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 빚이 1800조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 기록을 다시 갈아치웠다. 집값 상승으로 내 집 마련을 위한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증가하고, 주식시장에서 '빚투(빚 내 투자)' 열풍까지 더해진 결과다.

한국은행이 24일 발표한 '2021년 2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올 2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1805조9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통계 작성이 시작된 2003년 이래 최대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카드사와 백화점 등의 판매신용을 더한 가계 빚을 말한다.

2분기 가계 빚은 지난 1분기(36조7000억원)보다 41조2000억원(2.3%) 늘어 증가폭이 확대됐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68조6000억원(10.3%) 늘어 2003년 통계 편제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가계신용에서 판매신용(카드대금)을 뺀 가계대출은 1705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전분기 대비 38조6000억원(2.3%) 늘어 2분기 기준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1년 전과 비교하면 159조2000억원(10.3%) 늘면서 역대 최고 증가폭을 나타냈다.

가계대출 중 주택담보대출은 전분기 대비 17조3000억원(1.9%) 증가한 948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증가폭은 1분기(20조4천억원)보다 줄었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75조2000억원(8.6%) 늘었다.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 기타대출은 21조3000억(2.9%) 늘어난 757조원으로 집계됐다. 주담대 증가폭이 줄어든 것과 반대로 2분기 기준 최대 증가폭을 보였다. 전년동기 대비로는 84조(12.5%) 늘어 역시 2003년 이후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송재창 한은 금융통계팀장은 "주택 매매와 전세 거래 관련 자금 수요가 지속되면서 주택 담보 대출이 꾸준히 늘었다"며 "코로나 관련 생활자금과 4월 일부 대기업 공모주 청약 관련 자금 수요까지 겹쳐 가계신용이 더 늘었다"고 설명했다.

기관별로는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이 880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2조4000억(1.4%) 늘었으며, 저축은행 등 비은행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은 338조5000억원으로 전분기 보다 9조1000억원(2.8%) 늘었다. 보험사와 증권사 등 기타금융기관 등의 가계대출도 485조9000억원으로 전분기 대비 17조1000억원(3.6%) 증가했다.

1분기와 비교하면 예금은행에서는 증가 속도가 떨어졌지만, 비은행예금취급기관과 기타금융기관에서는 대출 증가폭이 오히려 커졌다.

송 팀장은 "전분기와 비교해 예금은행의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되고 기타금융 기관의 증가폭은 확대된 것은 주택담보 대출의 영향"이라며 "예금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모기지론이 주택금융공사 등에 이관되면서 예금은행의 주담대 증가폭은 15조에서 4조8000억원으로 축소된 반면 기타금융기관은 3조7000억에서 10조9000억으로 증가 규모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송 팀장은 한은 금융통화위원회의 향후 기준금리 인상이 가계대출에 미칠 영향에 대해 "대출 증가세가 멈춘다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증가 속도가 완화되는 효과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기자 junpyo@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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