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숙 여사,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경인선에 가야지" 언급
블로그 '경인선', 영향력 과시...文후보시절 로고송 영상에도 잠깐 등장
靑 "'경인선' 알고 간 것 아냐...문 후보 팬이라 생각하고 간 것"
드루킹 "'경인선'은 文의 가장 날카로운 칼"..."함께했던 천명 경인선 동지들"
체포 직전엔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진짜 까줄까?"
인터넷 여론 및 민주당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나 의구심 증폭돼

‘민주당원 댓글조작’ 사건으로 구속기소된 드루킹, 김동원 씨는 ‘경공모(경제적 공진화 모임)’이라는 인터넷 카페 외에도 '경인선(經人先.경제도 사람이 먼저다)'이라는 단체에 관여하며, 대선 전 오프라인에서도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 지지 활동에 참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64) 여사 또한 ‘경인선’의 존재는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투표일 당시 행사장에서 김 여사는 지지자들과 인사를 나누며 “경인선에 가야지. 경인선에 가자. 경인선에 간다”며 수차례 해당 단체를 언급한다. 김경수 의원도 해당 단체에 손을 흔들며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경인선’ 블로그는 김 여사가 등장한 동영상을 블로그에 올렸다. 경인선은 지난해 8월 1일 ‘김정숙 여사가 경인선에 가고 싶어하셨던 이유. Cheer Up!’라는 글을 통해 영상과 함께 “(김 여사가) 경인선을 기억해주시고 경인선 응원석을 찾아오셔서 따뜻한 눈맞춤과 악수를 나눠주시며, 사진도 같이 찍어주시고 응원수건도 함께 펼쳐보여주었다”라고 썼다.

또한 “문재인 대통령의 후보시절 로고송인 트와이스의 ‘Cheer Up’을 기억하시나요? 이 동영상에 경인선의 모습도 나온다는 것을 아시나요?”라면서 동영상 18초 부근에 경인선의 모습이 살짝 나온다고 언급했다. 이어 “경인선은 노무현 대통령을 지켜드리지 못했던 천추의 한을 안고, 문재인 당시 후보를 꼬옥 지켜드리기 위해, 광주, 대전, 부산, 서울 고척돔, 네군데에서 열린 모든 경선장을 돌며 열정적으로 응원하였다. 경인선의 응원은 촛불혁명처럼 품격이 넘쳐 흘렀다”고 설명했다. 경인선은 2016년 10월부터 활동을 시작했으며 회원은 1,000명 정도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경인선'이라는 곳을 알고 그런 건 아니다", "김정숙 여사가 당시 지지단체들이 응원전을 하는 걸 보고, 문 후보 팬이라고 생각하고 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김씨가 관여한 온라인 정치그룹이 당시 민주당 대선 캠프 측 여러 주요인사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보여주는 방증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드루킹 김씨는 '드루킹의 자료창고'와 ‘트위터’ 등을 통해 경인선을 홍보하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자신의 추천목록이라며 경인선 블로그를 추천했으며, 지난해 7월 31일에는 “‘경인선’은 문재인의 가장 날카로운 칼이다. 경인선을 빼고 친노, 친문을 논할 수 있을까? 죄다 입만 터는 자들일 뿐이다”라며 경인선을 치켜세웠다. 또한 ‘경인선’의 글을 수십차례 공유하며 경인선의 글을 주요하게 다루었다. 이같은 행적에 기초해 경인선 단체를 주도한 핵심인물이라는 의견이 제기된다.

지난해 12월 10일엔 자신의 블로그에서 ‘나는 노무현의 지지자, 문재인의 조력자이며 문대통령의 시각으로 정국을 본다’라는 글을 통해 “대선 경선 당시 나와 함께했던 1천명의 경인선동지들”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해당 게시물은 현재 비공개로 돼있다.

드루킹이 관여한 조직들이 지난 대선 당시 외곽조직으로서 인터넷 여론 및 민주당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미쳤다는 정황들이 드러나자, 개입 범위에 대한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그는 체포되기 8일 전인 지난달 14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17년 대선 댓글부대 진짜 배후가 누군지 알아? 진짜 까줄까?"라며 스스로 대선 댓글부대를 암시하기도 했다. 김씨는 이 글에서 “너무 조급해하지마라 나도 생각이 있으니 언젠간 깨끗한 얼굴하고 뒤로는 더러운 짓했던 넘들이 뉴스메인 장식하면서 니들을 멘붕하게 해줄날이 '곧' 올거다”라고 여운을 남기기도 했다.

한편 채널A는 17일 저녁 “구속 중인 드루킹 김씨가 경찰에게 1년 전 대선 때 ‘댓글 조작’을 시도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이세영 기자 lsy215@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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