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남균 충북인뉴스 편집국장은 '청주 간첩단 사건은 어설픈 코미디'라는 주장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1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한 김남균 충북인뉴스 편집국장은 '청주 간첩단 사건은 어설픈 코미디'라는 주장을 했다. [사진=김어준의 뉴스공장 캡처]

현 정부의 국정원과 경찰청 안보수사국의 수사로 전모가 드러난 청주 간첩단 사건에 대해 친여 방송인 김어준이 작업에 나선 것으로 관측된다. 최근 친여 매체인 한겨레와 오마이뉴스에서 제기된 것과 같은 논조였다. 간첩단의 일원들이 포섭대상으로 삼은 민노총과 정당에서 기피대상으로 여기는 사람들이었고, 실제로는 영향력 1도 없는 무능력자라는 주장이었다.

김어준, 오마이뉴스에 간첩단 기사 쓴 김남균씨 불러 ‘국정원 수사결과’ 부인하는 발언 유도

13일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에는 ‘충북인뉴스’ 편집장인 김남균씨가 등장, 김어준의 주장에 힘을 실었다. 김남균씨는 최근 보도된 오마이뉴스의 간첩단 사건 기사도 직접 쓴 필자이다.

김남균씨를 향한 김어준의 일성은 “처음부터 이상했다. 간첩이 너무 어설프지 않나?”라는 질문이었다. 청주 지역에서 활동하던 시민단체 활동가들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된, 문재인 정부에서 공개적으로 진행된 최초의 간첩 수사이다. 국정원과 경찰청 안보수사국의 공조 수사 자체를 완전히 부인하는 발언이었다.

국정원과 경찰청은 '청주 간첩단' 사건에 대한 공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국정원과 경찰청 안보수사국은 '청주 간첩단' 사건에 대한 공조 수사 결과를 발표했다. [사진=연합뉴스]

간첩단이 전부 구속돼 접근이 안 되는 상황에서, 청주 지역에서 그 간첩단을 오래 취재한 김남균씨가 등장한 것이다. 김남균씨의 주장은 한마디로 ‘어설픈 코미디’라는 것이었다.

김남균씨가 간첩단을 처음 만나서 취재한 건 1996년부터였다고 한다. 국정원도 이들을 2000년부터 여러 차례 내사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어준은 “국정원이 20년 넘게 지켜봤다면서 왜 지금 잡은 겁니까?”라는 질문을 했다. 당연하고도 상식적인 질문이었다. 김남균씨는 “그건 좀 나중에 답하겠다”라는 말로 얼버무렸다.

펜앤드마이크는 국정원과 박지원 원장이 현 시점에서 간첩단 사건을 공개한 이유를 3가지 정도로 분석한 기사를 보도한 바 있다. ▶펜앤드마이크 8월 12일자 ‘청주 간첩단 사건 공개, 박지원이라는 장애물을 뛰어넘은 배경은?’ 제하 보도.

국가정보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스텔스기 반대운동을 한 '청주 간첩단' 사건을 수사 발표했다. [사진=YTN 화면 캡처]
국가정보원과 국가수사본부는 스텔스기 반대운동을 한 '청주 간첩단' 사건을 수사 발표했다. [사진=YTN 화면 캡처]

“청주 간첩단은 사회은둔형 외톨이들”, “밥은 먹고 사나 궁금”

언론에 보도된 혐의는 ‘대기업 노조를 장악하라. 진보정당에 침투해서 당내당을 만들고, 스텔스기 도입에 반대하라 등등’ 무시무시했지만, 청주 지역에서는 “이게 무슨 사건이지? 간첩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설프고 코미디인데? 저 사람들이 어떻게 간첩이야?” 이런 등등의 얘기가 나온다는 게 김씨의 주장이었다. 심지어 “이 사람들이 간첩이라고 한다면, 오히려 북한이 너무 실력이 없는 거 아니야?”라는 얘기까지 나온다고 덧붙였다.

이번에 발각된 간첩단들은 청주와 대전 등지에서 양 지역을 오가며 주로 노동운동이나 통일운동 하는 사람들 주변에서 30년 정도 활동을 했지만, 이 사람들에 대한 지역에서의 평가는 ‘사회은둔형 외톨이’ 라는 것이 김남균씨의 평가였다. 6명 정도 되는 사람들이 자신만의 폐쇄그룹을 형성해서 ‘어떻게 사는지 밥은 먹고 사는지’ 등이 궁금할 정도로 폐쇄적인 생활을 해왔다고 한다.

윤석열 탄핵광고 불발, 미송환 장기수 체불임금 착복 의혹 등도 제기

이상한 정도를 넘어서 ‘도덕적인 일탈’까지 해온 사람들이라는 주장도 했다. 금전적인 문제에서 도덕적 일탈을 의심받을 수 있는 사례를 2가지 들었다. 한 가지는 ‘윤석열 후보 탄핵광고’였다. 자기네들이 만든 단체 이름을 걸어놓고 모금을 한 이후, 실제로 광고는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결국 모금이 목적이었던 것 같다는 것이 김씨의 분석이었다. 실제로 “모금이 적게 돼서 광고를 하지 않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한다.

또 한 가지는 청주 지역에 있던 미송환 장기수를 대신해 그 장기수가 못 받았던 체불임금을 받아주겠다고 한 다음, 업주로부터 받아내고는 장기수에게 돌려주지 않은 일도 있었다고 한다.

