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0년대 반미(反美) 강성 운동권 조직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오랜 숙원 사업인 '남북공동올림픽'의 망령(亡靈)이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캠프를 통해 6일 되살아난 모양새다.
심지어 '2032 남북공동올림픽'을 문재인 대통령에게 줄기차게 건의함으로써 2018년 北 국무위원장 김정은과의 '9월 평양공동선언 제4조제2항'에 명시하는 데에 일조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의 존재도 확인됐다.
바로 안민석 의원이 이재명 캠프의 총괄특보단장을 맡고 있다는 점을 통해서다. 다음은 '남북공동올림픽'이 6일 다시금 거론된 시작점이다.
더불어민주당 대선주자로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이날 강원도 원주시청에서 '강원도 공약'을 발표했다. 그는 이날 "남북평화시대를 맞이해 2024년 개최를 앞둔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 의지도 밝혔다. 핵심은 '2024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다.
현 집권여당에서 줄기차게 내세우는 '남북 공동 올림픽'의 뿌리는 결코 짧지 않다. 우선, 가장 최근 안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추진하려다 물을 먹은 '2032년 남북 공동올림픽'은, 그의 자서전 <안민석의 물향기 편지>에서 등장한다. 다음은 그 내용이다.
▶ 2018년 9월 평양선언 직전 조명균 통일부 장관께 공동 올림픽이 필요한 이유를 말씀드리며 정상 간 합의를 소망한다고 했을 때 장관께서는 반반의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역사적 합의를 이루었습니다.
이렇게 불이 붙은 '2032 남북 공동올림픽'은 지난 7월21일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호주 브리즈번을 개최지를 최종 선정하면서 좌초됐다.
하지만 '남북공동올림픽'은 문재인 정부 집권 후 처음 등장한 의제가 아니다. 지난해 중순, 기자가 입수한 일명 '이인영 운동권 시절 문건'으로 알려진 <동지여 전진! 동지여 투쟁!> 문건에서는 "(남북)공동올림픽의 개최를 위해 대중의식화에 주력하도록 힘쓰자!"라는 문구가 확인됐다. 무려 30년도 더 이전부터 시작된 이야기다.
놀랍게도, '남북공동올림픽'은 현 집권여당의 주류를 이루는 86운동권 세력이 주장하던 바이다. 우상호·이인영 의원을 비롯해 현재 이재명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고 있는 박홍근 의원의 과거 소속 조직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이 만든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산하 평화적 조국통일촉진학생추진위원회(일명 통학추)-1988년 통일운동 문건> 자료에서도 등장한다.
기자는 올해 초 해당 문건 일체를 입수했다. 과거 대검찰청으로부터 '이적표현물(利敵表現物)'로 규정됐던 이 문건에는 연세대학교 총학생회가 '남북한 청년 학생 체육대회'에 대한 정부 입장을 독촉하는 등의 내용이 담긴 서신문까지 실렸다.
일명 '통학추' 문건에서는 "민족 대단결을 위한 남·북한 청년학생 체육대회 제안은 끊어진 민족의 맥을 이어놓기 위한 몸짓이었으며, 한반도 통일의 거대한 단비였다"라고 규정한다.
그런데, 이같은 '남북 공동올림픽'이 이재명 지사의 '강원도 공약'으로써 "2024년 동계 청소년 올림픽의 남북 공동개최 적극 지원"이라는 내용으로 6일 오전 공표됐다.
그렇다면,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은 다시금 '남북공동올림픽'에 숨겨진 '진짜 의도'가 무엇인지 궁금해하지 않을까.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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