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심 캐스팅 보터 지역, 충청권 석권에 민주당 내부 ‘시끌’
이미 정해진 수순이었다는 반론도...이재명 대세론 이대로 굳히나
다음 고비는 ‘호남 대전’...호남 출신 이낙연 반전 가능할지 주목

이재명 경기지사

‘어후명(어차피 후보는 이재명)’이 현실화되는 것인가? 

이재명 경기지사의 민주당 내 대선경선 초반 성적이 예사롭지 않다. 흔히 민심의 캐스팅 보터 지역으로 평가되는 충청권에서 이 지사는 과반 득표를 얻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 4~5일 더불어민주당 충청권 대선 경선 결과는 적잖은 파장을 불러 일으켰다. 이틀간의 충청권 누적 투표자 3만8463명 중 2만1047표를 얻은 이 지사의 합계 득표율은 54.72%다. 과반 수치다. 

4일 대전·충남에서 54.81%, 5일 세종·충북에서 54.54%를 각각 얻어 충청권 두 지역에서 모두 과반을 달성했다. 

◆ 권리당원에서도 압도적...친문표, ‘친명표’로 바뀌나

민주당 대선 경선에서 ‘과반’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최종 경선 결과 1위 후보가 50% 이상 득표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이른바 ‘결선 투표’가 추가 진행되기 때문이다. 바로 이 결선 투표에서 ‘이재명 대 反이재명’ 구도를 형성해 막판 뒤집기를 해보겠다는 것이 이낙연 의원 등 다른 주자들의 셈법이기도 하다. 

민주당의 핵심 지지층이라 할 수 있는 권리당원에서도 ‘명풍(이재명 바람)’은 쉽게 확인된다. 대전·충남에서 이 지사가 얻은 권리당원 득표율은 55.21%이며, 세종·충북에서 얻은 권리당원 득표율은 54.94%다. 즉, 권리당원에서도 과반 득표에 성공한 것이다. 

2위 주자로 친문 대표주자로도 뽑히는 이낙연 의원이 대전·충남과 세종·충북에서 각각 권리당원 득표율 27.23%과 29.26%를 올렸지만 사실상 이 지사 득표율의 절반 정도에 그쳐 민주당 내에서도 충격이 제법 크다. 

조심스럽게 결선투표 없이 조기에 이재명 지사가 대선 후보로 확정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정권교체 위기론에 직면한 민주당 당원 표심이, 결국 ‘될 사람을 제대로 밀자’는 쪽으로 수렴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이낙연 후보 경선레이스 ‘적신호’...반전 가능할지는 미지수

2위 후보 이낙연 의원의 추격전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당초 이재명 지사가 황교익 맛칼럼니스트 경기관광공사 사장직 내정 논란, 송두환 국가인권위원장 등 민변 측에 의한 ‘무료 변론’ 제공 의혹, 기타 욕설 논란 등으로 지지율이 떨어질 것으로 기대됐던 것과 정반대의 결과가 나왔다. 

초반 경선레이스에서 이 지사가 기세를 휘어잡게 되면, 이낙연 의원 등 기타 후보들 입장에서는 자칫 전의를 상실하는 상황이 초래될 수도 있다. 

그런 분위기 가운데 이낙연 의원이 경선 전략을 대폭 수정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실제 이 의원은 6일 대부분 일정을 취소하고 대구경북 발전전략 발표 행사도 서면으로 대체했다. 캠프 내에서는 비상 상황이나 다름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 나온다. 

다음 고비는 호남 경선이다. 호남의 선거인단 규모만 20만 명을 웃돌아, 충청권 전체의 3배에 달한다. 사실상 민주당의 정치적 뿌리라고 할 수 있는 호남에서, 호남 출신인 이낙연 의원이 또 다시 고배를 마신다면 이대로 이 지사의 대세론이 굳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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