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최은희, 1978년 홍콩서 공작원에 납치후 北영화제작…86년 탈출
"식민지시대에 배우가 돼 전쟁의 아픔, 납북·탈북 고초까지 겪은 분"
"안양예고 교장이실 때 경기지사로서 방문 격려드렸다" 인연 강조

최은희 오늘(19일) 발인. 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이다.(사진=연합뉴스)
故 최은희 오늘(19일) 발인. 배우 최은희의 빈소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발인은 19일이며 장지는 안성천주교공원묘지이다.(사진=연합뉴스)

원로배우 고(故) 최은희의 발인식이 진행되는 19일, 김문수 자유한국당 서울특별시장 후보가 조문을 다녀온 뒤 "식민지 시대에 배우가 되어 전쟁의 아픔을 겪고 납북·탈북의 고초까지 겪으신 최은희 선생님, 이제 편히 쉬십시오"라고 추모했다.

김문수 서울시장 후보는 이날 오전 페이스북을 통해 "최은희 선생님 조문을 다녀왔다. 최은희 선생님은 최고의 여배우셨다"며 이같이 적었다. 북한인권운동가로서 고인의 납북·탈북 경험을 주목했다.

김 후보는 "(최은희는) 영화광이자 국제납치범인 독재자 김정일에 의해 납북됐다가 탈북하셨다. 경기도 광주 출신에 안양예술고등학교장 출신"이라며 "제가 경기도지사 할 때는 선생님께서 도지사 공관도 방문하시고, 저도 안양예고를 찾아 격려해 드리기도 했다"고 인연을 강조했다.

한편 이날 오전 9시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서 고 최은희의 발인식이 진행됐다. 최은희는 지난 16일 오후 지병으로 별세했다. 향년 92세. 

발인식에는 아들인 신정균 감독을 비롯한 유족들, 한국 영화인들이 자리해 고인의 마지막 길을 배웅했다. 장지는 경기 안성 천주교공원묘지다. 

발인에 앞서 빈소에는 신성일, 김창숙, 고은아, 최난경, 윤일봉, 정혜선, 신영균, 문희, 오경아, 최지희, 최윤식, 한승헌, 태현실, 오정아를 비롯해 황기성 제작자, 임권택 감독, 이장호 감독, 김동호 전 부산국제영화제 이사장 등이 조문했다.

최은희는 1926년생으로 1942년 연극 '청춘극장'으로 데뷔, 1947년 첫 영화 '새로운 맹서'를 시작으로 '성춘향' '지옥화' '사랑방 손님과 어머니', '상록수', '빨간 마후라' '한강' 등 130여편의 영화에 출연하며 1960년대 한국 영화계 중흥에 기여했다.

1954년 신상옥 감독과 결혼 후 신필름을 함께 이끌었다. 영화 '민며느리'를 연출하는 등 한국 3번째 여성감독으로서도 족적을 남겼다. 안양영화예술학교 교장으로 후학 양성에도 힘썼다.

고인은 1977년 남편 신상옥 감독과 배우 오수미의 스캔들로 이혼의 아픔을 겪기도 했다. 이후 1978년 홍콩에서 북한 공작원에 의해 납북됐다. 그 행방을 찾던 신상옥 감독 또한 그해 7월 납북돼, 1986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동반 탈출하기까지 북한에서 영화 '돌아오지 않는 밀사' '소금' 등을 제작하기도 했다. 이후 미국에서 망명 생활을 하던 중 1999년 영구 귀국했다. 신상옥 감독은 2006년 4월 11일 80세 일기로 별세했다. 

한기호 기자 rlghdlfqjs@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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