이런 도덕적 일탈 외에도 그들의 무능력은 이 간첩단 사건의 실체에 대해 회의적일 수밖에 없는 근거라고 주장했다. NGO 활동이나 노동조합 일을 한다고 하면서, 실제로는 제대로 활동을 전개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들은 국민의힘을 비난한다거나 보수세력을 비난하는 활동보다는 “내부 진영이 타락했다, 개량주의다” 이런 식의 비난을 많이 해왔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들은 어떤 단체에서도 환영을 받지 못했으며, 심지어 금속노조 가입을 거부당하기까지 했다는 주장이었다.

김남균씨는 “2018년 북으로부터 대기업 노조에 들어가라는 지령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미 이 사람들의 실체에 대해서는 노동계가 잘 알고 있다. 그 사람들이 가면 시끄러워지고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조합에서 받아줄 수 없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그들이 소송을 내서 2년만에 법원에서 조합원 자격을 인정받았지만, 그 이후에는 최저조합비 3천원을 안 내서 자격이 없어졌다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북으로부터 민중당 (현 통합진보당)에 들어가 ‘당내당’을 만들고 활동을 해서 포섭을 하라는 지령을 받았지만, 이 당에 들어가서는 “소의 낯가죽을 하고 앵무새처럼 주절거린다. 민중을 등쳐먹는 집단이다”라는 비난을 했다는 것이 김남균씨의 주장이었다.

“20년 동안 포섭한 사람 한 명도 없어 북이 질책”

이런 김남균씨의 주장에 김어준은 “포섭을 해야 하는 대상을 비난하고 고발까지 했다는 거잖아요?”라며 어이없다는 웃음을 지었다.

“스텔스기 반대운동은 어떤 내용인가?”라는 김어준의 질문에 김남균씨는 “그것도 실상은 별 일을 한 게 없다. 그들이 한 최대치의 운동은 1인 시위였고, 고작 자기들이 들어있던 건물에 현수막을 거는 게 전부였다”고 답했다.

스텔스기 도입 반대운동을 한 '청주 간첩단'은 1인 시위에 머무르는, 별볼일 없는 운동을 했다는 것이 김남균씨의 주장이다. [사진=YTN 방송 캡처]
스텔스기 도입 반대운동을 한 '청주 간첩단'은 1인 시위에 머무르는, 별볼일 없는 운동을 했다는 것이 김남균씨의 주장이다. [사진=YTN 방송 캡처]

그 이후에는 국민의힘을 포함해서 선관위에 등록된 41개 정당에 이런 (스텔스기 반대) 정책에 대해 협약을 맺자는 제안서를 보낸 활동을 했따고 한다. 2000명 정도를 대상으로 이메일을 보낸 것이 스텔스기 반대운동의 전부라는 주장이었다.

더욱이 이 같은 주장에 의기투합한 사람이 단 1명도 없다는 것이 김남균씨의 결론이었다. 김씨는 “국정원이 2000년부터 간첩으로 규정했지만, 20년 동안 포섭된 사람들이 늘었나? 6명에서 하나도 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도 언론을 통해서 보도된 걸 보면. 포섭이 전부 실패했다. 그래서 북이 질책을 하니, ‘그럼 내 아들을 포섭하겠다’고 보고한 걸로 나온다”고 주장했다.

북한에서 내려온 지령이 ‘잘 해서 후비(2진에 해당하는 북한말)를 양성하라고 했다’는 것인데, “보면 볼수록 코미디같고 간첩이라고 하기엔 너무 어설프다”고 주장했다. 한마디로 ‘사회에 영향력을 1도 끼칠 만한 사람들이 아니고, 그런 활동을 할 능력도 없는 사람들’이라는 주장이었다.

“2000년에 간첩으로 규정한 국정원이 지금껏 뭐했나 궁금해”

김남균씨의 반박은 언론과 정치권을 향했다. “그런데 이들을 향해 간첩단 사건이라고 하니, 너무 불안과 공포를 언론과 정치권에서 키우는게 아닌가?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조사가 진행되고 재판이 진행되면서 실체가 드러날 테니까 차분하게 지켜보자”고 했다.

김남균씨는 국정원을 향해서도 “개인적으로 가지고 있는 궁금증은 (국정원이) 왜 지금까지 뭐했나? 2000년에 간첩으로 규정하고, 2007년에도 내사를 했고. 2008년에는 그의 아들을 기무사에서 조사를 했다. 충분히 많은 자료를 가지고 있었는데, 왜 지금 와서 잡았는지 살펴볼 일이다”고 평했다. 김어준이 처음 한 질문에 대해서 아무런 답변을 내놓지 못한 것이다.

간첩단의 일원 중 3명은 구속되었고, 인터넷 매체 사주인 1명은 불구속 상태이지만 그 인터넷 매체는 폐쇄된 상태이다. 그들이 실제로 노동계와 정당의 기피대상이었는지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다.

북에서 보낸 공작금 2만 달러는 우리 돈으로는 2천만원이 조금 넘는 금액이지만, 북한의 자금 사정에서는 어마어마한 금액이다. 그런 공작금을 내줄 정도라면, 그들의 활동 내역은 현재 김남균씨가 주장하는 수준을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결국 문재인 정부 하에서 발표된 최초의 간첩단 사건이 박지원의 국정원이 ‘침소봉대’한 사건으로 끌고 가려는 게 김어준의 의도인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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