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러시아가 미국의 달러 패권에 대한 견제를 이어가는 가운데, 러시아의 주요 석유기업이 중국과의 항공기 급유 대금 결제시 달러 대신 위안화와 루블화를 쓰기로 했다고 밝혔다.

러시아 국영 석유기업 가스프롬 네프트의 최고경영자(CEO) 알렉산데르 듀코프는 최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제6차 동방경제포럼 참석 당시 이러한 방침을 밝혔다고 중국관영 글로벌타임스가 러시아투데이(RT)를 인용해 6일 보도했다.

그는 "이번 달에 이를 시작했다. (가스프롬 네프트는 중국 34개 공항에서 급유서비스를 하고 있고, 연말까지) 모든 급유 결제를 위안화로 바꿀 것"이라면서 중국 항공기들도 조만간 러시아 공항에서 급유 시 루블화로 결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의는 가스프롬 네프트와 중국 국유 항공연료 운영업체 간 이뤄졌다.

쑹쿠이 현대중러지역경제연구원 원장은 "가스프롬 네프트의 움직임에 중국 측이 적극적으로 호응할 것"이라면서 "중러가 달러 헤게모니 지배 하의 세계 금융시스템에서 벗어나 지역화폐로 결제하는 속도를 높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서 "중러는 미국의 일방적 제재 가능성 속에서 교역 편의와 안보 증진을 위해 탈달러화를 추진할 필요성을 공유한다"고 평가했다.

미국 정계에서는 중국을 달러 결제 시스템에서 배제할 가능성을 언급하고 있고, 유럽의회는 지난 4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금융 결제망인 스위프트(SWIFT·국제은행간통신협회)에서 러시아를 차단하겠다는 결의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리신 상하이 국제문제연구원 러시아·중앙아시아 연구센터 주임은 "미국이 전 세계 결제시스템을 독점한 상황에서 중러는 위험을 분산할 필요를 시급히 느끼고 있다"면서 "이는 비가역적인 추세"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까지 중러 교역 규모는 3년 연속 1천억 달러(약 115조8천억원)를 넘어섰다. 러시아 중앙은행과 세관당국에 따르면 중러 양자 교역에서 위안화 결제 비중은 17% 이상이고 러시아의 외환보유고에서 위안화 비중은 12%를 넘는다.

중국 인민대 보고서에 따르면 중러간 교역시 달러 결제 비중은 2015년 90%에서 지난해 상반기 46%로 떨어진 반면, 위안·루블 결제 비중은 24%로 늘어났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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