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소련 전쟁 때 '무자헤딘'이 최후 거점으로 삼은 곳
험난한 지형 탓에 공략 쉽지 않아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주(州)의 위치.(지도=구글맵)
아프가니스탄 판지시르주(州)의 위치.(지도=구글맵)

아프가니스탄의 수도(首都) 카불 점령에 성공한 이슬람 원리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이 반(反)탈레반 저항군의 중요 거점인 아프가니스탄 북동부 판지시르주(州)를 완전히 제압했다고 선언했다. 저항군 측은 탈레반의 주장이 사실이 아니라고 반박했다.

탈레반은 지난달 15일을 기해 수도 카불을 포함한 아프가니스탄 대부분 지역을 장악하는 데에 성공했다. 하지만 아프가니스탄 전체 34개주 가운데 북동부에 해당하는 판지시르주(州)와 파르완주(州) 2개주는 점령하지 못하면서 탈레반과 저항군 간의 교전이 이어졌다. 저항군은 한때 카불 인근 지역인 바글란주(州) 3개 도시를 수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탈레반은 6일(현지시간) 기자회견을 열고 판지시르주에서 모든 적대 세력을 몰아냈다고 선언했다. 같은 날 탈레반 측이 운영하는 소셜미디어(SNS)에는 판지시르주 주청사에 탈레반기(旗)를 게양하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 올라왔다. 판지시르는 저항군 세력의 마지막 남은 근거지다.

이에 대해 저항군 측은 탈레반 측 발표 내용이 사실이 아니라는 취지로 반박했다.

앞서 지난달 말 탈레반과 저항군 측은 정전 협정을 맺었다. 하지만 이 협정은 그리 오래 지속되지 못했고, 교전이 재개됐다. 탈레반 측은 저항군에 대해 투항할 것을 권유했다. 하지만, 저항군 측은 이를 거부했다. 저항군 측 대변인은 “일촉즉발의 불안정한 상황이 계속되고 있다”면서도 “탈레반은 항복을 원하지만,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한편, 반탈레반 저항군은 아프가니스탄의 국부(國父)로 칭송받는 고(故) 아흐마드 샤 마수드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아프가니스탄 대통령 권한대행을 선언한 암룰라 실레 제1부통령 등이 이끌고 있다.

저항군 측이 최후의 거점으로 삼은 곳은 1980년대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한 소비에트연방(소련)에 맞서 무자헤딘을 이끈 아흐마드 샤 마수드가 저항 거점으로 삼은 곳이다. 험난한 지형을 활용한 무자헤딘 측 거센 저항에 가로막힌 소련군은 끝내 아프가니스탄을 굴복시키지 못한 채 철군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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