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삼계탕과 물을 혹서기 취약계층에게 나눠주는 자원봉사행사를 가졌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왼쪽부터), 하태경, 황교안, 원희룡 후보, 이준석 대표, 장성민 후보, 최재형 후보 부인 이소연씨, 장기표, 윤희숙, 안상수 후보가 봉사활동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8.4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자들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을 찾아 삼계탕과 물을 혹서기 취약계층에게 나눠주는 자원봉사행사를 가졌다. 서병수 경선준비위원장(왼쪽부터), 하태경, 황교안, 원희룡 후보, 이준석 대표, 장성민 후보, 최재형 후보 부인 이소연씨, 장기표, 윤희숙, 안상수 후보가 봉사활동을 마치고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2021.8.4 (사진=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가 4일 진행한 '1호 대외 행사'의 취지가 무색해진 모양새다. 바로 '유력 대권 주자'들이 불참하면서 '앙꼬 빠진 찐빵' 신세가 됐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대선 주자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첫 번째 행사였지만 그렇지 못했다. 이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

이준석 국민의힘 당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일대에서 당 대권 주자들과 함께 한여름 폭염에 대비하기 위한 얼음물 등을 전달했다.

그런데, 이번 봉사활동에 참석한 이들은 당내 예비 후보자 13명 중 9명이다. 김태호·박진·안상수·윤희숙·원희룡·장기표·장성민·하태경·황교안 예비후보가 참석했는데, 정작 최근 입당한 윤석열·최재형 예비후보는 참석하지 않았다. 이미 대권에 도전했었던 유승민·홍준표 예비후보 역시 지역 일정으로 불참했다.

유권자들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유력 인사들이 참석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대체 왜 당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느냐를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주재 신임 시ㆍ도당 위원장 회의에 참석, 발언에 앞서 마이크를 점검하고 있다. 2021.8.4(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당대표 주재 신임 시ㆍ도당 위원장 회의에 참석, 발언에 앞서 마이크를 점검하고 있다. 2021.8.4(사진=연합뉴스)

익명을 요구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4일 오전 기자에게 "이번 봉사활동의 취지는 좋았으나, 코로나19 상황을 감안하면 다수의 인원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것도 보기 좋은 모습은 아닌 것 같다"라고 알렸다. 그의 이같은 해석에 따르면 '코로나19 확산 방지'라는 데에 방점을 둔 셈이다.

하지만 최근 당-후보간 입장을 두고 나타난 일련의 '관점 차이'를 고려하면, '코로나19 방역대책' 외 또다른 해석이 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윤석열 예비후보와 이준석 당대표의 입장 차이다. 최근 이들은 입당 시기를 두고 저울질하다가 윤석열 예비후보가 지난달 30일 전격 입당했다. 지역 출장 중이었던 이준석 당대표가 자리를 비웠던 날이었는데, 그의 전격 입당은 곧 '기습 입당'이 됐던 것.

그의 기습입당은 곧 당 내외에서 잡음을 유발했다. 이준석 당대표는 그의 입당 후 예방일이었던 지난 2일 새벽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의도가 무엇인지 모르겠다"라는 등의 솔직한 심정을 전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입당을 두고 당 안팎에서 터진 잡음은 이준석 당대표로 향한다. 최근 그의 소통 행보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까지 나온 것. 바로 국민의당과의 합당 논의 과정에서 불거진 모습이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원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2021.8.2(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에게 당원 배지를 달아주고 있다. 2021.8.2(사진=연합뉴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와의 소통 문제에서 이준석 당대표의 화법에 이목이 집중됐다. 지난 6월22일부터 시작된 국민의당과의 양당 합당 실무협상이 지난달 31일 합의점을 찾지 못한 채 교착상태에 빠지자, 이준석 당대표는 '합의 시한'을 언급하면서 국민의당을 압박했다.

이에 질세라 국민의당에서도 지난 3일 권은희 원내대표가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안철수 독자카드론'을 거론하면서 결렬 위기로 치닫게 됐다. 여기서 이준석 당대표는 '차주 본인 휴가 시기'를 언급했는데, 국민의당 입장에서는 '다음 주까지 결단을 내리라'는 뜻으로 읽혔다. 이는 곧장 국민의당 실무협상단의 반발의 단초로 작용했다.

이번에 닥친 합당 논의 결렬 위기는, 봉사활동에 불참한 윤석열·최재형 예비후보가 국민의힘에 입당함에 따라 '제3지대 완충구역'을 표방하던 국민의당이 명분을 상실하면서 막다른 길에 몰린 상황에서 불거졌다. 지난 3일, 이준석 당대표까지 압박하면서 출구를 찾지 못한 상태다.

결국 이번 대권 주자들의 봉사활동 일정은 유력 예비후보들의 불참으로 김샌 형국이지만, 이번 사태 전후에 있었던 합당 등의 사례에서 나타난 이준석 당대표의 '소통 방식'에 기인한 것 아니냐는 풀이도 가능하다.

한편, 4일 봉사활동 일정에 참석했던 하태경 예비후보는 자신의 SNS에 "당에서 마련한 대선주자 1호 대외행사로 봉사활동에 다녀왔는데, 이유야 어쨌든 윤석열·최재형·유승민·홍준표 네 분 주자가 첫 번째 당 대외행사에 불참한 것에 대해선 유감"이라며 "이래가지고 원팀 경선 되겠느냐"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6일 오후 취임 인사차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1.6.16(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오른쪽)가 16일 오후 취임 인사차 국회에서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를 예방,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1.6.16(사진=연합뉴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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