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으로부터 정확히 45년 전인 1976년 8월18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에서 북한의 무력 도발이 자행됐다. 바로 '도끼 만행 사건'인데, 주한 UN 장교를 상대로 한 사상 초유의 테러 사건이었다.
북한군은 이날 도끼와 곡괭이를 휘둘러 미군 장교 보나파스 대위(Arthur G. Bonifas)와 배럿 중위(Mark Thomas Barret)를 참혹하게 살해했다.
격노한 주한미군 사령관이자 유엔군 사령관 리처드 스틸웰(Richard G. Stilwell) 당시 美 육군 대장은 곧장 전군에 출동준비태세(3단계) 발령을 하달했고, 미군의 전략 핵폭격기까지 동원되기에 이른다.
결국 北 김일성이 '유감성명'을 내면서 사건은 일단락 됐지만, '준전시태세'를 발령한 북한에 의해 한반도 상의 긴장은 끝나지 않았다.
45년이 지난 지금, 현 정치권은 이에 대해 어떤 입장일까. 일명 '판문점 도끼 만행'이 터진지 45년이 된 이번 18일, 현 집권여당은 이에 대해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은 상태다. 야권 역시 이렇다할 움직임조차 감지되지 않는다.
#1.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 만행' 45주년 됐지만···현 정부 '침묵'
1976년 8월, 판문점 공동경비구역의 상황은 다음과 같았다. 당시 JSA에 위치한 유엔군 초소는 北 조선인민군의 초소에 포위당한 형태로 위치해 있었다. 고립된 아군 초소를 지키기 위해, 다른 아군 초소에서 이를 지켜봐야 했는데 그 사이에 위치한 미루나무가 계속 문제가 됐다.
그해 8월18일, 미루나무 가지치기를 위해 미군(UN군) 6명과 국군 5명이 호위하는 상황에서 한국인 노무자 5명이 작업 중이었는데, 북한군 장교를 비롯한 인민군 10여명이 다가와 이를 제지했다.
그 과정에서 느닷없이 나타난 北 인민군이 나타나 작업 중인 美 보나파스 대위에게 "그만 두지 않으면 죽이겠다"라는 협박을 가했고, 이어 '도끼 만행'을 저지르기에 이른다. 곁에 있던 美 배럿 중위 역시 이들의 도발에 목숨을 잃고 말았다.
#2. 완전히 잊혀진 '판문점 도끼 만행 사건'···현역 정치인 중 누가 기억하나
북한군이 휘두른 도끼에 UN군 소속의 美 육군 장교들이 목숨을 잃자 제럴드 포드 미국 대통령은 군사적 응징을 검토할 것을 지시했다.
1976년 8월21일 아침 7시 JSA에서 진행된 '미루나무 절단 작전'을 위해 한반도에는 B-52 전략 핵(核) 폭격기를 비롯해 수십여대에 달하는 F계 美 공군 전투기 편대가 다량 1종 전진 배치됐다.
美 해군의 항공모함과 호위함 전대 역시 북한 해역으로 기동했는데, 전방에 배치된 국군 포병까지 모두 전개됐다. 여기에 국군 특수전 장병들까지 JSA에 동원되기에 이른다.
결국 北 김일성은 미군에 '비밀회담'을 요청했는데, 북한 측은 회담에서 北 김일성의 '유감표명문'을 전달했는데, 그 내용은 다음과 같다.
▶ “It was a good thing that no big incident occurred at Panmunjom for a long period. However, it is regretful that an incident occurred in the Joint Security Area, Panmunjom this time. An effort must be made so that such incidents may not recur in the future. For this purpose both sides should make efforts. We urge your side to prevent the provocation. Our side will never provoke first, but take self-defensive measures only when provocation occurs. This is our consistent stand.”
여기서 北 김일성은 "both sides should make efforts(양 측 모두 노력 해야 한다)"라고 밝힌다. 북한이 먼저 도끼 만행을 저질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따른 후속조치에서 상대방인 우리에게 특정 요구를 했던 것.
#3. 지난해 터진 '해수부 공무원 사살 소각 만행'···文·與, '침묵'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유감 표명은 불과 6건에 불과하다. 가장 최근이었던 지난 2015년 8월4일에 그들이 벌인 '육군 제1사단 GOP 목함지뢰 도발 사건'이다.
당시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 따르면 북한은 '남측 군인들이 부상을 당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다'라는 입장을 내놨다. 그 사건으로 인해 다리를 잃은 육군의 하재헌 중사(예비역)는 군을 떠나고 말았다.
그외에도 북한은 1968년 김신조 청와대 습격 사건, 1996년 강릉 무장공비 침투사건, 2008년 금강상 관광객 총살 사건, 2002년 연평해전 등에 그친 상태다. 지난해 있었던 해양수산부 공무원 서해 표류 중 총살 후 소각 사건 등에 대해서는 입을 굳게 다문 상태다.
문제는, 여기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비롯해 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 이렇다할 모습을 보이지 않는다는 것. 전날인 17일, 국민의힘은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긴급의총을 열고 문 대통령을 향해 "명확한 입장을 밝히라"는 목소리를 내놓은 상태다. 청와대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관심이 모아지는 대목이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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