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명 '제3지대'라고 불렸던 안철수 대표의 국민의당이 오도가도 못하는 진퇴양난 처지에 빠진 모양새다.
지난 4·7 재보선 이후부터 추진됐던 국민의힘과의 합당 결정 이후 실무논의가 교착상태에 빠짐과 동시에 논의가 삐꺽거리면서 '제3지대'로서의 존재 명분 자체가 흔들리고 있어서다.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지난달 31일부터 합당 논의 시한을 두고 티격태격하고 있다. 국민의힘 대선 경선 예비후보 등록일은 이미 지난달 12일부터 받고 있었고, 오는 9월15일 첫번째 컷오프가 진행된다. 이같은 일정일에 따라 늦어도 8월에는 국민의당과의 합당이 진행되어야 야권 빅텐트가 완성된다.
'야권 빅텐트론'은 이미 지난 4·7 재보선에 참여했던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동의했었다. 이에 따라 국민의힘과 국민의당은 서로 합당에 동의하면서 양당 합당 실무협상단이 지난달 22일부터 합당 논의에 돌입했다.
여기서의 관건은, 국민의당이 합당을 위한 실무협상에 '동의'했다는 부분이다. 모두 '문재인 정권의 신속한 교체'를 전면에 내걸고 '야권 빅텐트론'을 앞세워 합당논의에 착수했다는 점에서 그간 정체가 불분명했던 '제3지대'로서의 명분은 자연스럽게 축소됐다.
이같은 현상을 가속화시킨 데에는 윤석열 예비후보의 움직임도 한몫한다. 윤석열 예비후보는 지난달 30일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했고, 2일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를 예방해 국민의힘 배지를 가슴에 달았다.
야권의 상당한 지지를 받고 있던 최재형 前 감사원장이 국민의힘에 입당한 상황에서 윤석열 前 검찰총장까지 국민의힘에 이름을 올리면서 '야권 플랫폼'으로서 국민의당의 역할은 다소 축소될 수밖에 없었다.
중도·외연 확장이라는 대의명분을 앞세운 국민의힘에 야권 유력 주자들이 스스로 입당하면서 국민의힘의 정치적 구획은 점점 커졌다고 볼 수 있는 반면, 제3지대로 불렸던 정치적 구획은 그에 비해 상대적으로 쪼그라들은 것이다.
심지어 '제3지대'를 표방했던 국민의당은, 이미 국민의힘과의 합당 논의를 수차례 진행했던 만큼 스스로 '제3지대'라고 하기에는 내세울 명분이 마땅치 않도고도 볼 수 있다.
국민의힘의 이준석 당대표는 지금까지 '8월 경선 버스론'을 계속 강조해왔다. 국민의당의 안철수 대표 역시 '야권 단일화'를 강조해왔는데, 이 시기를 놓칠 경우 국민의힘과 국민의당과의 야권 빅텐트론은 달성키 어렵게 된다.
그에 따른 후폭풍 또한 양당 모두 치르게 될 경우 그 크기에 따라 정치적 생명도 보장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이제 '야권 단일화'를 위한 합당 기한은 불과 1주일뿐이다. 이번주가 야권 빅텐트론의 성패 분수령이 되는 셈이다.
한편, '정권 교체'를 내세운 국민의당의 고심도 더욱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조주형 기자 chamsae9988@pennmike.com
-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놓고 계속되는 수싸움···공은 3차전으로
- "文 정권 교체 전적 협력" 윤석열-안철수 오찬 회동 공감···尹·安 소감문 전문
- 국민의힘, 예비경선룰에 '민심(民心) 100%' 반영···윤석열·최재형 유력
- 與, '원팀'으로 당내 갈등 차단하는데···대립 중인 野에 지지자들 분통 예상
- '꼼수 합당' 발끈한 국민의힘 사무처 노조···국민의당의 '알박기' 때문?
- 국민의힘-국민의당 합당 논의 본격 '시작'···野 빅텐트 초읽기?
- '국민의힘-국민의당' 야권 통합론 본격화···물밑 수싸움 격화 '예고'
- 김기현 "국민의힘은 野 통합 플랫폼"···홍준표·윤석열·최재형 입당 언제?
- 윤석열-이준석, 드디어 만났다···국민의힘 입당 논의 '물꼬' 시작
- '미운 오리 새끼' 신세로 전락한 국민의당···국민의힘 합당 버스, 결국 떠나보내나
- 국민의힘 1호 행사에 불참한 윤석열·최재형·홍준표··이준석의 '일방소통'이 문제?
- 안철수, 야권 단일화 '결렬' 선언 "죄송하다"
- '3수도전' 안철수 "뽑을 사람이 없다고 해서"···진짜 속셈은 차기 공동연합정부론?