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동영상 '우리가 전대협이다!' 영상. 2021.08.22(사진=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영상, 편집=조주형 기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동영상 '우리가 전대협이다!' 영상. 2021.08.22(사진=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영상, 편집=조주형 기자)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대한민국을 반토막 낸 현 집권여당 소속 1980년대 강성 반미(反美) 운동권 세력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문제의 바로 그 세력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인데, 이들의 흔적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한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캠프에서 확인됐기 때문이다.

최근 '형수 녹취록·화재중 시식방송'으로 시끄러운 이재명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통해 '전대협'의 숨은 기류가 포착된 것.

이재명 캠프 비서실장 박홍근 민주당 의원은 서울 중랑구을에서 내리 3선을 한 중견의 현역 국회의원이다. 그의 이력 중 눈에 띄는 부분은, 2011년부터 2013년까지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 동우회 회장'을 지냈다는 것.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박찬대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2021.6.30(사진=연합뉴스)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대리인 자격으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왼쪽), 박찬대 의원이 30일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 중앙당사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을 위한 예비후보자 등록 서류를 제출하고 있다. 2021.6.30(사진=연합뉴스)

일명 '전대협 동우회 회장'인데, 이는 전대협 1기 의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이인영 現 통일부장관이 수년간 맡아왔던 자리다. '전대협 동우회'에는 지금까지도 사회각계각층 속 500여명 원내외 인사들이 몸담고 있다.

그런만큼 '전대협 동우회장'이었던 박홍근 의원의 이재명 캠프 비서실장 행보는 대선이 불과 200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가볍게만 볼 수도 없는 대목이다.

그렇다면 '전대협 동우회'가 밝힌 그들의 지난 이력은 어땠을까. 1987년 결성된 '전대협'은 지난 19일부로 결성 '34주년'을 맞이한 상태다.

기자는 그 당시의 비화가 담겼다는 '전대협 동우회'의 '불패의 신화, 전대협 이야기 6년사(두리미디어)'를 입수했다. 1994년 발간됐다가 지금은 사라진 그들의 숨겨진 이야기를 공개함으로써, 이들이 어떤 생각을 갖고 있었는지 낱낱이 밝히고자 한다.

왼쪽부터 전대협이 만들어낸 통학추 문건과 전대협 동우회 서적, 임수경 방북옥중 백서.2021.08.22(사진=조주형 기자)
왼쪽부터 전대협이 만들어낸 통학추 문건과 전대협 동우회 서적, 임수경 방북옥중 백서.2021.08.22(사진=조주형 기자)

#1. "우리의 이념은 반드시 실현될 것이다"···전대협 동우회장의 아찔한 예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이인영 現 통일부 장관이 '전대협 동우회장'으로 이름을 올린 '불패의 신화'에는 지난 4·7 재보선 서울시장 선거에 나선 우상호 민주당 의원이 1기 출판위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전대협 동우회 6년 비사(祕事)'가 출판되던 1994년, 우상호 의원은 해당 출판사의 대표로 재직했다고 밝힌다. 전대협 1기부터 6기까지의 이야기를 관통하는 머릿말에는 이인영 장관이 전대협 동우회장으로써 "자주·민주·통일을 향한 우리 민중의 투쟁사"라며 "구국의 강철대오 전대협의 역사 역시 백년을 떠받치는 쇠말뚝이 되어야 한다"라고 밝힌다.

특히 이인영 장관은 전대협에 대해 "한국민주화운동의 적통이자 새롭게 출렁이는 조국통일운동·민족자주화운동의 선봉대"라면서 "전대협 활동에서 많은 학생들이 자신의 생명을 바쳤는데, 이는 반드시 살아 있는 사람들에 의해 실현될 것"이라고 강조한다. 다음은 그들의 이야기다.

