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 [러시아 국영가스회사 '가스프롬' 자료]

러시아와 독일을 직접 연결하는 가스관 '노르트 스트림-2'가 며칠 내로 완공된다.

타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 회사 '가스프롬'이 100% 지분을 가진 가스관 사업 주관사 '노르트 스트림 2 AG'는 6일(현지시간)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의 마지막 파이프라인 용접을 마쳤다"면서 "이후 이 파이프라인이 발트해의 독일 영해 바닥으로 내려보내질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올해 말까지 가스관을 가동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러시아는 자국 북부에서 발트해 해저를 거쳐 독일로 연결되는 기존 '노르트 스트림' 가스관의 수송 용량을 두 배로 확장하기 위한 '노르트 스트림-2' 사업을 지난 2015년부터 독일과 함께 추진해 오고 있다. 독일은 탈원전에 따른 에너지 수급 문제를 겪고 있어 러시아 천연가스가 절실한 상황이다. 이 가스관의 한 해 수송량은 550억㎥로 유럽 천연가스 수요의 4분의 1에 달한다.

도널드 트럼프 정부 당시 미국은 '노르트 스트림-2' 건설에 대해 관련 기업을 제재하며 사업을 중단시킨 바 있다. 유럽의 러시아 의존도가 높아질 것을 우려한 것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2006년과 2009년 우크라이나로 향하는 천연가스관을 갑자기 잠가버려 프랑스·이탈리아까지 피해를 준 적 있다.

그러나 미국은 바이든 대통령이 집권한 이후 지난 7월 동맹 독일과의 관계를 고려해 일단 가스관 완공을 용인하기로 했다. 러시아가 새 가스관을 서방과 우크라이나 압박을 위한 '정치적 무기'로 사용하려 할 경우, 제재를 가해 이를 막겠다는 것이다.

다만 미국의 직접적인 제재 수단은 다름 아닌 독일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미국은 러시아가 주변국에 위협을 가하면 독일이 곧바로 천연가스 수송을 끊을 수 있는 '킬 스위치(kill-switch)' 조항을 넣자고 했지만 독일이 이를 반대해 조항에서 빠졌다. 이에 존 바라소 미 상원의원(공화당)은 "바이든이 러시아에 새로운 지정학적 무기를 줬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는 러시아가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을 가동하게 되면 자국을 경유하는 기존 유럽행 가스관을 폐쇄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그렇게 되면 우크라이나는 연간 30억 달러(약 3조4500억원)의 통과 수수료를 잃게 된다. 나아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지 못하도록 막는 가장 큰 무기를 잃은 셈여어서 안보 문제가 더욱 불거질 수밖에 없다. 또 러시아가 '가스관 폐쇄'를 활용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정치적 압박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최근 우크라이나가 친서방 노선을 걷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독일은 '노르트 스트림-2' 사업에 대해 "순수한 경제적 차원의 사업"이라고 설명하면서도 우크라이나와의 관계를 고려해 '녹색 기금'을 명목으로 10억달러(약 1조1500억원)를 내놓기로 했다. 

러시아는 노르트 스트림-2 가스관은 철저히 상업 프로젝트라고 강조하며 독일과 같은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 경유 가스관의 존폐는 유럽의 가스 수요 등 상업적 기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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