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경찰서가 지난 2012년 집회 관련 민원인 대기실로 설치한 가설물
2020년 6월12일 펜앤드마이크가 '고발 기사' 작성해 문제 지적했지만
경찰, 지난해 해당 시설 문제점 인지하고도 1년간 아무 조치 않고 방치
시설 곳곳 전날부터 내린 비로 빗물 흘러내려...누수·누전 위험 개선 전혀 안 돼
서울 종로경찰서(서장 이규환·총경)가 불법 설치한 가설물에 대한 펜앤드마이크의 지적을 받고도 지난 1년간 해당 시설을 방치해 온 것으로 확인됐다. 종로경찰서 경무과는 2일 해당 시설과 관련해 관할 구청 신고 절차가 곧 마무리될 것이라고 펜앤드마이크에 밝혔으나, 지난 기간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은 이유에 대해서는 적절히 해명하지 않았다.
펜앤드마이크는 2020년 6월12일자 기사 〈[단독] 종로경찰서, 지난 8년간 ‘불법가설물’ 운용해와…단속해야 할 경찰이 탈법 주도〉를 통해 종로경찰서가 지난 2012년 5월4일 집회 신고 관련 민원인 대기실 용도로 설치한 가설물이 관할 구청에 적법하게 신고된 것이 아니며, 누수 등에 따른 누전 등 안전 문제도 심각하다고 전했다.
당시 펜앤드마이크가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종로경찰서로부터 제공받은 민원인 대기실 설치 관련 기안 내용에 따르면 공사 비용으로 총 198만원이 소요됐다. 해당 기안서를 최초 작성한 경사 윤길성은 현재 종로경찰서 경무과에서 경위로 계속 근무 중이고, 이를 결재한 경위 임구억은 서울 강동경찰서로 근무지가 바뀌었으며 경정 허수진은 그 사이 퇴직했다.
이와 관련해 펜앤드마이크 기자는 종로경찰서에 대해 지난 6월15일 해당 불법 가설물에 대한 지적이 있은 후 1년이 지나도록 종로경찰서가 아무런 조치도 하지 않고 있는 이유에 대한 석명을 서면 민원을 통해 구했다. 하지만 종로경찰서는 민원 처리기한인 7일(최장 14일)을 넘기고도 펜앤드마이크 기자에게 어떤 회신도 하지 않았다.
이에 펜앤드마이크 기자는 지난달 9일 재차 민원을 제기, 2021년 6월15일에 종로경찰서가 접수한 해당 건 민원에 대해 신속히 회신해 줄 것을 촉구했으나, 종로경찰서 측은 민원 처리 기한이 모두 지나가도록(처리기한 2021년 7월28일) 어떤 회신도 하지 않았다.
펜앤드마이크 기자는 또다시 지난달 29일 국민신문고를 통해 해당 시설과 관련해 종로경찰서가 민원 처리를 하지 않고 있는 데 대한 문제를 제기했고, 이날 종로경찰서로부터 해당 시설과 관련해 현재 관할 구청에 가설물 건축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는 취지의 구두 통지를 받았다. 거듭된 지적을 받고 허둥지둥 조치에 나선 것이다. 하지만 종로경찰서는 ‘1년간 아무 조치도 하지 않은 까닭’에 대해서는 적절히 해명하지 않았다.
해당 시설에서 집회 신고를 위해 대기 중인 어느 시민은 펜앤드마이크의 인터뷰 요청에 “(비가 와서) 물이 새는 것을 방금도 내가 휴지로 틀어 막아 놨다”며 시설의 안전 문제를 지적했다. 해당 시설은 지난해 펜앤드마이크 보도 이후로도 어떤 개선도 이뤄지지 않은 채, 여전히 누수·누전 위험에 노출돼 있었고, 시설 벽면 등에서는 빗물이 흘러내리고 있었다.
그러면서 해당 시민은 “이런 식의 가건물에 민원인을 대기시키는 것은 본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서울 시내에서도 집회 신고가 많이 이뤄지는 서울 남대문경찰서의 경우 집회 관련 민원인 대기실을 경찰서 로비에 마련해 놓고 있다.
박순종 기자 francis@pennmik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