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이 떠난 아프가니스탄을 점령한 이슬람 근본주의 무장세력 탈레반의 무자비한 탄압 행위가 자행되고 있는 가운데, 주한미군 철수 이후 한반도 급변사태에 대한 우려가 터져나오고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선, 아프가니스탄에서는 지난 16일부터 대규모 주민 탈출 사태 '엑소더스(Exodus)'가 벌어진 상태다. 미군이 철군한지 2개월만에 탈레반이 아프간 전역을 점령했는데, 지난 19일(현지시간) 독일 공영방송 도이체벨레(DW)를 통해 언론인을 비롯한 여성 및 그 가족들을 상대로 한 무차별적인 처형이 자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아프가니스탄에서 벌어진 '미군 철군 이후 급변 사태'가 한반도에 주는 교훈은 무엇일까.
이를 가늠해야 하는 배경은, 북한의 대남 적화 혁명의 핵심 여건인 '주한미군 철수'가 달성됐을 경우 벌어질 재남 급변 사태와 무관치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주한미군의 한반도 철수 후 벌어질 재남 급변 상태를 펜앤드마이크가 직접 알아봤다.
기자는 지금으로부터 2년전인 지난 2019년 9월, '경기도 파주시 문산읍 임진각로 153'에 위치한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 직접 다녀온 적 있다.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에 대한 르포기사는 펜앤드마이크의 지난 6월24일자 기사 <[6·25특집①] 현장르포 '국립6.25전쟁납북자기념관'···돌아오지 못한 10만명, 아픔은 계속>이라는 제목으로 한차례 보도한 바 있다.
당시 기자가 직접 찍었던 사진 중에는 6.25 전쟁 당시 있었던 정동파출소의 <반동분자 색출 문건>과 <즉결처분자 명단> 문건도 함께 수록했다. 이 문건에 따르면 북한의 남한 점령 후 남한 사회에서 경찰, 공무원 등을 지낸 이들은 체포와 자수 대상이 됐다고 설명하는데, 특히 경찰 출신은 즉결처분을 면치 못했다고 밝힌다.
즉결 처분당한 재남 인사들에 대한 기록 외에도, 북한군에 의해 납북된 이들의 수치와 그 피해도 무려 10만여명에 달한다. '6·25전쟁 납북피해 진상조사보고서(11-1250468-000001-01, 이하 조사보고서)'에 명시된 '6·25사변피랍치자 명부·피랍치 인사 명부', '미국 국립문서기록관리청'을 통해 확인된 인사는 8만2천959명~9만4천121명 등 10만여명 수준으로 파악됐다. 이 수치에는 행방불명자들이 반영되지 않았다.
북한군에 의한 기획납북 작전은, 1950년 6월28일 北 조선노동당 군사위원회가 채택한 군사위원회 8호 결정문 <남반부 정치, 경제, 사회계 주요 인사들을 포섭하고 재교양하여 그들과 통일 전선을 강화할데 대하야>을 통해 일명 '모시기 공작'으로 진행됐다.
이같은 납북공작의 근거는, 北 김일성이다(北 평양 조선노동당출판사, 김일성전집4-남조선에서 인테리들을 데려올데 대하여).
그렇게 납북된 10만명의 피해자들 중에는 우리나라 초대 경기도지사 구자옥 선생, 초대 감찰위원장 정인보 선생, 손기정 선수 일장기 말소사건의 동아일보 이길용 기자, 제1호 법조인 홍재기 변호사 등이 포함된다.
혹독한 날씨와 전쟁의 포화 속에서 北 강계 근처까지 끌려간 구자옥 선생은 끝내 목숨을 잃고 말았고, 10만여명의 납북 피해자들은 70년이 지난 지금까지 가족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지금까지 기록된 71년 전 한반도 속 북한군의 즉결 처형 및 납북 범죄는,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 지 불과 2개월 만에 벌어진 탈레반에 의한 참상(慘狀)과 유사하다.
한미연합훈련 중단을 시작으로 주한미군이 철수하고서 국가보압법이 철폐되는 등 '낮은 단계의 연방제'를 위한 선결조건이 충족될 경우, 탈레반에 의한 아프가니스탄 주민 탄압 유사 행태가 한반도 재남 지역에서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란 보장도 없는 셈이다.
한편, 지난 19일(현지시각) SNS를 통해 전달된 아프가니스탄 카불 공항은 탈레반을 피해 해외로 떠나려는 주민들이 몰리면서 아비규환 상태가 됐다. 일부 주민들은 자신의 아이만이라도 살려달라며 철조망 너머로 던지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되는 등 비통한 소식이 줄을 잇고 있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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