국회방송 NATV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캡처본. 사진은 1980년대 후반 영호남결의대회에 참석한 이인영 당시 전대협 1기 의장(사진=국회방송 NATV 캡처, 편집=조주형 기자)
국회방송 NATV의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캡처본. 사진은 1980년대 후반 영호남결의대회에 참석한 이인영 당시 전대협 1기 의장(사진=국회방송 NATV 캡처, 편집=조주형 기자)

#2. 1987 대선 후보 단일화에 개입하려했던 '전대협 1기'···정치투쟁 목적인가

▶ "1987년, 이한열 열사가 숨진 후 장례식을 계기로 전국적 학생연대조직을 만들기로 하고 전국에 사발통문을 보냈고, 7월8일 연세대학교 학생회관 3층 자유교양 동아리방에서 전국 각지역 학생 대표자들이 한데 모였다···몇 번의 회의를 통해 출범식은 8월19일로 정했다. 8.15 광복절을 매개로 조국통일의 염원을 담자는 취지였다. 이 취지를 살리기 위해 전국 도보행진을 통해 대전 충남대학교로 집결하기로 하면서 이 행사명을 '통일대장정'으로 정했다. 그리고, 단체 이름으로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가 결론지어졌다."

▶ "전대협 창립총호가 8월18일 오후7시에 열렸는데, 서울지역대학생대표자협의회(서대협) 전체회의에서 고민거리가 생겼다. 제헌의회(CA) 쪽으로 알려진 성균관대 총학생회에서 가입신청을 한 것. 지구대협에서 이 가입을 받아들이지 않으면 전대협 가입을 할 수 없었으므로 성대의 전대협 가입을 의미하는 것이다···창립총회는 제헌의회쪽 학생회장들의 잇단 문제제기와 발언으로 안건 처리가 안됐다. 임원 선출건부터 들어갔는데, 서대협의장 이인영이 압도적으로 이겨 전대협 1기 의장에 그가 취임하게 됐다."

▶ "전대협 출범식은 약 5천여명이 참석한 채로 진행됐다. 여기에는 백기완 선생이 축사를 했고, 95개 학교가 가입하면서 우여곡절 끝에 출범했다···전대협 발족 이후부터 대통령선거까지 4개월간은, 청년학생들에게 두번 다시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정치적 교훈을 남겨준 때로 기억될 것이다. 당시 서대협을 중심으로 대통령 선거투쟁의 방향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현 통일부장관의 과거 모습이 담긴 국회방송 NATV 인터뷰 방송 캡처. (사진=국회방송 NATV, 편집=조주형 기자)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의원 현 통일부장관의 과거 모습이 담긴 국회방송 NATV 인터뷰 방송 캡처. (사진=국회방송 NATV, 편집=조주형 기자)

▶ "대선 후보 단일화와 선거투쟁에 대한 논의는, '민주진영의 김영삼 씨와 김대중 씨 중 누가 보다 진보적이고 민족민주진영과 함께 할 수 있는가에 따라 결정되어야 한다'라는 입장과 '현단계 선거투쟁이 현정권 퇴진에 있음을 망각했다'라는 입장이 대립했다···청년학생들은 양심(金)을 초청해 후보 단일화의 압력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에 일치했는데, 초청 공청회에는 김영삼 씨가 참석을 거부했다."

▶ "대선이 다가오자, 전대협은 '대동단결 공동투쟁 5대원칙'을 제시했다. 모든 양심수 전원석방, 파쇼 악법기구의 철폐, 자주적 평화통일 운동 보장, 군부 중립 공동투쟁, 광주 학살 원흉 응징 투쟁 등인데, 그해 11월15일 대구에서 열린 '군부독재종식과 지역감정 해소를 위한 영호남 시민 결의대회'에서 이인영 의장이 구속됐다."

