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당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당대표와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사진=연합뉴스)

윤석열 국민의힘 예비후보를 겨냥한 더불어민주당의 정치공세가 나날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일명 '고발 사주 의혹' 때문인데, 문제는 수사기관에 의한 조사가 채 진행되지도 않은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현 집권여당이 그를 "공동정범(共同正犯)"으로 미리 규정하고 있다는 것.

바로 '무죄추정(無罪推定)의 원칙'을 어긴 셈인데, 이는 대한민국 헌법 제27와 맞닿아 있는 대목이다. 비록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의 대상이 '형사피고인'으로 명시돼 있지만, 이번 의혹은 본격적인 수사 단계에 착수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여당은 이같은 원칙을 완전히 어긴 셈이다.

우선, 더불어민주당의 송영길 당대표는 지난 6일 오후 JTBC 썰전에 출연해 "윤석열 후보와 손준성 검사, 김웅 국민의힘 의원 등 이들 세 명은 공모공동정범 관계에 있다고 본다"라고 주장했다.

여기서 그가 말한 '공모공동정범(共謀共同正犯)'이란, '2인 이상의 자가 공모한 가운데 그 일부가 공모에 따라 범죄를 실행할 경우 그 실행 행위를 하지 않은 공모자 또한 공동정범'이라는 뜻을 담고 있다. 즉, 여권이 대대적으로 띄우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의 공모자로 윤석열 예비후보가 지목된 것.

이같은 주장의 근거인 '고발 사주 의혹'은, 지난 2일 한 인터넷 매체가 터뜨린 일련의 의혹 보도에서 시작됐다. 지난 4월 총선 직전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이었던 손 모 검사가 국민의힘 전신인 미래통합당 소속 김웅 의원 당시 후보에게 유시민·최강욱 등에 대한 고발장을 전달했다는 내용으로 해당 매체는 보도했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면담을 위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준석 당 대표와 면담을 위해 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주요 인물은 김웅 의원과 손 모 검사인데, 손 모 검사가 대검찰청 소속 간부 검사였다는 점에서 그를 배후에서 움직인 인물이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이라는 게 더불어민주당의 주장이다. 이같은 논리에 따라 이들 세명이 '공모공동정범 관계'에 있다고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6일 오후 언론에 주장한 것.

윤석열 예비후보는 이날 오전 이준석 당대표와의 면담 직후 만난 기자들에게 "정치공작"이라고 손을 그었고, 손 모 검사 측 역시 이날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는 내용의 입장을 밝혔다.

지난 2일, 김오수 검찰총장은 진상조사를 지시함에 따라 대검 감찰3과가 실무 작업을 준비 중이다. 이에 따라 손 검사의 컴퓨터 및 휴대전화 조사를 진행할 것으로 보이는데, 직접 조사 단계 들어서지도 못한 상태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긴급현안질의를 통해 "이번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이 부족한 경우, 수사체제로의 전환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직 '수사체제'로 전환되지 않았다는 뜻이기도 하다.

앞서 밝힌 '무죄추정의 원칙'은, 국가인권위원회에 따르면 소송법적으로 국가, 즉 소추하는 측이 유죄의 입증을 해야 하는 법칙을 말하는 것으로 ‘혐의만으로는 처벌할 수 없다’는 원칙이다. 즉, '고발 사주 의혹'을 띄우고 있는 현 집권여당 측에서 해당 의혹의 유죄 입증성을 내놔야 한다는 뜻으로도 향한다.

한편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박범계 법무장관의 발언처럼 지난 6일까지도 수사 체제로 전환되지 않았다. 현 집권여당이 특정인사를 겨냥해 수사받지도 않았는데도 불구하고 "공동정범"이라고 주장하는 모습을 보인 이같은 상황에 대해 국민들은 어떻게 보고 있을까.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한 현안 질의를 위한 전체회의에서 답변하고 있다. 2021.9.6(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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