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대 청년들, '공정'을 화두로 “새로운 세대의 새로운 노조" 필요성 제기....
"기존 노조는 정치세력화" 비판 이어져...“공사 내 제1, 2 노조는 직원 요구 대변 못 해"
“노조 간부들은 정치적 이익에 더 관심 있는 듯"

연행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연행되는 양경수 민주노총 위원장 (연합뉴스)

지난 달 서울교통공사 내 MZ세대(1980년대~2000년대 초 출생) 직원들이 주축이 된 제3의 노동조합 ‘ALL바른노동조합’이 출범하는 등 MZ세대 내에서 노동조합의 정의가 달라지고 있다. 운동권이 주축이 됐던 이전 세대의 노조가 이념적이고 당파적이었다면, MZ세대는 노조의 역할로 '불공정 채용 의혹 해소', '정치적 중립', '사무직을 포괄한 처우개선' 등을 꼽으며 ‘실리적’ 역할론을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존 노조의 정치적 세력화와 도를 넘은 '제 식구 감싸기' 등은 MZ세대로부터 강한 비판을 받고 있다.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서울교통공사 내부에서 MZ세대를 주축으로 하는 새 노조가 출범된 것과 관련한 게시글이 12일부터 이어졌다. 삼성전자 소속 한 이용자는 댓글에서 “새로운 세대의 노조가 필요하다. 기존 노조는 정치세력화 됐다”고 했다. SK텔레콤 소속의 한 이용자는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의 이석기 석방 시위 사진을 첨부하며 ”간첩단체에 노조비 납부하고 잠이 오십니까?”라고 꼬집었다.  

서울교통공사 ALL바른노동조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이들 MZ세대가 요구하는 핵심적인 가치는 ‘공정’이다. 홈페이지 내 홍보자료에 따르면 직원들은 ‘불공정 정규직 전환에 대한 박탈감’과 ‘의견 묵살’ 등을 '공정'이 훼손되는 사례로 지적했으며 이런 경우에 특히 박탈감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첨부 자료에 따르면 2020년 서울교통공사 일반직 공개채용 평균 경쟁률은 81.7:1이었다. 반면 2016~2017년 무기계약직 공개채용 평균 경쟁률은 3:1에 그쳤다. 그마저도 무기계약직 공개채용은 일부 직렬을 제외하고는 필기전형이 치뤄지지 않았다. 이러한 무기계약직의 정규직 전환 여부를 결정하는 자리에서 당시 노조 부위원장은 전 직원 투표를 거절하며, “근무조건이 변하는 당사자는 무기직이므로 무기직들의 투표로 결정돼야 한다”고 발언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사 내 제1 노조는 지난달 ‘한미연합군사훈련중단! 다시, 한반도 ‘평화의 봄’을 열어야 합니다’라는 내용의 포스터를 제작·배포 하며 MZ세대 직원들과 갈등을 빚은 바도 있다.

서울교통공사에서 재직 중인 한 직원은 펜앤드마이크와의 전화 통화에서 “공사 내 제1, 2 노조가 직원들이 요구하는 사항들을 대변해준다는 느낌을 받진 못했다”며 “특히 노조 간부들은 사측과의 실질적인 협상자리 등에서 정치적인 이익에 더 관심이 있는 듯 보였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은 올해 1월 중순 조직을 개편하며 청년사업본부를 신설하고 청년활동가 양성과정 ‘민주노총을 알려 드림’을 진행 중에 있는 등 뒤늦게 ‘청년 마음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정재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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