▶ "선거일인 12월16일 오전11시20분, 부정투표함이 구로구청 현관 앞에서 반출되고 있다는 제보전화로 농성에 돌입했다. 항의 군중이 6천여명으로 늘었고, 백골단 난입으로 강제 해산됐다···목표가 달성되지는 못했찌만, 87년 대통령선거투쟁은 많은 교훈을 남겼다."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동영상 '우리가 전대협이다!' 영상. 2021.08.22(사진=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영상, 편집=조주형 기자)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동영상 '우리가 전대협이다!' 영상. 2021.08.22(사진=전대협 결성 30주년 기념 영상, 편집=조주형 기자)

#3. "北 김일성대학 학우들에게"···전대협, '오월에서 통일로' 이념투쟁 변환기

지금부터 공개하는 이야기는, '오월에서 통일로'라는 슬로건 하에 추진됐던 '전대협 2기'의 이야기다. 놀랍게도 이들의 1987년 대통령 선거투쟁 이후 연설에 '北 김일성'의 존재를 담았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아크로폴리스에 모여있던 3천여명의 학생들이 망치에 맞은 듯 김중기를 쳐다봤다. 연설도중 갑자기 김중기의 입에서 충격적인 발언이 쏟아졌다. '사랑하는 김일성 종합대학 학우 여러분! 푸른 하늘아래 우리 한민족은 철책선에 의해 서로 찢기워져 분단의 쓰라린 고통으로 신음하고 있고, 허리 잘리워진 반도의 이땅 4천만 민중의 가슴에는 이제 통한의 아픔만이 서려 있습니다!···'"

▶ "'···저는 북한의 김일성대학 청년학도 여러분께 민족화해를 위한 남북한 국토종단 순례대행진과 민족단결을 위한 남북한 청년 학생 체육대회를 제안합니다!···백두산에 오르고 싶었습니다. 홍범도 장군이, 그리고 항일유격대가···'"

▶ "김중기 후보가 발표한 '김일성대학 청년학생에게 드리는 공개서한은 그해 조국통일투쟁의 도화선 역할을 했다. 공개서한이 발표되자 수사기관이 가장 먼저 민감하게 반응했다. 수배령이 떨어졌다."

기자는 올해 초, '임수경 옥중 방북백서'인 '어머니, 하나된 조국에 살고 싶어요(임수경 후원사업회, 돌베개)'를 입수했다.2021.06.26(사진편집=조주형 기자)
기자는 올해 초, '임수경 옥중 방북백서'인 '어머니, 하나된 조국에 살고 싶어요(임수경 후원사업회, 돌베개)'를 입수했다.2021.06.26(사진편집=조주형 기자)

#4. 임수경 외 1명 더 北으로? 임종석·송갑석 체포됐지만···'자주·승리의 시대'?

'전대협'의 핵심 표어는 '구국의 강철대오'다. '구국의 강철대오'라는 명패가 붙은 배경에는, 전대협 중앙정책위원장이라는 직함을 가졌던 연세대학교 85학번 정은철 학생이 한양대학교 학생회관 4층 사무실을 전대협 사무실로 전환해 개소한 현관에 8절지 도화지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시작됐다.

세상을 뒤흔든 '임수경 방북 사건' 역시 전대협(3기)이 기획했다. 당초 전대협 평양축전 참가준비위원회 등은 임수경 씨 외에도 1명을 더 北 평양으로 보낼 계획이었다. 그 인물은 연세대학교 86학번 박종열 전대협 평축준비위원장이었다는게 전대협 동우회의 설명이다.

그가 임수경 학생을 평양으로 보낸 실무 총책이라 수배 대상이 됐다. 그는 당시 동아리 후배 권00 학생의 집으로 도피했는데, 그의 맞은 편 집이 임수경의 집이었다는 점을 알고서 그 때 심정을 "가시방석"이라고 표현하기에 이른다.

'임수경 北 평양축전 방북'을 기획한 3기 의장 임종석 청와대 前 비서실장 現 남북경제문화협력재단 이사장의 존재도 빠지지 않는다. 임종석 당시 3기 의장은 이 사건으로 구속돼 영등포교도소로 이송된다.

훗날 4기 의장으로 선출된 송갑석 現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역시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과의 결성을 합의하기에 이른다. 전대협의 기획 아래 1천개 학과 방북교류투쟁이 진행됐는데, 북한의 조선학생위원회와의 회담이 추진됐고 경희대학교에서 일명 '통일문화제'가 개최되기에 이른다. 결국 송갑석 전대협 4기 의장은 체포됐다. '전대협 동우회'는 이 시기를 '자주의 시대, 승리의 시대'로 묘사했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3월 26일 당시 새천년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서영훈 대표가 386세대를 위한 모금액 3만8천6백원을 임종석 후보(왼쪽 두번째)와 이인영 후보(오른쪽 세번째), 우상호 후보(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금함에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6대 총선을 앞둔 2000년 3월 26일 당시 새천년민주당 여의도 당사에서 서영훈 대표가 386세대를 위한 모금액 3만8천6백원을 임종석 후보(왼쪽 두번째)와 이인영 후보(오른쪽 세번째), 우상호 후보(오른쪽 두번째) 등과 기금함에 넣고 있다.(사진=연합뉴스)

#5. 결성 34주년 맞았지만 아직도 국가보안법 철폐론 주장?

'전대협 동우회'는 지난 2017년 8월19일 오후 4시 서울시청 서소문 별관 일대에서 '결성 30주년 기념식'을 열었다. 전대협 1기 의장과 부의장을 각각 지낸 이인영·우상호 의원, 2기 의장과 4기 의장 오영식·송갑석, 김종식 5기 의장, 박홍식 6기 의장직무대행 등이 자리했다.

여기에는 아산시장이었던 복기왕 現 국회의장 비서실장과 김영진·위성곤 의원도 이름을 올렸다. 축사는 박원순 당시 서울시장과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가 담당했다.

이들과 맥을 함께 하는 이들은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전민동)'다.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은 지난 6월9일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을 통해 '국가보안법 폐지 1인시위'에 나선 상태임이 확인됐다.

전대협이 34년 전 '파쇼악법'이라며 철폐투쟁에 나섰던 바로 그 대상이 '국가보안법'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신념은 변치 않는다"라던 그들의 생각은 현재인 2021년에도 투영돼 있음을 알 수 있다.

지난 6월9일 게재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국보법 페지 1인시위 해단식 격려 방문'영상. 2021.08.21.(사진=민형배TV 출처)
지난 6월9일 게재된 더불어민주당 민형배 의원의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 국보법 페지 1인시위 해단식 격려 방문'영상. 2021.08.21.(사진=민형배TV 출처)

#6. 反美 강성 운동권 '전대협', 이번엔 與 이재명 캠프에서 둥지틀기?

그런데, 이같은 '전대협'을 비롯한 '전국대학민주동문회협의회'의 행보를 담아낸 인물은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다. 광주 광산구을에서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선거 총 3번 당선된 그는 문재인 대통령의 사회정책비서관을 역임한 인물이기도 하다.

그런 그는, '전대협 동우회장'이었던 박홍근 민주당 의원이 비서실장으로 있는 이재명 캠프에서 '전략기획위원장'이라는 직함으로 활동 중이다.

지금까지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전대협 동우회'와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인물들은 현재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나선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캠프에서 요직을 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재명 캠프의 요직에 위치한 이들을 향한 시선은 단순 과거 운동권 세력의 권력이동으로만 볼 수도 없다. 그 이유는 초대 전대협 동우회장의 의미심장한 발언 때문이기도 하다.

초대 전대협 동우회장 이인영 현 장관은 "대중적 연대사업과 연대조직의 대중화를 통해 학생운동의 단결과 전진을 기하고자 했던 전대협과 지금 사회 곳곳에서 이 나라의 기둥으로 커가고 있는 백만학도, 비록 그 시작은 미약할지라도 그 끝은 강성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결국, 강성 반미(反美) 운동권 세력 '전국대학생대표자협의회(전대협)'의 존재는 이재명 캠프에 스며들어가 있음이 다시금 확인된다. 그렇다면, 국민들은 이들 현 정권의 핵심 뿌리세력 중 하나인 운동권 세력의 움직임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을까.

이재명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선 경선에 나온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이재명 캠프의 비서실장을 맡은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대선 경선에 나온 이재명 경기도지사.(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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